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향기/生死·호스피스

서산대사 입적 해탈시

慧蓮혜련 2009. 4. 27. 19:34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고
시기 질투없는 사람 누군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소리 치지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간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 하지 말고,
얼기 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 순간이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 바람이고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요.

줄게 있으면 줘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노.
내 것도 아닌데...
 
삶도 내 것이라고 하지마소.
잠시 머물다 가는 것일 뿐인데
묶어 둔다고 그냥 있겠오.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 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피고

인생 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요.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일도 슬픈일도 있다만은,
잠시 대역 연기 하는 것일 뿐,
슬픈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게 기쁜 것만은
아니요.
 
내 인생 네 인생 뭐 별거랍니까...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 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겁니다.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서산대사께서 입적하기 직전
읊은 해탈 詩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