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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우면서도 충격적인 중국 오대산 묘법 노스님의 그 다음 인과 이야기
예전에 우리 할머니, 어머니들은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속담을 인용하시며 그저 착하게 살라 하셨다.
설령 인과응보라는 용어는 모를지라도 그에 입각해서 자식교육도 시키고 당신들의 삶도 꾸리셨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어떠한가? 눈에 보이고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 믿는다는 미명하에 인과를 도외시하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도저히 상상할 수조차 없는 험악한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알고 보면 인과를 믿지 않는 사회 풍토가 빚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인과는 자연의 법칙이다. 과거 현재 미래를 통하는 도리이다. 하지만 삼세를 꿰뚫어보는 안목이 없는 현대인들이 인과를 믿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믿든 믿지 않든 세상은 인과의 법칙대로 진행된다.
이 책은 우리가 만나고 겪는 일들,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들과 병의 원인이 모두 다 인과임을 생생한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또한 그 이야기들이 ‘전설 따라 삼천리’ 같은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들의 인과 이야기이기에 더욱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이 책에는 전편인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고 염불 수행한 수많은 사람들의 체험담, 묘법 노스님을 찾아뵙고 바로 그 자리에서 의문을 풀고 문제를 해결한 신비한 실화가 담겨 있다.
특히 책을 읽고 인과의 도리를 이해하고 참회의 마음을 일으켜 병이 낫고 건강해진 이야기, 고부간, 부부간, 자녀와의 갈등이 풀린 이야기, 심지어 임신한 여성들이 묘법 노스님의 말씀에 따라 철저히 고기와 오신채를 금하고 지장경을 독송하니, 아기가 건강하고 총명하며 키우기 편하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대부호는 본인의 능력은 변변치 않은데도 과거 전생에 지은 공덕과 이생에 사업을 하면서 이웃을 도운 공덕으로 사업이 날로 번창한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이 책을 엮은 과경 거사가 머리말에서 “개인의 인연이 다르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얻는 이익도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산에 비가 내리면 큰 나무, 작은 풀까지 잘 자라듯이 두루두루 그 혜택을 입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이야기를 읽고 진심으로 행한다면 바로 묘법 노스님을 직접 만나는 것과 같으며, 막대기를 세우면 그림자가 나타나듯이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힘주어 말하듯 이 책의 전편인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고 수많은 사람들이 각자가 지닌 고통을 치유하였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는 이 책은 속편이 전편보다 못하다는 선입견을 불식시킨다.
우리 이웃들의 실제 인과사례와 아울러 묘법 노스님의 스승인 선화 상인의 법문, 양무제의 스승인 지공 선사의 인과 법문, 양무제의 양황보참, 티베트의 고승 쇼다지캄포 대사의 방생공덕 미묘법문 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다보면 모두가 자신의 일처럼 느껴지고, 마음을 돌이켜 참회하고 행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개인의 삶이 밝아지고 행복해질 뿐만 아니라 혼탁한 세상을 맑힐 수 있는 인과의 이치가 담긴 이 책의 일독을 권한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가 출판된 후 각지의 불자들로부터 큰 환영을 받았다.
나를 기쁘게 한 것은 적지 않은 독자들이 그 책을 읽고 인과(因果)의 도리를 이해하게 되었으며, 참회의 마음을 일으킴과 동시에 몸의 병도 어느덧 갑자기 좋아지거나 많이 가벼워졌다는 것이다.
아직 육식(肉食)을 끊지 못한 독자들은 이 책을 읽은 후, 비로소 고기 먹는 것이 큰 죄라는 것을 알게 되어 바로 고기를 끊었다.
그런 지 몇 개월 후 신체가 날로 건강해지고 피부도 좋게 변하여 나이에 비해 매우 젊어 보이는 경우가 많았으며, 어떤 사람은 사업이 날로 발전하였다고 한다.
고기를 끊은 후 몸이 뚱뚱한 사람은 살이 빠지면서 건강해졌으며, 마른 사람은 오히려 체중이 늘었다. 아기를 임신한 여성들은 철저히 고기와 오신채를 금하고 『지장경(地藏經)』을 배워 독경하니, 태어난 아기가 건강하고 총명하며, 모습이 잘 생기고 키우기가 편하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비린내 나는 고기를 먹지 않은 이점이 너무도 많으며, 각 개인의 인연이 다르기 때문에 얻는 이익도 다르게 나타난다. 여러 곳에서 들려오는 기쁨이 충만한 소식을 들으며 많은 것을 느꼈다.
