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힘이 되시는 분이 계십니다
관세음보살대불님 특별기도와 토요철야기도 법문을 간단히 마치고 서울로 올라오는 몸이 약간은 무겁다. 백상선원에 도착하니 밤 11시반이 되었다. 일요일에는 동방대에 특강이 있어서 학교에 도착하니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다. 일박이일 신행실수를 하는 학인스님들의 눈빛이 초롱초롱하다. 고맙고 한편으로는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데 대하여 집행부의 부장으로서 미안한 감이 많다.
이내 정토사상 특강에 들어갔다.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지만 100분밖에 주어지지 않았으므로 이런저런 내용들을 정리하여 주기가 쉽지 않다. 정토사상의 특징에 대하여 강의를 마칠 즈음에 학인스님들의 정토사상에 대한 질문이 여간 날카롭지 않다.
요즘 나는 공부하는 재미에 산다. 다 늙어 지천명이 된 나이에 학인들의 열의와 연구에 대답하여 주기 위하여 공부하니 이것이 바로 도반을 잘 둔 덕분이 아니겠는가? 정토행자로서 함께 절차탁마하니 가르치기보다는 내가 배우는 것이 훨씬 많은 것이 사실이다.
어느 학인 스님이 ‘아미타불의 48대원 가운데 제18대원인 염불왕생원’에 대하여 과연 10념을 하면 극락왕생 되느냐는 것이었다. 거듭거듭 묻는다.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나는 그렇다고 확신할 뿐 아니라 그렇게 말씀드릴 수밖에 없다고 거듭거듭 강조하였다.
생사대사 문제는 여기 아미타불을 10념 하면서 해결된다. 즉 극락왕생의 문에 들어서는 티켓을 받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염불할 필요가 없다는 말씀인가? 그렇지 않다. 입학자격이 주어졌으면 더욱 열심히 각 과목의 학점을 따서 졸업을 해야 한다.
무슨 이야기인가? 우리는 십념을 통해서 극락왕생의 자격증을 획득하고 언제든지 갈 수 있게 된다. 그렇더라도 극락왕생 하는 목적이 극락에 머물기 위해서가 아니라 보살도를 실천할 법력과 원력을 배우러 가기 때문에 갖가지 공부와 선업을 닦게 되는 것이다. 그 가운데 선업 중에 선업이 염불이기 때문에 자연이 염불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토염불에서 깨달음이란 한소식을 의미하는 게 아니다. 첫째로는 자신이 형편없는 범부중생이라는 것을 자각하는 일이고, 둘째로는 부처님의 법과 세계는 완전하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또한 정토염불에서의 깨달음이란 보살도를 실천하는데 있는 것이지 자신이 무슨 명심견성하겠다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수행하는 이라면 당연히 알게 된다. 염불에서도 동정일여가 있으며, 몽중일여가 있다. 오직 염불 하나로 심신이 일여하게 되는 경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단계에 가면 10념이든 염념(念念)이든 관계없다. 일념즉시일념불(一念卽時一念佛)이요 염념즉시염념불(念念卽時念念佛)이라고 하셨으니 말이다. 오직 부처님만 계시고 염불하는 행자가 따로 없게 된다. 나는 전세에 복을 많이 지어서 이 말법시대에 정토염불법을 만났다. 보통복으로는 만날 수 없는 그런 복이다. 아미타경에서도 말씀하시지 않는가? 적은 복으로는 만나기 어려운 법이라고 말씀하시지 않았던가?
부처님은 불청지우이시다. 즉 청하지 않아도 우리를 찾아주시는 좋은 벗이시다. 어려울 때 우리가 진실로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오로지 한 분이시다. 나는 전세에 세간복을 많이 짓지 않아 내 능력보다 어렵게 살아가고 있는 부분이 없지 않다. 물론 보임(保任)과정, 즉 의사들의 교육과정으로 치면 수련의(修鍊醫) 과정이기 때문이지만 어려울 때마다 우리를 찾아오셔서 그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시는 분이 바로 부처님이시다.
오늘 어렵거든 부처님을 불러라. 정말 힘이 되시는 분이다. 평소에 안 찾다가 어려우니 찾는다고 꾸짖으시지도 않는다. 오직 대자대비로 기쁘게 맞아주시는 분이다. 바로 부처님이시다. 아무리 어려워도 부르면 반드시 응답을 주시는 살아계신 분이시다.
다만 믿고 의지하고 따를 뿐이다. 불러라. 목청껏 부르면 더욱 좋고, 나지막한 목소리라도 불러도 좋다. 난신지법(難信之法)이라 믿기 어렵지만 해보면 안다. 해봐야 안다.
어려울 때마다 우리에게 힘이 되시는 진정한 친구, 부처님!!!
백상선원에서 법안 두손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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