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혹문臨終惑問
- 임종조념과 장기기증에 관하여
머리말
「임종(臨終)」은 불교공부를 하는 수행인에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하나의 관문입니다. 현생에서 곧 생명이 끝나려 할 때, 금생에 이어 계속해서 윤회를 할 것인가, 아니면 해탈을 할 것인가 라는 것은, 항상 이 결정적인 순간에 이르러 결과를 알 수 있습니다.
근래 들어「장기기증」을 하는 분위기가 사회적으로 상당히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제창하는 사람들은 항상 '사람이 죽고 나면 아무런 느낌이 없을 텐데, 어찌하여 이 한 몸을 기증하여 대보시를 실천하지 않는가?'라고 호소하면서 대중에게 시신기증 또는 장기기증을 널리 실천하도록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조 하에, 어떤 사람은 신문에 글을 실어 정토종에서 '사람이 죽은 뒤 8시간 이내에는 함부로 움직이지 말고 오로지 그 사람을 위해 조념염불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은 보살이 자비심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려는 시대적인 흐름을 크게 역행하는 것이라며 비판하였습니다.
사람이 임종할 때 영혼[神識]이 몸을 떠나가는 과정은 도대체 어떠한가? 그리고 현대의학에서는 뇌사자에 대한 장기채취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처리하는가? 아마도 이러한 갖가지 의혹들에 대해 깊은 연구를 통해 분명하게 밝혀서 알아야만 대중이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본 월간지에서는 특별히「임종조념」과「장기기증」등의 관련 문제들을 가지고 우근(藕根, 오총룡) 거사님과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니, 경론 속의 성언량(聖言量: 부처님 말씀)을 통하여 임종 조념과 장기기증에 대한 수많은 의혹과 편견들이 사라지길 바라는 바입니다.
<인터뷰 내용>
1. 몸과 마음의 관계는 어떠한가, 그리고 8식간의 상호관계는 어떠한가?
【대답】 5근(안ㆍ이ㆍ비ㆍ설ㆍ신)으로 구성된 이 몸은 제8식의 상분(相分: 인식의 대상)이며, 제8식이 스스로 변화해내고 스스로 반연[自變自緣]하는 대상이다.「근식(根身: 몸)을 변화해 나타내고 다시 근신을 집수함(執受: 집은 거두어 유지시킴[攝持]이요, 수는 마음으로 하여금 감수 작용을 일으킴[令生覺受])이다」
세상 사람들에게 있어 일생의 생명은 앞서 지은 업력에 의하여 근신(根身)을 집수하기 때문에 온 몸이 전체적으로 따뜻하고(체온이 있음), 모든 신진대사의 기능이 활동을 멈추지 않는다.
그런데 만약에 일생의 업연(業緣: 선악의 과보를 받을 원인이 되는 업보의 인연)이 다 되었다면 더 이상 근신을 두루 집수하지 않고 차츰차츰 부분적으로 몸에 대한 집수를 버리게 된다. 이렇게 몸이 점차적으로 식다가 온 몸이 완전히 식어버리면, 그땐 이미 식이 몸을 떠난 것이고, 이때를 수명이 다한「명종(命終)」상태라 부른다.
제7식은 제8식을 의지해 현행을 일으키지만 도리어 제8식의 견분(見分: 인식의 주체)을 진실한 법과 진실한 나[實法實我]라고 여기는데, 시작이 없는 옛적부터 제7식과 제8식은 쇠사슬처럼 서로 얽혀 있으면서 영원히 떨어지지 않는다.
7, 8식을 의지해 현행을 일으키는 제6식은 제7식을 근(根)으로 삼고 있지만 제7식이 나[我]를 집착하는 한, 제6식 역시 아집(我執)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범부중생이 마음을 일으키고 생각을 움직이는 것은 전부 번뇌가 있는 유루심(有漏心)이 되고 신ㆍ구ㆍ의 삼업은 모두 유루업(有漏業)이 되고 만다. 그리고 전5식(前五識)은 6, 7, 8식과 5근을 의지해 현행을 하므로 5근이 못쓰게 되면 5식은 더 이상 현행을 일으키지 못한다.
2. 불법에서는「사망」을 어떻게 정의하는가, 언제가 진정한「사망」시간인가?
