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안휘성 구화산(九華山) 천지암에 주석하는 비구니 태(太)스님이 나(聖安스님)를 찾아와서 자신의 고통을 이야기하였다. 스님은 최근 매일 밤 꿈에 고양이 한 마리가 나타나 자신의 목숨을 요구한다고 했다. 너무나 두려워서 꿈에서 깨고 나면 그 밤에는 더 이상 잠들지 못한다고 하였다.
그러면서 스님은 자신이 어릴 때 개구쟁이라서 고양이를 물에 빠트려 죽인적이 있다고 고백했다. 스님은 호북성에서 출가하여 이곳 구화산으로 왔고 그 일은 이미 수십 년 전의 일인데 고양이가 잠을 잘 때마다 자신을 찾아온다 하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스님은 두려워하면서, 돈을 들여 큰 절에 가서 큰스님을 청하여 구병시식이나 천도재를 올리면 어떻겠냐고 나에게 물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대답해주었다.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이 존경심과 청정심으로 하면 천도는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대다수가 무성의하게 대충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 스님이 직접 그 고양이에게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를 이야기하고 염불해주어서 극락왕생하게 하는 것이 더 났습니다. 스님에게 원한을 품은 고양이가 극락왕생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언제 그 원한이 풀리겠습니까?
그 고양이는 수십 년 동안 당신 곁을 떠난 적이 없습니다. 당신이 이렇게 먼 곳으로 와서 출가하고 절에 머물지라도 그 원한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다만 젊어서 기가 왕성할 때는 고양이의 그림자가 나타나지 못했지만 지금은 늙어서 음기가 성하고 양기가 쇠해져서 꿈속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만약 아미타 부처님의 원력에 의지하여 염불왕생을 구하지 않으면 스님이 임종을 맞았을 때 더 공포스런 모습이 나타날 것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들이 세세생생 맺어온 원한의 상대가 어찌 이 고양이 한 마리뿐이겠습니까? 끝이 없고 다함이 없을 것인데 우리가 언제 그 빚을 다 갚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대자대비하신 아미타 부처님께서 우리들의 이런 죄의 근기를 미리 아시고 불쌍히 여기시어 발원하셨습니다. 수많은 겁 동안 수행을 쌓은 공덕이 “나무아미타불” 여섯 글자에 담겨져 있습니다. 이 명호를 염하는 중생은 모두 극락왕생하여 성불하게 되는 공덕입니다. 단지 우리들은 일심으로 믿고 아미타 부처님께 의지하면 됩니다. 여섯 글자의 명호를 염하기만 하면 반드시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는 그 고양이도 구제하여 극락세계에 이르게 하실 것입니다. 아미타 부처님의 마음은 평등하며 사람과 축생의 구별이 없습니다. 고양이가 만약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면 극락정토를 구하는 마음이 우리보다 더욱 강할 것입니다. 무엇 대문에 수십 년 동안 괴롭게 당신을 따라다니면서 목숨을 요구하겠습니까?
이와 같이 스님이 스스로 믿으며 염불하고 또 고양이에게도 그렇게 설법하여 부처님을 믿고 염불하십시오. 그러면 둘 다 모두 서방정토에 왕생하게 되니 원한은 일부러 풀지 않아도 저절로 풀릴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인 천도불사가 아닙니다. 아미타 부처님께서 직접 천도하시어 서방정토에서 성불하게 하는 것입니다.“
대략 이렇게 말하였다.
또한 “시방의 중생이 만약 왕생하지 못한다면 나는 정각을 취하지 않겠다.”는 아미타 부처님의 대비의 서원과 “십념이라도 염불하면 반드시 왕생하는” 도리를 반복하여 말하였다. 태 스님은 매우 기뻐하면서 물었다. “내가 돌아가서 염불할 때 이 고양이를 위해 위패를 놓고 이렇게 설법해야 합니까?”
“그렇게 해도 됩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이 고양이는 그림자처럼 수십 년 동안 당신을 따라다녔습니다. 예전에 스님이 고양이를 위해 위패를 세우지 않아도 스님 곁을 한 발자국도 떠나 적이 없습니다. 인과는 허망하지 않아서 마차 그림자가 형상을 따르는 것과 같습니다. 아마 방금 우리가 나눈 대화를 고양이는 모두 남김없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 놓으세요, 고양이를 위해 염불하고 아미타 부처님께서 자비로 제도하시는 도리를 가르치면 고양이가 반드시 듣고 극락왕생을 원하게 될 것입니다.”
3일이 지난 후 태 스님이 다시 왔다. 이번에는 기쁨이 충만하였다. 나를 만나고 사찰로 돌아갔던 그날 저녁부터 고양이가 오지 않았고, 그래서 며칠 동안 잠을 잘 잤다고 하였다.
태 스님은 겨우 고양이 한 마리를 물에 빠트려 죽게 하였는데 줄곧 붙어서 이 먼 구화산까지 따라왔고 수십 년 동안 잊지 않고 있었다. 참으로 중생의 업력은 불가사의하다. 그러나 아미타 부처님의 자비로움 가득한 서원을 듣고나서 바로 고양이가 마음에 맺힌 원한을 풀었으니, 부처님의 서원과 광명이 가득한 여섯 글자(나무아미타불)의 명호는 더욱 불가사의하다.
성안(聖安) 법사 진술, 성소(聖蘇)법사 기록
- 불광출판사의 '염불, 모든 것을 이루는 힘' 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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