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생과 윤회를 찾아서
나에 대한 생각도
상대에 대한 생각도
다른 생명들에 대한 생각도
영원한 것에 대한 생각도
모두
마음의 여울
천년을 흐르고
또 천년을 흐른다 해도
이 우주에 내가 있을 확률은
지금의 내 모습뿐인데
무엇을 탐하여 마음을 낼까?
무엇에 집착하여 마음을 낼까?
누구나 어린시절에 영국의 유명한 소설가 찰즈 디킨즈(1812-1870)가 쓴
“크리스마스 캐럴”이라는 작품을 읽어 보았을 것이다.
그는 만년에 “에드윈 돌드의 신비”라는 작품을 집필하다가
미완성으로 남겨둔 채 1870년 6월 9일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그가 살던 곳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미국 버먼투주 브래드보로에 살고있는
공장 직공인 제임스는 1872년의 크리스마스에서부터 다음 해 7월
8일에 걸쳐 디킨즈의 미완성 부분을 모두 썼을 뿐더러
서명까지도 디킨즈의 필적 그대로 해서 1874년에 출판되었다.
디킨즈는 집필하던 책을
완성하지 못한 미련 때문에
제임스에게 환생한 것이다.
우리는 왜 태어나 죽어야만 하는가?
죽음으로써 모든 것이 끝나버릴까.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삶이 우리를 맞이할까.
삶과 죽음의 문제는 누구나 한 번쯤 빠져보는
밑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은 우물이다.
너무 깊어 어떻게 생겼는지 내부구조를 알 수는 없지만
두레박으로 물을 되풀이 해서 길어보고 분석함으로써
우물의 내부구조와 깊이등 여러 가지 정보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되풀이함으로써 삶과 죽음의 문제가 밝혀지고
따라서 전생의 문제도, 윤회에 대한 사실도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이다.
윤회에 관한 역사의 두레박에 걸러진
여러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살펴봄으로서
윤회에 대한 인식을 분명하게 하여
부처가 되는 지름길을 찾았으면 한다.
1. 인도의 바가바드 기타에 나타난 윤회
윤회에 대한 최초의 자료는
우파니샤드중의 하나인
바가바드 기타에 기록되어 있다.
기타는 최고의 신인 크리쉬나 신이
5천년 전에 인도 북부의 한 전투지에서
그의 친구이며 도반인 아르쥬나에게 구두로 전하였다고 한다.
크리쉬나는 아르쥬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존재하지 않았던 때는 한 번도 없었다.
너도 그리고 이 세상의 왕들도 그렇다.
그리고 미래에도 우리들 중 어는 누구도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다.
온 몸에 꽉 차 있는 영혼은 불멸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 누구도 불멸하는 영혼을 파괴할 수가 없다.
어떤 사람들은 영혼의 놀라움을 눈으로 바라보고,
어떤 사람들은 영혼의 놀라움을 말로 설명하고,
어떤 사람들은 영혼의 놀라움을 귀로 전해 듣는다.
그렇다고 영혼을 바로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이어서 아르쥬나에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태양이 스스로 이 우주를 비쳐주고 있듯이,
육체 속에 간직된 생명체는 온 몸을 의식으로 일깨워주고 있다.
육체 속의 생명체는
마치 에너지가 물질로 만들어진 기계 위에
탑재되어 있듯이 육체에 탑승하고 있는 것과 같다.
영혼은 육체와 일체인 것처럼 가장하고는
공기가 향기를 옮겨주듯이 생명을
한 육체에서 다른 육체로 옮겨 주는 것이다.
마치 자동차가 운전자가 없이는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는 것처럼
물질로 된 육체는 영혼이 없이는 제 기능을 다 할 수 없는 것이다.
사람들이 낡은 옷을 버리고 새 옷을 입듯이,
영혼도 낡은 육체를 버리고 새로운 육체를 택하는 것이다.
이리하여 영혼은 끝없는
태어남과 죽음의 쳇바퀴 속에 갇히고 만다.