【대답】 의학에서「사망」이란 호흡이 멈춘 상태(숨이 끊어짐), 내지는 심장의 박동이 멈춘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불법에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불법에서의「사망」기준은 제8식이 몸을 버리고 떠난 상태, 즉 온 몸이 싸늘하게 식었을 때를 말한다. (식이 떠남 → 몸이 식음 → 수명이 다함)
그렇다면 숨이 끊어지고 나서 온 몸이 완전히 식을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시간은 일정하지가 않다. 왜냐하면 영혼[神識]이 몸을 빠져나가는 시간의 더딤과 빠름은 그 사람이 일생 동안의 행실과 인품, 덕성 등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착하거나 지극히 악한 사람의 경우는 빠져나가는 시간이 굉장히 빠르고, 보통사람의 경우는 비교적 느린 편이다. 빠른 자는 굉장히 빨라서 숨이 끊어진지 얼마 안 되어 온 몸이 완전히 식어버리는가 하면, 더딘 사람은 엄청 더뎌서 숨이 끊어진 뒤에도 24시간, 심지어 이틀, 사흘이 지나서야 비로소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의 경우는 숨이 끊어진 뒤 몇 시간에서 24시간 이내로 몸이 완전히 차갑게 식어버린다. 의학계의 통계에 의하면 숨이 끊어진 뒤에 체온이 한 시간마다 일도씩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 역시 대략적인 얘기일 뿐 사람마다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불법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전신이 아직 완전히 식지 않았다면 제8식은 아직 몸을 떠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아직은「명종」이 아닌「임종」단계에 속하는 것이다.
3.「임종」단계에서 8식의 작용은 어떠한가?
【대답】 우리들 일생의 생명과보가 곧 끝나려고 할 때에는 먼저 숨이 끊어지게 되고, 그 다음에 제8식이 더 이상 이 몸을 두루 집수(執受)하지 않게 되므로「부분적으로 버리게 되니, 버리는 부위에 따라 차가운 촉감이 생겨난다 --- (故分分捨 隨所捨處 冷觸便生) -《유가사지론》」
어떤 사람의 경우는 몸의 윗부분부터 식기 시작하고, 어떤 경우는 아랫부분부터 식기 시작하여 계속해서 맨 마지막부분까지 식었을 때에, 제8식이 비로소 몸을 완전히 떠나게 되고 비로소 더 이상 이 몸을 집수하지 않게 되지만, 그 이전에는 제8식이 국부적인 근신에 대하여 여전히 집수작용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제8식이 아직 남아 있다면 제7식도 당연히 남아 있을 것이다. 7, 8식이 아직 존재한다면 제6식도 여전히 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는데, 제6식이 현행을 일으킬 때 의지해야 할 인연이 매우 적어서 가장 쉽게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극히 심한 졸도[極重悶絶]와 지극히 깊은 수면[極重睡眠], 그리고 무상정(無想定: 색계의 四禪天)을 제외하고 제6식은 항상 끊임없이 작용을 하고 있으며, 일반적인 수면 중에도 몽중의식(夢中意識)은 여전히 현행을 일으킨다.
「임종」단계에서 보통사람들의 의식은 혼미하고 흐릿한 상태에 빠지게 되는 것이(특히 숨이 끊어진 뒤) 지극히 심한 졸도[極重悶絶]와 지극히 깊은 수면[極重睡眠]] 상태와 유사한 것 같지만 의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고, 또한 제6식과 상응하는 모든 심소(心所: 마음의 부수작용)들이 전부 작용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예컨대, 아견(我見)심소와 자체애(自體愛: 자신의 몸뚱이를 애착하는 마음)는 반드시 제6식과 상응하여 끊임없이 일어날 것이다. 이 외에도 그 사람에게 지극히 굳건한「소원」이 남아있다면, 이 단계에서도 그 소원은 여전히 끊어지지 않고 남아있다. (어떤 사람들은 이때가 되면 6식의 작용이 전부 멈춰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견해다.)
그리고 신식(身識)에 관하여, 제8식이 집수작용을 부분적으로 버리기 때문에 버려지는 부위마다 차가운 촉감이 생겨나고, 신근(身根)이 따라서 파괴되므로 신식(身識)도 당연히 현행을 못하게 된다. 그러나 다른 곳(아직 체온이 남아 있는 부위)에 아직 체온이 남아있고 신근이 파괴되지 않았다면 신식(身識)은 여전히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아직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때가 되면 아무런 통증이 없을 거라고 하는데 이것은 잘못된 견해다.)
따라서 신체에서 일부 부분적으로나마 아직 체온이 남아있다면 전6식(前六識)의 작용이 완전히 멈춰서 전혀 지각(知覺)이 없다고 말할 이유는 없다.
실제 사례를 보더라도 어떤 사람은 숨이 끊어진지 몇 시간 뒤에 먼 곳에 사는 친족이 도착하자 코에서 피가 나오거나 눈물을 흘리는 등의 경우가 있었고, 어떤 사람은 법문을 듣고 나서 감동하여 눈물을 흘리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었다.
