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은중경에 ‘필경 연민자’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나이 많으신 부모님이 어린 자식이나 장성한 자녀들을 잠시도 쉬지 않고 걱정하시며, 그 자손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언제나 가련히 생각하시고 항상 살피시는 그 마음이 끝이 없으시기에 필경에 연민자라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돌아가신 후에도 그 자손을 살피는 것입니다. 그 자손이 어떻게 되는가 하고 항상 그 마음이 떠나지 않습니다. 바로 우리의 부모님과 우리 이웃에 나이 많으신 어른과 우리 사회에 많은 노인들은 모두가 이러하신 분들입니다. 영원한 보호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돌아가신 부모가 돌아가신 이후에도 자손에 대한 간절한 생각을 쉬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그 간절한 생각을 쉬지 않는 그 부모님이 마음이 편치 않으시고, 마음이 어두우시고, 마음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계시고, 마음이 거칠고 어두우실 때는 어려운 일이 생기는 것입니다.
밝은 부모가, 깨달은 부모가, 정말 기쁨에 넘치는 깨달음을 얻으신 부모가 자손을 살펴야 자손이 밝아지는 것입니다. 불안하고 고통스러운 부모가, 심지어는 분노심 같은 것을 풀지 않은 상태에 계신 부모가 자손을 비친다 한다면 거기에는 불행이 있습니다.
조상님을 기쁘게 해 드리고, 밝게 해 드리고, 천도해 드린다고 하는 것은 조상님을 위해서도 좋지만, 그것은 자기 자신과 후손에게 바로 영향이 온다는 얘기를 영가 천도 드릴 때마다 누누이 말씀 드리는 이유도 그런 데 있습니다.
천도재의 의미
“부모님은 영원한 보호자이십니다. 생전에 그와 같이 자손을 사랑하시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에 자손에게 해로움을 끼치는 경우가 있는데 그것은 웬일입니까?
돌아가신 후에는 바뀝니까?”
어떤 분들은 그러십니다. 그런데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부모가 만약 어두운 기운이 곁에 있을 때는 내가 어두워집니다. 부모가 따뜻함을 잃어버리고 얼음 같은 차가움이 있을 때 내가 차가워집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밝지 못하고 천도되지 못하고 깨닫지 못한 부모가 그 자손을 떠나지 못할 때 그 자손에게는 영향이 온다 하는 얘기를 들었던 것입니다. 그것은 부모님이 자손을 괴롭히기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가 해탈을 하지 못해서 그런 것입니다.
돌아가신 부모님, 영원한 우리의 보호자인 부모님을 천도해 드리고 독경해 드려서 그 마음을 깨닫게 해 드리고, 부처님의 은덕을 통해서 마침내 그 큰 공덕을 성취하게 해 드린다고 하는 것은 부모님을 위하는 효성이고, 동시에 자기와 자기 자손과 자기 집안이 밝게 되는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입니다.
형제 여러분, 우리 불광에 기도문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 이웃 불자들에게 방문하여 같이 염불하고 독경하고 축원하는 축원문들이 여러 개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축원문들을 보면 대개 조상에 대한 대문이 나옵니다.
“이 집안에 조상님, 부처님의 광명 받아서 모두 왕생극락하여지이다. 밝음과 기쁨이 항상 넘쳐지이다.” 하는 조상님에 대한 축원 대문이 나오는데 그 이유가 다 있는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말씀하십니다. “천도는 돌아가신 후 잠시 후는 몰라도 다른 곳에 태어났을 때 천도하면 뭐 하겠습니까?” 그렇게 질문하시는 분도 계십니다.
천도재의 공덕
우란분경에 보시면, 우란분재, 바로 이것은 지옥 아귀에 태어난 목건련 존자의 어머니를 천도하는 법식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그 죽는 순간, 영혼이라고 하는 의식 상태를 사유(死有)라고 합니다. 그리고 죽어서 새롭게 새생명 받아서 태어날 때까지 중간을 중유(中有, 中陰)라고 합니다. 그것은 보통 죽어서 헤매고 다니는 영혼들입니다. 나쁜 업이든, 좋은 업이든 업이 세서 지은 바가 강하면 칠 일이고 며칠이고 즉시에 바로 새 생명을 받아 가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력으로 가지 못하고 헤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하루 이틀이 아니고 일주일, 이주일, 칠칠일 사십구일만이 아니고 더 긴 경우가 있습니다. 그 방황하는 시기가 길게 가는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만나본 어느 영가는 삼십년이 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황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모두가 죽으면 즉시에 새 생명으로 태어나느냐 하면 그렇지 못합니다. 지옥에 가더라도 지옥갈 업이 있어야 지옥에 바로 가는 것입니다.