태어남을 얻는 자에게는 죽음은 필연적이며,
죽음에 이르는 자는 다시 태어나는 것이 필연적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영혼과 육체가
태어남과 죽음을 되풀이 하여도 알지 못한다.
자아인식에 도달한 사람은
이러한 모든 현상을 명확하게 볼 수 있다.’
2. 티벳의 림포체 신앙에 나타난 환생
윤회에 관한 특이할 만한 신앙으로
티벳불교에는 린포체신앙이라는 것이 있다.
린포체신앙을 쉽게 설명하자면
다음 생에 자신이 받을 몸을 예언하는 것으로,
그들은 죽음을 가장 큰 축복으로 받아들인다.
우리들이 명절 때 새 옷을 갈아 입고 기뻐하는 것처럼,
칠팔십년 동안 사용하여 낡아버린 육신을
새 육신으로 바꾼다는 의미로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죽음 다음 49일간의 중음상태가 지속되는데,
이 때 조사단은 살아 있을 때 남긴 지시에 따라
린포체가 환생한 어린애를 찾아 다닌다.
어린애에게 나타난 어떤 신체적 표시나
출생할 당시 신기한 일이 있거나
전생의 어떤 물건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린포체의 환생임을 확신하고 사원으로 데리고 와,
미래의 달라이 라마로 키우는 것이다.
티벳에는 100여 명의 린포체가 계시는 데
그 중 한분 ‘예시 린포체’의 경우를 한 번 살펴보자.
그는 1984년 미국 로스앤잴레스에서 열반하였는데
그 이듬해 스페인에 환생하여 세계의 화제가 되었다.
예시 린포체로부터 법문을 듣고 5 년 동안
불교의 명상 수행을 해오던 한 여인이 있었는 데
그녀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는 신앙적 체험을 하고
얼마 안 있어 예시 린포체가 그녀의 몸속으로 들어왔음을 직감했다.
그 후 임신이 되어 사내아이를 낳았는데
그 아이가 ‘오셀 히타’라고 하는 이름으로
다시 환생한 예시 린포체였던 것이다.
그는 2살이 되던 봄에 인도 북부에 있는 다람살라에 가서
달라이 라마로부터 린포체의 인가를 받는 의식을 가졌다.
그 때 달라이 라마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이 아이가 예시 린포체의
환생이라는 것은 96% 정도 분명하다.
나머지 4%는 티벳어를 얼마만큼 잘 익히고
자기가 배웠던 불경을 얼마나 바르게
해득하느냐에 따라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3. 중국설화에 나타난 환생
옛날 중국 절강성의 츄치이란 곳에 시이와라는 젊은이가 있었다.
그는 농사도 잘 지었지만 석공일도 잘 했다.
그는 마을 산에 올라가 바위를 조각하기 시작했다.
같은 마을에 화매이라는 처녀가 있었는데 수놓는 일이 뛰어났다.
시이와는 바위를 조각하고 화매이는 수를 놓고
둘이는 선의의 경쟁이나 하듯 매일 하던 일을 계속 했다.
둘이는 하던 일이 완성되면 혼인하기로 굳게 맹세했다.
마침내 둘이는 목표하였던 일을 끝냈다.
그러나 이 두 젊은이를
시기하는 광폭한 뇌신이 있었다.
젊은이 둘이 의좋게 지내는 것을
더 두고 볼수 없었던 뇌신은
드디어 지상으로 내려왔다.
뇌신이 화매이를 유혹하여 데려가려고 했으나
완강히 거절하기에 폭풍을 일게하여 강제로 납치해 갔다.
시이와는 포악한 괴한에게 화매이를 빼앗길 수는 없다고
죽기를 각오하면서 찾아나섰다.
시이와가 아무리 찾았으나 찾을 길이 없었다.
달님에게 물어보았으나 허사였다.
개울에 물었으나 허사였다.
묵은 고목도 몰랐다.