최근에 <중국시보(中國時報)>의 중부신문에서는 풍원(豊原)의 재해 지역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기사 하나를 보도하였다.
아재(阿財)와 아방(阿芳)은 1999년 9월 14일 날에 혼인을 하기로 서로 약속했으나 7일 뒤인 9월 21일, 대지진을 만나 풍원시 남양로에서 살던 소방이 그만 변을 당하고 말았다. 소재는 영안실에서 마지막 만남을 하며 소방에게 말했다. "내가 널 보러 왔어!" 갑자기 소방의 코에서 피가 흘러나왔다.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던 아재에게 소방의 어머니가 옆에서 위로를 해주셨다. 아재는 소방의 귓전에다, "꼭 너와 결혼할거야. 그리고 널 대신해서 어머님을 잘 모실께"라는 말만 반복하였다. 이때에 다시 한 번 피물이 흘러나왔다. 아재는 소방이 들었음을 알았다.
이와 같은 유사한 실례는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들 수가 없다.
4.「임종」시에 영접하러 오신 부처님을 뵙고,「명종」할 때 극락왕생을 한다는 것은 무슨 이치인가?
【대답】 중생의 수명이 다하려 하고 식이 몸을 떠나려는 순간의 마음상태를「난심위(亂心位)」라고 부른다. 이때에 6식은 작용하지 않고(6식의 작용이 진정으로 완전히 멈춘 상태가 바로 이 때다), 오직 7, 8식만 남게 되는데, 평소에 지휘하고 주인노릇을 하던 제6식이 현행을 하지 않는 이상, 8식의 밭 속에 있던 업종자(業種子)들이 분분히 일어나려는 것이 마치 한 나라에 진정한 왕이 없으면 난신적자(亂臣賊子)들이 전부 들고 일어나는 것과 같기 때문에「난심위」라 부르는 것이다. (제8식에 저장된 업종자가 분분하게 일어나려고 하는 입장에서는 「난심위」라 부르고, 전6식이 전혀 작용을 하지 않는 측면에서는「민절무심위」라 부른다. 그리고 이 시간은 긴 경우도 있고 짧은 경우도 있는데, 업장이 두터우면 길고 업장이 가벼우면 짧다.)
이때는 대체로 가장 강력한 힘을 지닌 업종자(인연이 무르익음)가 먼저 현행을 한다. 그리고 이 업종자가 어느 도(道)와 상응하는가에 따라서 제8식 가운에 그 도의 과보무기종자(果報無記種子)의 현행을 감응하여 그 도의 중음신을 형성하게 된다.
이 중음신이 형성된 후에 인연 있는 부모의 정자와 난자가 결합하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모태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것을「이제를 끌어당긴다[攬二渧]」라고 부른다.(태생의 경우만 해당함)
따라서 삶과 죽음 사이의 관건은「난심위」에 있는 것으로서 만약에 이 순간에 업종자가 일어나지 않고 부처의 종자[佛種子]가 현행을 하도록 할 수 있다면 무시겁 이래의 생사윤회는 이것으로 끝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일반 중생들과 수행자들이 견사혹업(見思惑業)을 말끔히 다 끊지 못했다면「난심위」에서 반드시 업종자가 현행을 하게 되는데, 이 순간 제6의식이 현행을 하지 않는 한 자신의 뜻대로 전혀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오직 정토행자만이 설사 혹업(惑業)을 끊지 못했을지라도「임종」시에 여전히 믿음과 발원이 있어 정토왕생을 원한다면, 아미타불의 크신 서원과 감응을 이루게 되어 아미타불과 여러 성중들이 제때에 나타나 접인을 하며 위로와 인도를 해주실 것이다.
이때에 이 중생은「난심위」에서 어지럽지 않고(즉「난심위」를 거치지 않음),「명종」하여 식이 몸을 떠날 때에 업종자가 일어나지 않고 부처의 종자가 현행을 하면 곧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된다. 따라서「임종」단계에서 믿음과 발원을 갖춘 정념[信願正念]을 유지할 수 있는지는 부처님을 뵙고 왕생할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관건이다.(자세한 내용은《정토도언》삼보제자 刊을 참고 바람)
5.「임종」조념의 요령은 무엇인가, 신체를 옮기거나 장기를 채취해도 되는가?
【대답】 한 사람이「임종」단계에 이르면 여덟 가지 괴로움으로 들끓고, 두려움으로 허둥거리게 된다. 또한 혼미하고 미혹하고 전도되어 업식이 망망한 상태다. 이 순간이 되면 정념을 잃어버리기는 쉽고 유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 사람이 정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혜롭게 위로하고 이끌어줘야 하며 신중을 기울여 보살피고 정성을 다해 간절한 마음으로 조념을 해야 한다.
