老스님의 눈물
옛날, 일본에 양관(良寬1758-1831)이라는 스님이 계셨습니다.
스님은 장남으로 태어났으나 출가자의 길을 걷게 되었으므로
동생이 집안의 대를 잇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동생에게 마저 자식이 없어 양자를 들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양자가 이만저만 속을 썩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술을 좋아하고 여자를 밝힐 뿐 아니라, 싸움꾼에 노름까지 못된 짓만
골라서 하는 것이었습니다. 양자 때문에 속을 썩이다 썩이다가 견디지
못한 아버지는 양자를 패기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문중회의를 열기 위해 집안 사람들을 불러 모았으며 당연히
그 자리에는 집안의 가장 큰 어른이자 큰아버지인
양관 노스님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회의가 열리자 집안의 모든 사람들은 양자의 못된 점을
조목조목 늘어놓으며, 양자를 패기해야 한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갔습니다. 그리고는 양관 노스님께 결론을 내려줄 것을 청했습니다.
"이 집안의 가장 웃어른은 스님이시니 스님께서 마지막 결정을
내려주십시오"
처음부터 한 마디 말씀도 없이 묵묵히 듣고만 계셨던 양관스님께서는
결정을 내려야 할 순간에 침묵으로 일관하다가 자리에서 일어서면서
말했습니다.
"벌써 날이 저물었구나. 이제 그만 절로 돌아가야겠다..."
방을 나온 양관스님이 짚신을 신기 위해 마루 끝에 걸터앉자,
그 문제꾸러기 양자가 달려와 짚신을 신겨주고 짚신끈을 묶어
주었습니다.
자신을 내몰지 않은 큰아버지 양관 노스님에 대한
뭉클한 정감을 느껴 은연중에 짚신을 신겨 드린 것입니다.
그때 짚신끈을 묶고 있는 양자의 손등에 몇 점의 물방울이 떨어져,
고개를 들어 스님을 우러러 보았습니다.
그 물방울은 노스님의 주름진 눈에서 떨어지는 눈물이었습니다.
노스님의 눈물.......
그날 이후 양자의 성격과 행동은 백팔십도로 달라져 너무나 착한 사람
으로 바뀌었습니다.
가족 수십 명이 달래고 꾸짖어도 고쳐지지 않았던 양자의 버릇이
노스님의 눈물로 완전히 고쳐진 것입니다.
이처럼 불자는 자비의 눈물이 있어야 됩니다.
그 내면에 이웃을 향한 자비의 눈물이 있어야 하고
참된 인정이 있어야 하고 피가 통하여야 합니다.
일체 불보살님의 사랑이 그러하듯이...
모든 중생을 위한 지장보살님의 눈물이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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