산에 비가 내리면 큰 나무, 작은 풀까지 잘 자라듯이, 불법은 감로(甘露)와 같아서 감로의 비가 한 번 내리면 우리 중생들은 두루두루 그 혜택을 입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불경(佛經)을 깊이 연구하면 지혜가 증장하며, 듣고 믿어 받아들이면 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이 또한 내가 이 책을 쓴 본래의 목적이다. 안으로 추구하면 얻을 수 있으니, 즉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도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불법(佛法)은 바로 묘법(妙法)이다. 이 책에 소개된 여러 이야기를 읽고 이해하여 진심으로 행한다면 바로 묘법 노스님을 직접 만나는 것과 같다. 막대기를 세우면 그림자가 나타나듯이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많은 불자들의 요구에 부응하여 다시 여러 가지의 다른 인과 이야기를 제공하니 참고하기 바란다.아울러 중원(中原)에서 만난 묘용(妙容) 비구니의 자기 피로 쓴 사경(寫經)의 이야기를 소개하니 수행의 모범으로 삼기 바란다.
도적 같은 이들이 나타나 스님의 옷을 입고 부처님을 팔면서 갖가지의 악업을 짓고 있는 오늘날, 이러한 묘용 스님의 출현은 우리로 하여금 이 땅에 불법이 다시 부흥될 것이라는 기대와 기쁨을 느끼게 한다.
묘용 스님과 같은 분들이 출가의 모습으로, 거사의 몸으로, 혹은 갖가지 다른 몸으로 백 명, 천 명, 심지어 만 명 이상 나타나, 묵묵히 마음의 땅을 갈면서 조만간 큰 과(果)를 이루어 수많은 중생을 이롭게 할 것이라 믿는다.
묘법 노스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진정한 불교도는 마땅히 부패를 척결하고 깨끗한 정치를 이끄는 사람이 되어야 하며, 불법을 지켜 모든 악은 짓지 말고 착한 일을 행할 것이며, 국법을 지켜 법과 기강을 존중하며, 가법을 지켜 노인을 공경하고 어린이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말법(末法)시대인 지금 크게 발심한 수행자들이 세상에 많이 출현하고 있으니, 말법이라도 말법이 아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이 넓고 넓은 불법(佛法)의 바다로 들어오기를 원한다.
삼보제자 과경(果卿)
옮긴이의 말
불교를 믿는다는 것은 무엇을 믿는다는 것인가?
불(佛)·법(法)·승(僧) 삼보(三寶), 즉 부처님과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법과 그 법에 따라 수행하고 법을 전하는 스님들을 믿는 것이 아닌가!
그 중에서 인과(因果)의 도리를 믿어야 하는 것은 불자라면 가장 기본적인 전제이기도 하다.
2,5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중요하게 설하신 인과응보(因果應報)는 많은 경전을 통해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말법시대로 접어들자 과학이 고도로 발전함에 따라 사람들은 인과에 대한 인식과 믿음이 희박해지고 있으며, 인과응보의 이야기를 신화나 전설같이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번역하면서 나는 세상 모든 것이 인연에 의해 전개된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최근에 일어났던 실제 사례를 통하여, 우리가 만나고 겪는 모든 일들이 알고 보면 결국은 ‘자기가 지어 자기가 받는다〔自作自受〕’는 것을 명확하게 알려주고 있다.
이 모두는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 묘법 노스님의 혜안으로 간파하시고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하여 들려주신 것이다. 인과는 과거·현재·미래를 통하는 도리이기 때문에 그러한 삼세를 꿰뚫어 보는 안목이 없는 우리들이 믿기 쉬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불교를 믿는 불자라면 부처님의 가르침 중에서 핵심적인 사상인 인과의 이치를 이해해야만 비로소 현생의 고통뿐 아니라 생사의 윤회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불보살께서는 인과의 도리로써 중생을 제도하시며 중생들은 인과에 의지하여 성불(成佛)의 길로 갈 수 있는 것이다.
