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명을 면하게 한 사미승의 개미방생
1)
옛날, 관상을 잘 보시는 스님이 계셨는데,
친구의 아들을 상좌로 데리고 있었다.
친구는 ‘아들의 명이 매우 짧으므로 스님을
만들면 짧은 명을 넘길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를 스님께 보내왔다.
스님께서 어느 날 아이의 관상을 보니 7일을
넘기지 않아 죽을 상이었다.
깜짝 놀란 스님께선
어린 상좌에게 한 열흘 집에 다녀오라며 돌려보냈다.
친구의 어린 아들을 단 며칠만이라도 부모 곁에서
지내다 죽게 하려 한 배려였다.
그런데 열흘이 지난 뒤, 상좌는 아무 일 없이 돌아왔다.
돌아온 상좌의 관상을 보니 본래 단명할 상이었으나
나쁜 기운이 사라지고 장수할 상으로 변해 있었다.
스님께서는 상좌에게 지난 열흘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물으셨다.
상좌는 "집에 가는 길에 개울물에 떠내려가는 큰 나무껍질을 발견했는데,
수천마리의 개미가 새까맣게 붙어 있었습니다.
조금만 더 떠내려가면 폭포에 떨어져 다 죽게 될
것 같아 옷을 벗어 개미가 붙은 나무껍질을 받아
마른 언덕땅에 놓아 주었습니다."라고 말씀드렸다.
스님은 그 말을 듣고 상좌의 등을 두드리며 고개를
끄덕이셨다.
개미떼를 살려준 방생의 공덕으로 7일 뒤에 죽을 상좌의 명은
70년이 연장되어 80세가넘도록 장수하며 열심히 부처님 법을
공부하였다고 한다.
조계사보 2003년 2월호에서
2)
옛날에 한 사미가 덕이 높은 고승의 제자가 되었다.
이 고승은 그 사미가 오늘부터 계산해서 일주일후면 반드시 죽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매우 괴로워하였다.
더구나 그 사미가 자기 스님에게 효성이 지극하여 말을 잘듣고, 정성껏 시봉하였기
때문에 더욱 그 애가 가엾게 생각되었다.
그래서, 그 고승은 사미에게 말을 하였다.
"얘야, 어머니 뵌 지가 오래지? 오늘 집에 돌아가 어머니께 효도하다가 8일 이후에
다시 절로 돌아오너라."
고승은 그 아이가 7일 후면 반드시 죽게되기 때문에 집에 돌아가라고 한 것이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8일 후에 사미가 절로 돌아왔다. 고승은 이상하게 생각되었다.
그 사미의 얼굴을 보니 더욱 광채가 나보였다.
"얘야, 나는 평생동안 앞으로 다가올 일을 귀신같이 모두 잘 알고있다. 내 보기엔
네가 7일이면 죽으리라 생각했는데 어떻게해서 8일만에 오늘 돌아왔느냐?
뿐만아니라 너의 얼굴엔 흉액이 모두 없어진 얼굴이구나."
사미도 그 얘기를 듣고 어안이 벙벙하여 스님께 무어라 대답할지를 몰랐다.
고승은 즉각 좌정하고 입정하여 삼매에 들어가니, 곧 그 까닭을 알 수가 있었다.
그래서, 다시 사미에게 물어보았다.
"얘야, 너 집에 가는 도중에 많은 개미를 구해준 일이 없느냐?"
"네, 스님. 집에 가는 도중에 많은 개미가 물에 갇혀있길래 나무 막대기로 그들의
위험을 구해주었습니다."
"음, 그랬구나. 방생을 하면은 반드시 장수하느니라. 옛날 고승말씀에 생명하나를
구해주면 칠층 탑 하나를 쌓는 것보다 낫다고 하였다.
너는 무수한 생명을 구하였으니 오래오래 살 것이다. 그리고, 장래의 복이 많을 것이나,
그래도 계속해서 방생을 해야하고 부처님법을 전파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일을 해서,
부처님의 이타구세(利他救世)의 자비정신을 발양(發揚)하여 더욱 더 살생을 금하고
방생을 권해야 하느니라."
사미는 스님의 말씀을 잘 준수하여 후에 큰 고승이 되었다.
출처: 연지대사의 방생행복 살생불행 (만법 김상근역, 삼보제자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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