목건련 존자의 어머니는 중유의 과정을 지났습니다. 죽어서 중음신의 과정을 지나서 바로 지옥에 가버린 것입니다. 천상에 태어나든, 인간으로 태어나든, 축생으로 태어나는 것처럼 지옥에 태어났습니다. 지옥에 태어난 어머니를 천도했던 것이 바로 우란분재입니다.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현실적인 존재인 것처럼 죽은 후에 있어서 중음의 상태에 있을 때도 현실적인 존재이고 다른 생에 태어났을 때도 현실적인 존재입니다. 부처님께서 현재의 상태, 그 깨달음의 말씀으로써 우리를 밝게 해 주시는 것처럼, 우리와 중음과 내지 새로운 생으로 영가까지도 밝게 해 주시고 깨닫게 해주십니다. 우리가 지성 다해서 기원을 말하고 우리의 마음이 밝아졌을 때 밝은 이 마음은 바로 대천세계를 즉시에 밝히는 위덕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마음은 필경 내 마음인 듯이 보여도 그 뿌리는 우주와 내지 제불보살과 일체 중생과 함께 하는 세계와 통해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직하(直下)라고 합니다. 바로 그 자리가 그 자리입니다. 천만 리 떨어진 자리가 천만 리 떨어진 자리가 아니고 천만 년 떨어진 시간이 천만 년 떨어진 시간이 아닙니다. 시간과 공간이 딱 끊어진 자리가 바로 그 자리입니다.
지성스러운 마음, 일심으로 향한 마음, 정성 기울인 마음이 이와 같이 걸림없이 일체 세계에 미치고 큰 공덕을 성취하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부처님의 그 가르침을 통해 영원히 우리를 보호하시는 부모님과 조상님에 대한 효성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진정한 효
우란분재에 대해서는 다들 알고 계실 것 같기에 그 말씀은 제가 되풀이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설사 돌아가신 후에 악한 업이 세어가지고 아귀도에 빠진 그러한 중생이라 하더라도 우란분재 날 법식에 따라서 부처님께 공양하고 스님들께 공양해서 스님들이 축원해 드리고 이러한 작복과 이러한 공덕을 지음으로 인해서 아귀도에서 업을 받을 고통을 벗어났다 하는 대목을 우리는 기억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부처님의 위신력이 걸림이 없어서 내 생전 중음신에 있든 어느 생에 태어났든 막힘없이 그 광명이 다 비춰 주신다는 것을 새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염불공부를 하게 해 드린다는 것입니다. 부처님을 믿고 염불을 하시도록 해 드린다든가 계를 받아서 “제가 불자로소이다. 제가 불자 아무개입니다.” 하고 확신을 갖도록 부모님에게 정법인연을 만들어 드려야 합니다.
염불하게 해 드리고, 계를 받아서 불자 되게 해 드리고, 또 한 가지는 공덕을 짓게 해 드리는 겁니다. 당신이 가지고 계시는 어떤 것이든 간에 마음 속에서 집착과 탐착과 애착을 떼도록 해 드려야 합니다. 집착과 애착과 탐착 같은 어두운 것을 떼어서 밝은 마음이 되어서 이 땅을 떠나게 해 드려야 합니다.
돌아가신 후에도 집착과 탐착과 애착과 어두운 마음을 버리지 못해서 어두운 데 가서 태어나게 될 것을 끊어드려야 합니다. 그 마음을 밝혀 드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정법인연을 맺어 드려라 하는 뜻의 두 가지입니다.
이것을 모르고 살아계실 때 입에 맞게 해 드리고, 몸에 맞게 해 드리고, 당신 마음에 거슬리지 않게 해 드리는 것만을 가지고 효라고 한다면 반 쪼가리 효도 아닙니다. 생명은 영원한데 순간의 육체를 위해서만 모셔드리고, 영원한 생명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 드렸다고 한다면 불효자라는 말을 면치 못할 것입니다.
왜 불효자인가? 모르기 때문에 그런 것이며 두 번째는 믿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우리 불광 형제들, 우리 불자들은 부처님을 믿고 불법을 배웠기 때문에 우리 부모님이 우리 이웃의 부모님이 불법을 만나지 못하고 법당에 나오지 못하더라도 가서 당신이 아는 대로 말씀 드리고 당신이 본 대로 말씀을 드려서 염불할 수 있도록 불법 인연을 갖게 해 드려야 합니다. 탐착을 버리고 기쁘고 밝은 마음이 넘쳐나도록 해 드려야 합니다.