지쳐버린 시이와는 산비탈에 쓰러져 눈이 감겼다.
눈을 뜨고 보니 백발노인이 서 있었다.
“화매이는 자네와 부부가 되는 것을 시기하는 뇌신이 끌고 가서
지금은 항주의 깊은 동굴 속에 가두어 놓았다.
그리고는 바늘구멍 하나 없이 막아놓았다.”
“어떻게 하면 구출할 수 있겠습니까?”
“한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것은 자네가 새가 되어 들어가는 길 뿐이다.”
젊은이는 화매이를 구출하는 일이라면 자신은 새가 되어도 좋다고 했다.
그래서 백발노인은 시이와를 새가 되게 했다.
노인은 산신이었다.
새가 된 시이와는 단숨에 항주로 날아가 동굴을 찾았다.
한편 동굴 속에 갇힌 화매이는 실망하지 않고 시이와가
반드시 구출하러 오리라 믿고 장소를 알리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노래소리를 들은 새는 화매이가 있는 위치를 알아내고
구멍을 내기 위해 입부리로 산을 쪼기 시작했다.
머리위에서 땅파는 소리를 들은 화매이는
자기도 머리비녀를 꺼내 천정을 파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리 쉽게 파지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 구멍이 뜷렸다.
시이와는 그 구명을 통해 굴 속으로 날아 들어갔다..
시이와가 세 번 화매이 주위를 날아도니
갑자기 화매이도 새가 되어 굴 밖으로 벗어났다.
이때 뇌신은 화매이를 데려가려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이것을 본 두 마리 새는 뇌신에게 달려갔다.
뇌신은 그것이 시이와와 화매이인줄은 몰랐다.
두 마리 새는 뇌신의 눈을 찔렀다.
뇌신은 눈을 잃어 앞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눈을 잃은 뇌신은 이때부터 하늘에서
소리만 지를 뿐 지상으로 내려오지 않았다고 한다.
새가 된 둘이는 그로부터 자유스럽고 행복하게 살았다고 한다.
4. 성서에 나타난 윤회
기독교의 발상지인 고대 이스라엘에서도 윤회사상은 매우 강했다.
유태인 역사학자 죠셉은 이스라엘의 3개 주요 종파 중
2개 종파인 에세네파와 바리새파의 사람들이 윤회설을 가르쳤으며
단지 사두개파만이 윤회설을 가르치지 않았다고 솔직히 말했다.
또한 윤회설은 히브리인들이 믿었던 밀교인 케발라교의 비밀교리였다.
성경의 구약과 신약 속에서도 윤회를 암시하는 구절이 많이 있다.
모세는 전생에 아담의 둘째아들인 아벨이었다고 믿었고,
아담 자신은 메시아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구약은 예언자 엘리아가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고 예언하였다.
마태복음 제1장에는 엘리아가 세례 요한으로 다시 출생했다고 적혀 있다.
그리고 예수가 그의 제자에게
“사람들은 내가 누구라고 말하든가?”라고 물었을 때,
그의 제자들은 “그가 세례 요한이거나 엘리아가 아니면
예레미아 (구약성경의 예언자)라고 말한다”고 대답했다.
예수의 출현 후 500년 동안 많은 기독교인이 윤회설을 자유롭게 믿었다.
예수교의 종파들 가운데 그노시스파와 마니교도 같은 강력한 종파들이
윤회설을 가르쳤으나, 553년 공식적으로는 교황의 승인을 얻지 못한 채로
바티칸공회는 윤회설을 이단이라고 공포했다.
서기 185년 알렉산드리아에서 출생하여
당시 가장 영향력 있는 신학자 오리겐이 집필한
저서들과 가르침으로 인해 윤회설에 대한 논쟁이 최초로 야기되었다.
성자 제롬과 성 그레고리 같은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았던 오리겐은
고대 그리이스인들이 가르쳤던 윤회사상을 강력히 역설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모든 영혼은 전생에서의 승리로 인해 더 강해져서
이 세상에 나오게 되든지 아니면 패배를하여
더 약해져서 이 세상에 나오게 된다.