절대로 옷을 갈아입힌다거나 자리를 옮기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때에 7, 8식이 아직 몸을 떠나지 않았고, 제6식과 신식(身識) 역시 현행을 하므로 여전히 지각작용이 남아 있다. 한 번 번거롭게 움직이면 그 고통을 참기가 어려워 염불은 고사하고 오직 아픈 것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아프면 화내는 마음이 일어나기가 쉬워서 악도에 떨어질 확률이 높은데, 그렇다면 견불왕생(見佛往生)은 논할 여지가 없다. 이와 같은 수많은 사례들이 옛 경론과 전적 속에 실려 있으니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장기를 채취하게 되면 통증을 참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경지의「인력[忍力, 삼매력]」을 성취하신 대 보살이 아니라면 함부로 장기를 채취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다시 한 번 환기시킬 것은, 많은 사람들이「임종」이란 단지 숨이 끊어지기 전 단계 일뿐이고, 숨이 끊어진 뒤에는「명종」 단 계 여 서 식이 떠난 상태이므로 마음대로 시신을 옮기거나 장기를 채취해도 괜찮을 거라고 쉽게 생각하는데,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견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숨이 끊어진 뒤에 몇 시간 내지 24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식이 몸을 떠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조념 시간으로는 숨이 끊어진 뒤 24시간 동안 지속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온당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최소한 8시간이 지나서 소염(小斂: 12시간에서 24시간이면 가장 좋음)을 하고, 24시간이 지난 뒤에 대염(大斂, 입관 또는 냉동실 보관)을 하며, 화장은 반드시 7일이 지난 뒤에 진행해야 한다.
실제 조념 경험에 의하면 숨이 끊어지는 순간에 부처님의 영접을 받은 연우가 있는가 하면 숨이 끊어진 뒤 6시간 내지 12시간이 지나서야 부처님의 영접을 받은 경우도 있고, 24시간 이상도 종종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몇 가지 사례는 숨이 끊어진 뒤 24시간쯤 되었을 때에 따뜻한 기운이 정수리에 모이면서 흰색 기체를 발산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친우들의 눈에 그 사람이 연화대에 올라서 서방삼성(西方三聖)을 따라 가는 모습이 보이는 등 왕생의 상서로운 모습[瑞相]이 아주 현저하다.
여기서 숨이 끊어진 뒤 24시간 내에는 전부「임종」단계임을 알 수 있으니, 반드시 마음을 모아 조념하고 보살펴줘야 할 것이다.
그리고 또 반드시 설명을 해야 할 것은, 현대의학에서 장기를 채취하는 시기는 대부분 뜻밖의 사고(교통사고 등)를 당해서 뇌에 손상을 입었을 때에 의사로부터「뇌사」판정을 받고 곧바로 장기를 채취하는 수술을 받게 되는데, 이때에 심장박동과 호흡은 아직 멈추지 않은 상태다.
불법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심장박동과 호흡이 멈춘 상태라 할지라도「명종」이라 할 수 없는데, 하물며「뇌사」상태를 어떻게「명종」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6. 정토행자들의 관점에서「장기기증」에 대한 입장은 무엇이며, 언제 기증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
【대답】 불교를 배우려면 수증도경(修證途徑: 수행의 순서와 경로)을 분명하게 연구해야 하고, 대승의 보살행을 닦으려면 진정한 대승의 보살도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만약에 이치를 잘 모르고 맹목적으로 앞으로 그냥 나아간다면 열에 다섯 쌍은 잘못 될 것이다.
대승의 수행자를 말하자면, 비록 처음부터 대보리심을 발하여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자 하는 서원을 세우지만 발원은 얼마든지 높고 원대[高遠]하고 넓고 크게[廣大] 하더라도 실행에 있어서는 여전히 차제에 따라 차근차근 나아가야 한다.
이른바 "자신을 제도한 뒤에 비로소 남을 제도할 수 있고, 자신도 구제하지 못하면서 남을 구제한다는 것은 전혀 이치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예컨대, 물에 빠진 사람을 발견했을 때 자신도 수영을 할 줄 모르면서 무작정 물에 뛰어들어 사람을 구하려 한다면 함께 빠지는 결과만 있을 뿐이다.
