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과 아미타불/염불에 관한 장

염불을 간절히 권하는 이유 (정목스님)

慧蓮혜련 2009. 4. 24. 21:13

염불을 간절히 권하는 이유

 

정목스님 글

 

우리들은 선근공덕으로 부처님의 제자가 된 부모 형제 자매입니다. 그러므로 진실을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돌아가신 부모님과 지금도 저의 뒷바라지에 지극한 정성을 쏟고 있는 보살님들 그리고 생계에 매달리면서도 이른 잠을 깨워 불공을 드리는 보살님들의 지성과 은혜를 저버릴 수 없습니다. 또한 멀리서 격려해 주시고 베풀어 주시는 은혜들에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저의 뜻이 이러하니 어떻게 복전을 담보로 보시를 권유할 수 있겠습니까? 어떻게 지혜 없는 방편으로 복을 구하라고 말하겠습니까? 시주의 은혜를 생각하면 이분들보다 의식주가 풍부하거나 사치스런 행위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저는 세태를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오직 부처님의 말씀을 믿고 행하는 것이 사명이요, 더우기 스스로의 번뇌와 죄악이 누구보다 깊고 무겁기 때문입니다. 저는 어떤 수행방편을 비난하거나 염불을 강요하지 않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고 저의 체험을 말할 뿐입니다.

 

저는 부모 형제의 눈물을 바라보며 출가하였으나 수행과정에서 다시 계정혜의 벽에 부딪혔습니다. 세간에서 죄를 짓고 다시 출가해서도 죄를 지었으니 무척 괴로웠습니다. 자리이타를 말한다는 것은 정말로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마침내 자신의 업력이 범부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함을 자각하고 염불을 선택하여 정진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느 때 고뇌와 슬픔을 뛰어 넘는 길이 열리는 것을 보았습니다.

 

저의 깨달음은 기쁨을 넘어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일순간의 사건인지를 검증하기 위하여 가난을 선택하여 수많은 날을 보냈습니다. 저의 체험은 부처님의 말씀에 어긋나지 않고 조사의 어록에 부합하는 의식의 혁명이요 생활의 변화였습니다. 저의 깨달음이 저 큰스님들의 경계에 미치지 못한다 하여도 부끄럽지 않습니다. 자신의 업력에 상응하는 염불을 선택하여 믿음으로 정진하고 자비광명 안에서 은혜에 감사하는 삶이 더없는 행복이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저는 염불과 인연이 있거나 제가 은혜입은 분들에게 조심스런 마음으로 염불법을 전하고자 서원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시간과 지성과 재화를 헛되이 버리지 않고 반드시 자비광명이 감응하는 생산적인 도를 일러주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제가 염불을 권하는 진실한 뜻입니다.

 

염불행자는 다시는 윤회하지 않습니다. 깨달음을 위해 생업을 버리지도 않습니다. 염불은 이 시대의 범부가 실천하여 지혜와 공덕을 성취할 수 있는 참으로 생산적인 도입니다. 한가한 시간마다 부처님의 말씀을 진실한 믿음으로 독송하고, 언제나 부처님과 함께 있다는 마음으로 염불하시기 바랍니다. 이 시대는 훌륭한 수행환경을 만나기 어렵습니다. 환경을 탓하지 말고 일상생활 가운데서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의 법을 만났으니 윤회하는 업을 안고 내생까지 갈 것이 없습니다. 금생에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급하게 서둘지 마십시요. 하루 하루의 염불이 헛되지 않고 공덕으로 쌓이기 때문입니다.

 

염불행자는 먼저 부처님이 지혜로 말씀하신 염불법에 대하여 진실한 믿음을 일으켜야 합니다. 그리고 한번 선택했으면 이곳저곳의 수행방편에 기웃거리거나 비난하는 말에 흔들려서는 안됩니다. 오로지 "나무아미타불"의 염불에 전념하시기 바랍니다.

 

염불행자는 범부의 일상생활에서 스스로 탐진치를 끊겠다는 어설픈 생각을 버리시고 참회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합니다. 염불수행은 죄악을 짓고 부끄러운 줄을 아는 사람에게 깨달음의 계기가 오기 때문입니다. 생활하면서는 일체의 인연과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을 자주자주 익히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자연히 수행의 경계는 깊어지고 지혜와 복덕이 증장합니다. 보다 넓고 깊이 공부하고자 하시면 <정토지침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부처님이 <아미타경>에서 "사리불아, 가히 적은 선근복덕 인연으로는 저 정토에 왕생할 수 없느니라"하신 말씀을 곰곰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어느 때, 우리가 인생의 여로에서 이웃을 비롯한 뭇 생명과 자연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은혜를 입고 사는지, 그리고 자신의 번뇌와 죄업이 어느 정도 되는지 진실로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일체의 인연과 은혜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은 깊은 선근공덕의 소유자입니다. 이런 사람은 염불법을 만나면 기뻐하고 지혜와 복덕이 날로 증장할 것입니다.

 

저의 말씀을 인연있는 분들에게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믿기 어려우시면 보시지 않되 비난하지 마십시요. 왜냐하면 저에 대한 비난은 감당할 수 있지만 대승견전을 비방하는 죄업이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