이 개개의 영혼이 이 세상에서 명예롭거나
불명예스러운 사람으로 되는 것은
전생의 행위에 의해서 결정된다.
이 세상에서 영혼이 짓는 업은
다음에 오는 세상에서 그의 위치를 결정한다.”
그러나 6세기경의 동로마제국 유스티아누스 황제는
오리겐의 윤회설을 이단이라고 스스로 결정해 버렸다.
그는 이 문제로 제5회 바타킨공회를 소집했었다.
그는 동로마로부터는 159명의 승정을 초대한데 반해,
서로마로부터는 단지 여섯명의 승정만을 초대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로마에서는 오리겐의 윤회설이 받아들여져 널리 인정받고 있었다.
그때 교황이었던 베르질리우스는 공회가 개최되었던
콘스탄티노플에 있었지만 동서로마가
동수의 대표자를 보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회에 참석할 것을 거절했다.
오늘날 카톨릭 신학자들은 교황이 결코 승인하지 않은
제5회 바티칸공회와 파문 15조의 합법성 여부를 논쟁하고 있다.
그러나 전 유럽에서 윤회설을 믿는 이단자를 화형에 처하는
종교적 박해가 일기 시작한 것은
파문의 첫 조문이 발표된 6세기경부터였다.
파문의 첫째 조문은 다음과 같다.
‘누구고 영혼의 선재를 주장하고 윤회하여
다시 태어난다는 괴상한 설을 주장하면 파문할 것이다.’
이렇게 해서 기독교와 윤회사상은 서로 결별하게 되었다.
진실이 아니라서 외면당한 것이 아니라
기존 권력의 유지를 위한 회의에서 배척당한 것이다.
그후 수백년 동안 스페인, 프랑스, 불가리아,
그 밖의 기독교를 믿는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단자를 처단하는 불길이 솟아올랐다.
박해를 받았던 어떤 종파들은
살 길을 찾아 아라비아로 향했다.,
5. 서양사회에서 윤회에 대한 인식
윤회에 대한 믿음은 예수가 탄생하기 6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고대 그리이스인들은 윤회를
‘메템프시코우시스(Metempsychosis)'라고 불렀으며,
세계의 거의 모든 종족과 종교가 윤회사상을 그들의 신앙으로 받아들였었다.
고대 이집트인과 그리이스인, 힌두교도와 불교도, 회교도,
그리고 초기의 기독교인, 북아메리카의 토인, 웨일즈 지방의 켈트족 등
거의 모든 종족이 윤회사상을 믿었던 것이다.
플라톤에서 나폴레옹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플루타크에서
헨리포드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대의 저명한 사람들이
또한 윤회사상을 믿었다.
윤회를 굳게 믿었던 사람으로 출판가이며 작가인 동시에
미국의 독립전쟁에 관계했던 정치가였던
미국의 벤자민 프랭크린을 들 수 있다.
16살 때 이미 그가 태어나기 전에도
생존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또한 그는 최초로 질량불변의 법칙을
이해했던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물질은 그 형태를 변경시키기는 하나
결코 없어져 버리지는 않는다는 그의 생각은,
우리가 죽으면 다시 태어난다는
그의 믿음을 부연한 것일 따름이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세상의 어느 것도 완전히 없어져 버리는 것은 없다는 것을 관찰할 때,
그리고 한방울의 물조차도 결코 없어져 버리지는 않는 다는 것을 볼 때,
나는 우리 인간의 정신이 죽음과 더불어 소멸해 버린다고는 상상할 수 없으며
진지전능하시고 자비로운 만물의 아버지 창조주께서
지금 존재하고 있는 무수한 정신들이 매일매일 멸해 없어져 버리기 때문에
새로운 정신을 계속해서 만들어 내야 하는 고역을 치르리라고는 생각할 수 없다.
