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향기/가피와 영험록

◆유방암에 걸린 불자님의 이야기◆

慧蓮혜련 2009. 4. 22. 08:29

◆유방암에 걸린 불자님의 이야기◆

1996년 여름,
대구에 사는 40대 후반의 주부는
남편과 아이들의 뒷바라지에만 몰두하다가
자신이 유방암에 걸려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녀가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았을 때에는
유방암이 이미 말기에 이르러
수술로도 어떻게 해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있었다.

불자였던 그녀는 갑자기 찾아든
죽음의 그림자에 휩싸여 괴로워하다가 문득 결심을 하였다.
그래, 어차피 인생은 한 번 죽기 마련이다.
그리고 지금의 고통이 나의 죄업 때문이 아니더냐.
마지막으로 절에 가서 백일기도를 올리며,
업장을 소멸하고 죽음을 편안히 맞이하자."

가족들에게 자신의 뜻을 밝힌 그녀는
선운사 도솔암을 찾아가 지장기도를 시작하였다.
아픈 몸을 이끌고 365개의 돌계단을 오르내리며
식사를 하는 것도 쉽지 않았으므로,
하루 한두 끼만 먹으며 도솔암의 내원궁에서
지장보살의 명호를 부르고 힘닿는 데까지 절을 하였다.

"지장보살님,
이 중생의 죄업을 참회합니다. 참회합니다."

23일째 되는 날 밤,
땀과 눈물로 온 몸이 흠뻑 젖은 그녀는
몸을 가누지 못해 쓰러지고 말았다.
그때 어디에선가 희미한 음성이 들려왔다.

"정신 차려라. 저승사자가 기다리고 있는데
이렇게 잠만 자고 있어서야 되겠느냐?"
그리고는 불단 위의 지장보살님께서 내려와
가슴 뒤쪽의 등을 어루만지더니
대침(大鍼)으로 세 번을 찌르는 것이었다.
지장보살님께서 세 번째 침을 빼는 순간,
그녀는 움찔하며 잠에서 깨어났고,
갑자기 가슴주위가 시원해짐을 느꼈다.

같은 시각,
도량석을 하던 스님들은 내원궁으로부터
붉고 푸른색의 빛이 하늘로 뻗쳐오르는 것을 보고
환희의 예배를 올렸다.
그날 이후 그녀의 통증은 완전히 사라졌고,
예정했던 백일 기도를 마치고 다시 병원을 찾았을 때는
암에 걸렸던 자취조차 찾을 수가 없었다.

이들 이야기에서
우리가 꼭 새겨야 할 것은 참회와 감사이다.
지장신앙의 근본경전인 ≪지장경≫은
지장보살을 중심에 놓고,
중생의 죄업과 고통과 참회와
해탈의 상관관계를 설하여 놓은 경전이다.

곧 중생의 그릇되고 고통스런 현실은
과거의 죄업에서 비롯되고,
참회를 통하여 지장보살의 가피를 입으면
죄업이 녹아내리면서 원래의 편안함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장기도를 하는 이의 초점은
참회에 맞추어져야 한다.
지장보살을 생각하고 염불을 하면서 참회를 다하다 보면,
그리고 한 배 한 배 절을 올리며
지장보살과의 인연에 감사를 드리다 보면,
어느 순간 진한 눈물이 솟구치면서
업장의 밑바닥이 뚫어지는 것이다.

그렇게만 되면 지장보살이 꿈속에 나타나 가피를 내린다.
그런데도 기도를 하는 많은 이들은
참회와 감사보다는 매달리기에 급급하다.
물론 간절히 매달리는 것이 나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받고 있는 고난의 원인이 죄업인 만큼,
참회하고 반성하고 감사하면서,
스스로가 새롭게 태어나고자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기적인 기도보다는 참회하고 감사하고
새로운 원을 담아야, 새로운 삶이 싹트는 것이다.

정녕 기도하는 이라면
"잘못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쉽게 나와야 한다.

그 다음에"∼하여 주소서"
"∼살겠습니다"라는 기원과 맹세가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기도 앞에는 어떠한 고난도 녹아 내리고,
어떠한 어려움도 자취 없이 사라진다.
정녕 "참회와 감사"가 기도성취의 비결이거늘,
지장기도를 하는 이들이 어찌 이를 마다할 것인가!

나무 지장보살 마하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