세 번째는 사후 공양입니다. 천도를 해 드린다거나 독경을 해 드리는 것들입니다. 이것도 불자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네 번째는 부모님을 위해서 바라밀 광명행을 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들이 닦는 공덕이 우리의 공덕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이 밝아졌을 때 우리 조상이 밝아집니다. 그 후손이 어두운 짓을 하면 그 조상도 또한 기쁠 수가 없습니다. 후손들이 밝은 행을 하고 부모님을 위해서 공덕을 닦아 드리고 좋은 일을 해 드리는 것입니다.
끝으로 공덕을 짓는 것 가운데서 중요하게 강조하고 있는 것 가운데서 하나는 경전을 중흥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부처님의 법문을 널리 이웃에 전해 주라고 했습니다. 효 법문을 널리 이웃에 전해 주라는 것입니다. 경전을 출판해서 널리 이웃에 많이 전해 주라고 했습니다. 부처님의 말씀을 남에게 많이 가르쳐 주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부모님의 은혜를 갚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자식이 밝아지면 그 집안이 한꺼번에 밝아지는 것입니다. 자식이 공덕을 지어서 부처님 앞에 큰 공덕을 닦으면 그 집안의 일문권속이 다 밝아지는 것입니다.
효 공덕문을 열자
우란분재일에 부모님을 위해서, 조상님을 위해서 공양을 올리고 축원을 드리게 되면 바로 그 당일 본인의 현생 부모는 그 수가 백세에 이를 것이며, 그리고 돌아가신 칠세 선망부모까지 이고득락(고에서 벗어나서 득락한다)한다는 것은 우란분경에 있는 말씀입니다.
우리들은 이런 점을 살펴볼 때 다행히 불법 만나서 우란분재일 또한 부처님 법문 잘 배워서 그 동안 기도를 잘 했고 오늘 회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참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오늘 효의 날이라고 할 수 있는 우란분재 날, 우리 마음에 새겨 둘 것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이 효는 큰 공덕의 문이다라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는데 이 공덕의 문을 우리 집안에서 항상 열려 있게 하자는 것입니다. 내 대에서도 효가 행해져야 하겠지마는 내 후손, 내 후대, 우리 어린 것들에게도 효가 배워져야 하고 효가 행해져야 합니다. 집안에서 효 교육이 잘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학교 선생님이 많이들 잘 가르쳐 주시지만 선생님의 힘만으로는 자손들이 효성스럽게 되기는 어렵습니다. 바로 효는 부모님이 몸소 행해 보여야 합니다. 몸소 거짓없이 순진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쳐서 지성으로 조상님을 생각하고, 부모님을 생각하고, 먼 데 계신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을 진정으로 할 때 그것을 그대로 배우는 것입니다.
어린 것들은 부모가 하는 것을 배웁니다. 건성 건성 형식적으로 해서 때우는 식으로 부모 섬기기를 했다면 아이들에 의해서 똑같은 것을 받을 것입니다. 배운 대로 할 테니까요.
효 교육은 부모가 설정해서 몸소 행해야 합니다. 아이들한테 ‘이렇게 하는 것이다’ 하고 가르쳐 주는 것보다도 몸소 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진정을 다 바쳐서 행해야 합니다. 이렇게 될 때 그 집안에 공덕이 넘쳐 납니다. 이 효가 공덕의 문인데 지혜가 없어서 이 공덕을 모른다고 부처님께서 한탄하신 것처럼 집안이 효의 문이 흘러가고 흘러가서 먼 미래의 후손에 이르기까지 이 효의 문이 활짝 열려져야 겠습니다.
우리들은 오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서 살아계신 부모님, 그리고 이미 가신 조상님을 모실 뿐만 아니라 이웃의 부모님, 우리 겨레의 부모님, 나이 많은 어른들을 정말 잘 섬겨서 우리 땅 가득히 효의 정신, 노인을 존경하는 정신이 넘쳐서 부처님이 이르신 바 공덕이 이 땅 위에 꽃 피도록 우리가 노력해야겠다고 다짐하는 바입니다.
형제 여러분, 그 동안 기도 잘 하셨고 오늘 회향 잘 합니다. 우리의 인연 있는 선망 부모님과 영가들이 기필코 이고득락을 하실 것이며, 또한 우리 부모님도 앞으로 더욱 더 행복하실 겁니다. 잘 받들어 섬기셔서 우리 모두 부처님 말씀의 행동자, 실천자, 그리고 이웃에 전해주는 사람이 될 것을 명심합시다. 여러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