따라서 나 자신이 이 세상에 존재하고 있는 것을 생각할 때,
나는 이런 저런 모습으로 이 세상에 항상 존재할 것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서양에서는 플라톤, 피타고라스, 아리스토텔레스, 플로티누스,
플루타크 같은 고대 그리이스의 철인들이 이 윤회사상을 강력히 설파했다.
플루타크는 “영혼은 모두 일정한 기간 동안 육체를 받고 태어나
지구와 달 사이의 공간에서 배회하도록 운명지워져 있다”고 말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가르침을 거절해 버린 바티칸공회는
암흑시대의 출현을 재촉하여 그후 수세기 동안 유럽에서는 고대 그리이스,
라틴 문화에 대한 연구의 불길이 사라졌다.
오늘날 서양에 사는 우리들 대부분에게는
어떤 종교든지 진부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의 본성에 관한 과학의 정의는
우리를 더 이상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과학자가 규명한 것보다 더 깊은
어떤 뜻이 우리 인간에게 내재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윤회를 믿었던 미국의 시인 휘트먼은
다음과 같이 짧은 시로 그의 믿음을 표현하고 있다.
‘나는 사랑함으로써 죽음을 지나치며
새로 씻어낸 갓난애기로서 출생을 지나치지만
머리 끝에서 발 끝 사이에
나는 담겨 있지 않네.‘
6. 삼국유사에 나타난 윤회
우리는 삼국유사에서 삼국통일을 달성한 김유신장군의 이야기를 통해
이 땅에 토착화되어 있는 윤회의 한 면을 살펴볼 수 있다.
유신공은 진평왕 17년 595년에 태어났다.
그는 칠요의 정기를 받고 태어났으므로
등에는 칠성의 무늬가 박혀 있었고,
십육세에 화랑도의 국선이 되었다.
당시에 백석이란 낭도가 있었는데 어디서 왔는지
그의 근본은 알 수 없었으나, 유신의 낭도에 끼어 여러 해를 함께 있었는데
유신이 한창 고구려와 백제의 공략에 밤낮으로 궁리를 거듭하고 있을 때
하루는 백석이 유신을 찾아와서 아뢰었다.
‘공이 저와 함께 고구려에 잡입해 들어가
먼저 저들의 내정을 탐지하고 나서
일을 꾀하는 것이 어떤가요’라고 하였다.
유신도 그것이 좋겠다고 생각하여 백석을 데리고
밤을 타서 아무도 몰래 고구려를 향하여 떠났다.
어느 날 오후 고개를 넘다 잠깐 쉬고있는데
두 여인이 유신 일행의 뒤를 따라 오더니
그 날밤 골화천(지금의 영천)에 이르러 유숙하려는데
또 한 여인이 홀연히 나타나서
유신은 세 여인과 함께 즐겁게 한담을 나누고 놀았다.
맛있게 과일을 먹다가 한 여인이 유신에게 조용히 말했다.
‘공이여, 잠깐 저와 함께 수풀 속으로 들어갑시다.
긴히 여쭐 말씀이 있사옵니다.’
유신은 여인과 함께 숲 속으로 들어갔다.
숲 속에 들어서자마자 여인들은 갑자기 신령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유신에게 ‘우리들은 나림, 혈례, 골화 세 곳의 호국신이다.
지금 고구려 사람이 그대를 유인해 가는 데도
그대는 알지 못하고 따라 가기에
우리가 그대를 만류하려고 여기에 온것이다’라고 말하고는 사라져버렸다.
유신은 신령에게 감사의 절을 드리고
숲을 나와 골화관에 들어 유숙하면서 백석에게 말했다.
‘지금 고구려로 가면서 중요한 문서를 잊어버리고 왔구나,
함께 집으로 돌아가 문서를 가지고 가도록 하자’ 하고는 집으로 돌아와,
바로 백석을 결박해 놓고 사실을 문초하자 백석은 다음과 같이 고백하였다.
‘저는 본래 고구려 사람입니다.
