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향기/효에 관하여

[스크랩] 최고의 선은 효, 최고의 악은 불효

慧蓮혜련 2015. 12. 18. 14:43


 
안성 석남사 회주 정무 스님
 
세상에는 평생 교육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1년 농사는 쌀농사요, 6년 농사는 인삼 농사입니다. 60년 농사는 산삼이라고 하지요. 그럼 자식 농사는 어떻습니까. 30년 농사지어야 사람하나 만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평생 무슨 농사를 지어야 할까요.

나름대로 이것을 여덟 가지로 분류해 보았습니다. 오늘 다 설명할 수는 없고 이 여덟 가지가 무엇인가 만이라도 메모를 해 놓았다가 평생을 연구해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인생은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은혜를 알고 갚는 것, 즉 보살행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할 일은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쓸데없는 일, 한자로 불망착로라고 합니다. 네 번째는 비방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 네 가지가 또 있는데 시간과 돈을 같이 순서대로 쓰라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건강한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죽음 공부입니다. 죽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바로 사는 과정입니다. 죽는 것을 배우고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은 삶 자체가 훌륭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여덟 가지를 잘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첫 번째 인생 공부는 무엇인가. 인생 공부는 스스로 자기를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최고 불행은 인간이 인간을 모르는 것, 인간이 인간을 알려고 하는 것이 최고의 불행입니다. 인간의 본성은 선이나 악이 아니라 본원청정입니다. 오늘은 이 본원청정을 잘 새겨듣고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우리의 본원은 청정·광명·환희입니다. 기도를 할 때나 참선을 할 때에도 이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우리가 조금 기도하다가 또는 참선하다가 무엇을 보았네, 들었네, 알았네 하는 소리는 청정·광명·환희로 가는 도상에 일시적으로 나타난 병적이거나 망령된 것, 즉 삿된 마구니입니다. 불교의 기도는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본성이 청정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리거니와 우리의 본성, 즉 인간의 본래 성질은 청정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깨끗하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광명. 캄캄한 지옥이 아닙니다. 밝음이라는 것입니다. 환희, 기분 좋은 것입니다. 여러분들은 다행입니다. 발심을 하여 법회에 왔으니 말입니다. 발심을 하면 좋은 일이 자꾸 생기고 좋은 친구가 많아집니다.

우리가 나와 너를 분별하고 옳다 그르다를 말하는 것은 가짜입니다. 자신이 아닙니다. 실상이라야 합니다. 실상에 가려면 호흡이 끊어지지 않아야 합니다. 부처님은 생사를 들었다 놓았다 한 분입니다. 생사를 해탈한 분입니다. 죽음 공부를 하면 해탈은 못해도 죽음을 달관하게 됩니다.
 
죽을 때가 되어서 남을 위해서 남겨놓을 이야기를 못하면 끝난 것입니다. 가는 것만 못합니다. 남의 에너지를 뺏어야 하고, 남의 돈을 뺏어야 하고, 남의 시간을 뺏어야 목숨을 연명한다면 그때는 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봉사하지 못하면 인간이 아닙니다. 봉사할 때 인간입니다.

자기가 나라고 고집하고 오식, 육식, 껍데기로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밤의 가시라는 말을 아시나요. 우리가 좋다 나쁘다 하는 것을 까내어 버리면, 안에 딱딱한 것이 또 들어있습니다. 그것이 육식입니다. 사상이지요. 그것을 또 떼어내야 먹을 수 있지요. 그런데 안에 떫은 것이 또 있습니다. 이것을 칠식이라고 비교를 합시다. 그러면 알밤, 이것이 팔식입니다.

부처님께서 공부하고 실상에 들어가 보니 생로병사는 없는 것이더라 그 말입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보시고(깨달으시고) 누구에게 전할까 하다가 다섯 비구에게 갔습니다. 7일을 걸어 380km떨어진 곳까지 다섯 비구를 찾아간 것은 그래도 이들이라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입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그 말씀을 안했습니다.
 
그리고 당신이 증득한 실상묘법연화경은 40년을 설하고 그 후에 8년 동안에 했습니다. 많은 제자들이 있었으나, 몰라도 아는 척하고 거만한 자들이 물러간 이후 열매만 모아놓고 설한 것이 묘법연화경입니다. 평생 자기를 찾아보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왔다가 주인 한 번 안보고 가는 것입니다.

