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생이 아프니 보살도 아프다 (유마경)
문수보살이 (유마힐의) 집에 들어가니 방은 비어 아무 것도 없고,
유마힐 혼자 평상에 누워 있는 것이 보였다. 유마힐이 말했다.
"잘 오셨습니다. 문수사리여, 오지 않음으로 오시며 보지 않으므로 보시나이까?"
"그렇습니다. 거사여, 온다 하여도 온 것이 아니며 간가 하여도 가는 것이 아닙니다.
왜 그런가 하면, 온다는 것은 온 데가 없고, 간다는 것도 간 데가 없으며,
본다는 것도 실상은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그만 두고 거사님, 병환은 어떠십니까?
치료하여 좀 나으시며 더하지나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 지극한 정성으로 여러 번 물어 보셨습니다.
거사님, 병환이 무슨 인연으로 났으며, 얼마나 오래 되었으며,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습니까?
유마힐이 대답하였다.
"무명으로부터 애착이 생겨서 내 병이 난 것이요,
또 일체중생이 병이 들었으므로 나도 병이 들었습니다.
만일 일체중생의 병이 없어진다면 내 병도 없어질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살은 중생을 위하여 생사에 들어가는 것이요,
생사가 있으면 병이 있습니다.
만일 중생이 병을 여의면 보살도 병이 없을 것입니다.
비유하면 어떤 장자가 외아들을 두었는데 그 아들이 병이 나면 부모도 병이 나고,
아들의 병이 나으면 부모의 병도 낫는 것과 같습니다.
보살도 그와 같아서 중생 사랑하기를 아들과 같이 하므로,
중생이 병들면 보살도 병들고, 중생의 병이 나으면 보살도 병이 낫는 것입니다.
또 이 병이 무슨 인연으로 생겼느냐 하시는데, 보살의 병은 대비심(大悲心)으로 생기는 것입니다."
-유마경 제5장 문수사리문질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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