우리 나라 대신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신라 김유신의 전생은 우리 고구려의 복술가였던 추남인데
한 번은 국경에 물이 역류하는 일이 있어서
왕은 그에게 점을 쳐보게 했는데 추남은 점패를 뽑아 보고
대왕의 부인이 남녀간의 성교를 거꾸로 행하기 때문에
그와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이라고 아뢰었습니다.
대왕은 놀라고, 왕비는 대로하여 요사스러운 여우의 말이라하여
믿지 않고 왕은 추남에게 다시 문제를 내서 알아맞히지 못하면
죽여버리도록 명하였습니다.
이에 쥐 한 마리를 함 속에 감추고서
이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고 물었더니
추남은 그 속에 틀림없이 쥐가 들어있으며,
여덟마리라고 아뢰었습니다.
그러나 한 마리의 쥐를 두고 여덟 마리라고 했으니
못 맞힌 것이라하여 추남을 죽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러자 추남은 내 죽은 뒤에 다른 나라의 대장으로 태어나
이 고구려를 꼭 멸하고 말리라고 하였습니다.
추남의 목은 베어졌고 함 속에 넣었던 쥐를 꺼내 배를 갈라 보았더니
새끼 일곱 마리가 들어 있었고 앞서 추남이 했던 답변이 맞았음이 밝혀졌다.
추남을 처형한 그 날 밤에 왕은 추남의 혼이
신라 서현공의 부인의 품속으로 들어가는 꿈을 꾸었다.
신하들에게 꿈 이야기를 하였더니 추남이 맹세하고 죽더니만
과연 그 맹세대로 실현되나 보다고 하면서 나를 이곳에 보내어
추남의 복수의 화신인 당신을 유인하는 계략을 쓰게 했던 것입니다.‘
7. 끝으로
한 때 국내에서 신문에 떠들썩하게 화제가 되었던 기사가 있었다.
“나는 당나라 환관 이거비의 환생이오”
라는 1990년, 12살된 정연득 소년에 관한 기사였다.
육류와 자극성 있는 음식은
머리가 혼탁해지고 영성이 퇴화된다고 입에도 대지 않은 소년.
4살 때 5개국어를 구사하여 세상을 놀라게 하였으며
특히 한문실력이 뛰어났다.
“나는 처음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책을 보기 전에는 아름아름했던 기억들이
책을 보면 분명히 되살아 날 뿐입니다.
내가 기억하는 나의 전생은
당나라 환관 이거비와 조선시대 선비 정수입니다.”
결론적으로 윤회와 전생에 관한 문제는 동, 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의 시발점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인정되었던 진실이었다.
그러다가 기독교의 정착과정에서 윤회와 전생을 믿고 받아들였던
그노시스파등이 몰락하므로서 서구사회에서는
윤회와 전생이 없는 것처럼 인식되었다.
고대 동양사람들이 서양을 몰랐다고 서양이 없었던 것이 아닌 것처럼,
사실과 진실은 아무리 부정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밝혀지기 마련인 것이다.
전생과 윤회가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욱 더 중요한 것은 끝없이 이어지는 생명에 대하여
수행과 정진으로 다시 태어날 자신의 생명을 승화시키는 것은
진정 중요한 일인 것임을 명심하자.
과거를 알려고 하거든
지금 그 사람의 행위를 보면 알 수가 있네
현재는 과거의 꽃이기에.
미래를 알려고 하거든
지금 그 사람의 행위를 보면 알 수가 있네
현재는 미래의 씨앗이기에.
전생을 알려고 하거든
현생에서 받고 있는
그 사람의 과보를 보면 알 수가 있네
현생은 전생의 꽃이기에.
내생을 알려고 하거든
현생에서 행하고 있는
그 사람의 행위를 보면 알 수가 있네
현생은 내생의 씨앗이기에.
내내 편안하소서.
그리고 행복하소서.
정명 합장
출처 : 나무아미타불
글쓴이 : 도솔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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