정말 죽고싶은 사람은 난데, 나한테 와서 죽겠다는 상담?
[불교상담개발원 이사, 황수경 박사 /bbs]
고틀립 박사는 미국의 잘 나가던 정신과 의사였는데 30대 초에 교통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만약 30대 초에.. 목 아래로는 움직일 수 없다, 걷기는커녕 손도 움직일 수 없다면
심정이 어떨까요?
유명 의사일 뿐만 아니라 인기 방송인이자 라디오 프로그램 상담가였던 그는..
그도 처음엔 보통 사람과 똑같았습니다. '내가 이렇게 살아서 뭐 해~'
결혼도 한 상태였지만 부인에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무것도 없고..
병원에 누워서 온통 자살할 생각뿐이었지만 몸을 움직이지 못 하니 자살도 마음 대로 못 하고..
그래서 자기 몸이 그런 상태라는 것을 알게 된 첫날 밤에는 누워서
어떻게 하면 죽을 수 있을까.. 오직 그 생각만 골똘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마음은 그야말로 지옥이었습니다.
그렇게 누워 있는데.. 병원 불빛은 희미하고.. 목도 못 움직이고 누워 있는데
어떤 여자 목소리가 나면서.. "아, 그 유명한 정신과의사 선생님이시라면서요?"
병원에 유명한 사람이 입원을 했으니까 아마도 그 소문을 듣고 왔는지..
그런데 그 여자는 다른 생각은 없고.. 정신과 의사라니까 자기 고민 상담하려고..
원래 그러면 안 되는데 밤에 그를 찾아온 거였습니다.
고틀립 박사는 하도 어이가 없어서.. 누군지 얼굴도 안 보이지만 "아, 네~" 그랬습니다.
정신과 의사인 줄 알고 찾아왔다니까 일단 대답은 했는데
그 여자는 그때부터 자기 얘기를 장황하게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 저는 죽고 싶어요. 너무 괴로워요~"
박사는 정말 어이가 없었습니다.
정말 죽고 싶은 사람은 난데.. 지금 나한테 와서 이런 소릴 하다니?
그런데 그 사정을 들어보니 딱하긴 딱한 사정이었어요. 정말 마음도 아프고..
그래서 너무 그 얘기에 빠져서 듣다가.. 자기 생각은 할 겨를도 없이..
몇 시간을 그렇게 하소연하고 새벽녘이 되어서 그 여자분이 가야 하는데
그때 든 생각이.. 아, 나는 이제 끝난 사람이고.. 이 지경이 되었으니 상담 같은 건 못 하겠고..
다른 동료 의사를 추천해 주었습니다. 저는 지금 입원해 있으니까 누구를 찾아가 보시라고..
상담 잘 해줄 거라고.. 부인은 계속 상담을 받으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자기 형편 이야기는 안 하고 그렇게 해서 돌려 보냈는데..
그 부인은 "고맙습니다" 한 마디 하고 가고..
그러고서 혼자 누워 생각을 하니 '아니, 이럴 수가 있나~
나처럼 절망의 막다른 골목에서, 죽어야 할 거 같은 사람도 남을 도울 수가 있네~'
그는 깨달았습니다. 마음만은 평등하구나..
아무리 불편하고 나쁜 조건에서도.. 마음만은 마음 대로 할 수 있구나..
오히려 내가 이런 고통을 겪어보니까 상담하러 오는 사람들의 절망에 공감이 너무 잘 돼..
그리고 상담 받는 사람들도 그것을 느낀다는 겁니다.
그래서 마비된 채로, 휠체어에 앉아서 상담활동을 계속 하고, 방송도 열심히 하고..
더 왕성하게 활약하였습니다. 오히려 정상인 사람들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으셨고,
더 많은 이익을 주셨습니다.
자, 여러분은 이렇게 몸 건강하니까 얼마든지 마음을 바꿀 수 있겠네요?
그런 분도 그렇게 마음을 돌려 지옥 같은 고통에서 벗어났는데
우리는 더 좋은 조건이니까요, 그렇죠?
진정한 긍정은 '무조건 잘 될 거야, 무조건 낙관'이 아닙니다.
힘들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그 조건에 지배를 당하는 게 아니고..
그 조건이 좋아져서 좋아지는 게 아니고, 돈이 생길 거야, 병이 나을 거야.. 이게 긍정이 아니고..
긍정만 한다고 부자 되는 것도 아니고, 긍정만 한다고 건강해지는 건 아니잖아요?
진짜 긍정은 그게 아니고, 뭐가 없고 뭐가 고통스럽고 뭐가 힘든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조건이 곧 '나'는 아니기 때문에
나는 그런 것에 지배를 당하지 않겠다~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려고 하는 것,
나쁜 조건을 다 넘어서서 있는 그대로를 수용한 채,
마음의 힘을 가지고 인생을 만들어 가는 것,
이것이 진짜 긍정입니다.
부정적인 마음은 도움이 안 됩니다.
불평불만은 아주 힘이 약한 차원입니다.
여기에 만약 모든 조건이 똑같은 두 사람이 있다고 하면
한 사람은 '나는 왜 이래? 돈도 없고 복도 없고..' 불평만 하는데
또 한 사람은 '이것도 감사하고 저것도 감사하고.. 살아 있어 감사하고..
내가 이렇게 힘든 거 보니까 나는 다른 사람을 힘들게 해서는 안 되겠다..
나처럼 힘든 사람이 좀 좋아졌으면 좋겠고, 나처럼 아픈 사람이 좀 나았으면 좋겠고..'
이렇게 굉장히 큰 마음을 내면 이 두 사람의 겉모습은 별 차이가 없어도
그 마음의 파워는 큰 차이가 나서 세월이 흐르면서 완전히 다른 인생으로 될 것입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조건들은 진정한 파워가 아닙니다. 돈, 명예, 권력, 인기, 외모..
그런 조건들은 계속 변하고 있는데, 모든 것이 제행무상으로 변하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데 어떻게 그걸 붙들고 내가 더 잘났고 어떻고.. 남을 함부로 대할 수 있겠습니까?
어떤 조건에도 휘둘리지 않는 마음, 이것이 진정한 파워입니다.
하수 - 불평불만
고수 - 수용
초고수 - 내가 할 수 있는 일
태양초고수 - 이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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