따라서 보살은 큰 마음(보리심)을 일으키고 나서 먼저 개인수행에 몰두해야 하며, 견사번뇌를 끊어서(최소한 견번뇌를 끊어야 함) 다시는 삼계의 고해(苦海) 속에 침몰하지 않을 때까지 이해와 실천을 함께 병행하여 나아가고[解行幷進], 계율과 교법에 모두 급하며[戒乘俱急: 계를 엄중히 가지며 부처님의 교법 듣기를 좋아함] 지와 관을 동시에 닦고[止觀雙修] 선정과 지혜를 균등히 해야 한다[定慧均等]. 이때서야 비로소 물에 빠진 중생을 건지겠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정토행자가 정토왕생을 하려는 것은 빨리 견사번뇌를 끊고 신속히 무생법인을 성취하여 신통과 도력을 갖춘 다음에 다시 원력의 배를 타고 와서 널리 중생구제를 하고 모든 중생들에게 자비의 배가 되기 위함이다.
따라서「임종」의 정념은 부처님을 뵙고 왕생을 결정짓는 대단히 중요한 순간이므로 정토행자는 있는 힘을 다하여 정념을 보호하고 유지하며 지혜롭게 위로하고 인도해야 한다.
그래서 정토행자들은 이 중요한 순간에 장기를 채취하고 심신을 번거롭게 움직이는 것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만약 자비심이 넘쳐서 간절히 장기기증을 원하는 사람에게 장기기증을 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신체가 건강하고 정신력이 강할 때 수술을 받아야 할 것이다.(예컨대 두 신장 중에 하나를 기증함) 이것이 요즘 말하는「생체기증」이다.
그리고 과학이 발전한 요즘에는「인조장기」를 사용하는 추세로 나아가는 듯한데, 만약에 순조롭게 진전이 된다면 인체장기의 부족에 따른 문제들도 해결될 것이다.
7. 근래에「임종」시에 장기기증을 주장하지 않는 정토종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시는가?
【대답】 요즘 사람들은 어떠한 깨달음과 증득도 없을 뿐만 아니라 교리조차 제대로 알지 못한다. 게다가 임종자들을 위한 조념과 위로, 지도에 대한 실무경험도 부족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삿된 견해는 깊고도 견고하고, 아만의 산은 하늘같이 높아서 늘 혼자 똑똑한 척하면서 함부로 주장을 내세워 정토종의 고덕들이 정토의 교법을 널리 전하려는 법도를 무시하고 있다.
정토종의 조사들은 교리에 밝을 뿐만 아니라 깨달음이 심원하고, 실제로 조념과 위로, 지도에 직접 참여하여 경험이 풍부하고 견문이 넓으므로 정토종의 이(理)와 사(事)에 대하여 주도면밀하게 철저히 연구하셨다는 사실을 그들은 모르고 있다.
천백년이래 대대로 전승되고 홍양(弘揚)되어 완비된 정토종의 체계가 형성되었다. 이 점은 절대 요즘의 범부들이 함부로 헤아리고 의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속담에 "업종이 다르면 산이 가로막혀 있는 것과 같다[隔行如隔山]"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하물며 아직 입행(入行: 취직함)조차 못하고 행문(行門) 밖에서 배회하는 사람이겠는가! 따라서 우리는 진실로 신중히 생각하고 명확히 판단하여 법을 택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춰야 할 것이다.
정토종 고덕들의 은혜로운 덕택[恩澤]이 이처럼 망극할진데, 만약 역대 조사대덕들이 힘써 닦고 홍포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정토의 바른 길을 알고 수승한 이익을 얻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매번 불칠법회를 마치고 나면 항상 일심으로 시방제불과 역대 조사 스님들께 정례를 하는 것에는 참으로 깊은 뜻이 담겨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오직 진정으로 이익을 얻은 자만이 비로소 진심으로 그 은혜에 감사할 수 있다. 고덕의 말씀에, "무간지옥의 업을 짓지 않으려면 여래의 바른 법륜을 비방하지 말라"라는 말씀이 있다.
석가여래 일대기의 성스러운 가르침 중에 정토법문의 유통을 극력 권장하고 찬탄하셨으니, 참으로 "수많은 경론의 도처에서 (정토로) 돌아갈 것을 가리키고, 앞선 성현들이 저마다 (정토를) 향하여 나아가는구나"
받들어 권하건대,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정토와의 인연이 무르익지 않아서 정토왕생을 원치 않으면 그만이지만 절대 멋대로 비방하고 헐뜯거나, 전문가를 사칭하여 함부로 법도를 바꿔서는 안 된다. 만약 이를 듣지 않고 중생의 혜명(慧命)을 해친다면 그 죄보는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고민을 안 해본 사람에게 고민을 말하지 말라. 고민을 말해본들 어찌 알랴!"라는 말이 있으니, 모든 사람들이 "고민을 알기(知愁)"를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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