그러니 스스로 자기를 들여다보고 관찰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평생 해야 할 여덟 가지 중에 두 번째는 은혜를 알고 은혜를 갚는 것입니다. 부처님은 은혜를 갚는 자가 보살이라 했습니다. 은혜에는 부모님 은혜, 국가의 은혜, 동포의 은혜, 스승의 은혜, 자연의 은혜 등 기본적인 것이 다섯 가지 입니다.
 
다섯 가지 은혜가 없으면 순간이라도 우리가 건재할 수없는 것입니다. 이 중에서 부모님 은혜 10가지만 잘 알고 갚아도 되겠습니다. 부모님의 10가지 은혜 가운데 8가지가 어머님 은혜인데, 그 마지막 은혜가 이런 것입니다. 100세의 어머니가 임종한다고 방으로 들어가다가 뒤따라 들어오는 80세 아들에게 문턱 조심하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 사랑, 이 은혜는 명이 다해도 끝나지 않습니다. 부처님께서도 모든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천지신명을 다 섬겨도 부모님 잘 섬기는 것만 못하다고 했습니다. 또 만 가지 선은 기본이고 그 기본이 효행이라고 했습니다. 이 세상 최고의 착한 것이 효행이요, 최고의 악한 것이 불효입니다.

지금 범어사에서 100일 기도를 하고 있지요. 선망부모 천도를 위해서 말이지요. 분명히 선망부모가 천도되지 못했기 때문에 하는 것이지요. 문제는 부모가 아니라 자녀에게 있는 것입니다. 자녀 때문에 자유해탈을 못하고 방황합니다. 부모는 마지막에 운명하면서도 자녀 근심으로 마음을 못 놓습니다.
 
육신은 무너져도 생각은 변하지 않는 것이지요. 이것을 해결하는 길은 마음을 비워놓고 엎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먼저 좌정하고 앉는 것입니다.부처님 말씀에 어떤 사람이 삼보에 귀의치 않고 돌아가셨다고 하더라도 그 자손들이 영가를 위해서 잠깐이라도 일념으로 부처님을 염하면 그로 인해서 그 영가가 극락세계에 왕생한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그 잠깐의 일념이라는 것 그것이 바로 본원청정입니다.

자녀가 건재하지 못하면 부모님은 제도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부모님은 어떻게 모셔야 하느냐. 잘 순종하는 것입니다. 젊어 순종하고 늙어 수순하라 했습니다. 자기가 하고 싶어서 하는 순종은 자유보다 좋습니다. 어른 앞에 순종하는 마음을 가져보세요. 부모를 이기고 학생이 선생을 이기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은 자녀가 못된 짓을 할 때에 그 이유를 밖에서 찾지 마세요. 자기 마음 가운데서 모든 것을 찾아보세요. 자식은 거울로 반사한 것입니다. 뱃속에서부터 그림자를 보고 큰 것입니다. 자식이 잘못했을 때에 부모, 즉 자신이 그랬다는 것을 인정하면 부모 자격이 있다고 할 것입니다.

젊은 부모들은 자신의 부모를 보면서 부모가 되기 위한 인턴 생활을 하고 배워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평생을 공부하고 세세생생 공부하는 것의 요체는 자기를 찾는 것입니다. 자기를 찾고, 보살도를 행하고, 쓸데없는 짓 하지 않고, 남 비방하지 않고, 남 이야기 잘 경청하는 것. 이것이 바로 평생 해야 할 일인 것입니다.
 
요즘 세상에서 자신을 제일 화나게 하는 것은 아마도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 것일 것입니다. 이야기를 하는데 안 들어주고 자기 말만 퍼 붓습니다. 남이 이야기 할 때는 잘 들어주기 바랍니다. 말을 하는 것으로 병을 고치는데 그 정도의 자비를 베풀지 못할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가족끼리, 친구끼리 말 안 들어주는 것. 서로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불행을 막고 자비를 베푸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보살행입니다.
 

정무 스님은

스님은 1931년 전북 옥구에서 태어나 전북대학교 농대를 졸업하고 1958년 서울 봉은사에서 전강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김제 부흥사 등 제방선원에서 안거정진하며 수행해 온 스님은 특히 ‘일일부작 일일불식(一日不作 一日不食)’의 청규(淸規)를 실천해온 수행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스님은 여주 신륵사, 이천 영월암, 수원 용주사 주지를 역임했다.
출처 : 나무아미타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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