인과를 따르는 것은 바로 고통을 뛰어넘을 수 있는 지렛대이자 악도를 막는 방패이며, 천상으로 향상할 수 있는 길이며, 생사의 바다를 건너가는 배와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선이 하늘로 날아가기 위해서는 발사대가 튼튼해야 하듯이, 우리가 생사(生死)의 고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계(戒)의 몸이 튼튼하게 갖춰져야 할 것이다. 계란 바로 인과를 기초로 하기 때문에 수행자는 인과에 대한 철저한 인식하에 과거의 업장을 참회하고 새로운 나쁜 업을 짓지 않아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우리의 불성(佛性)을 가로막고 있는 망상과 업장은 점차 엷어질 것이며, 인연이 도래할 때 불보살(佛菩薩)의 가피로 본래 우리가 가지고 있던 불성이 현현할 것이다.
인과를 무시하면 결코 불보살의 가피를 입을 수 없을 것이며, 결국 자기의 업대로 살다보면 삼악도에 빠져 생사의 고통 속에서 벗어날 날을 기약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말법시대로서 우리들의 근기가 약하기 때문에 단번에 불성을 깨달아 들어가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러므로 먼저 염불이나 다라니에 의지하여 자기의 무거운 업장을 녹여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 다음 때가 되면 최상승의 공부를 할 수 있는 기초가 형성될 것이며, 근기가 뛰어난 사람은 단박에 자기의 성품을 깨닫게 될 것이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전편을 읽고 많은 분들이 고기 먹는 문제에 대하여 한번쯤은 생각하면서, 고기를 먹을 때 다소 죄책감 같은 것을 가지게 되었다고 하였다.
지금 우리는 오직 영양학적으로만 생각하고 아무런 의식없이 고기를 먹고 있다. 고기 먹는 것이 이미 굳어진 생활습관이 되어 이를 바꾸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고기 내면에 들어있는 고통 받는 생명(영혼)을 생각하고 식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고통과 생사에서 벗어나려고 하면서 다른 생명을 고통스럽게 하면, 이는 생사에서 해탈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업만 짓고 윤회의 고통에 빠져드는 길이다. 자비의 마음으로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자체가 커다란 공덕을 짓는 것이라고 하였다.
요즘은 심지어 스님들조차 고기와 오신채 먹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데, 대승불교에 속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문제에 대하여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남방불교에서 고기를 먹는다고 그걸 따라할 수는 없는 것이다.
스님은 우리 불자들의 의지처인데 스님들이 고기와 오신채를 먹으면 더 이상 중생들이 공덕을 지을 수 있는 청정하고 성스러운 의지처가 될 수 없을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전편에서 다 소개하지 못한 사례를 통하여 인과의 진실을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음욕심을 끊지 못하면 절대로 생사에서 해탈할 수 없으며, 구복(口腹)을 채우기 위하여 고기를 먹고 살생을 많이 하면 수많은 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호소하면서, 지금이라도 잘못을 깨닫고 깊이 참회하고 수행하면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말하고 있다.
묘법 노스님께서 말씀하시길, 생사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고기와 오신채를 끊고 열심히 참회, 수행하라고 하셨다. 지금 우리가 노스님을 뵙고 싶어도 찾아 뵐 수 없다.
하지만 그분의 고구정녕한 말씀의 일부분이나마 접할 수 있어서 다행이며, 우리가 그분의 가르침대로 열심히 수행하면 그분을 직접 만나 가르침을 받은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가르침을 따라 행하지 않으면 지금 노스님을 직접 만나뵙더라도 아무런 이익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에는 없지마는 인과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양무제의 스승이신 지공 선사(志公禪師)의 인과법문을 추가하였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티베트의 고승이자 역경사인 쇼다지캄포의 방생공덕에 대한 감로법문을 첨부하여, 살생의 해악과 방생의 공덕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고자 번역 소개하였다.
이러한 실제 사례와 고승대덕의 법문을 통하여 인과를 이해하고 살생을 하지 않으며, 또한 방생 등 여러 공덕을 지어 우리 모두 하루빨리 질병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되기를 바란다.
첨단과학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을 무시하고 인과를 역행하면 그에 대한 과보가 조만간 자기에게 미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여 고통에 빠지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인과의 무서움과 생사의 무상함을 느끼고 모두가 마음을 돌려, 지난날의 허물을 깊이 뉘우치고 널리 공덕을 짓는 일에 힘쓰며 불도(佛道)수행에 매진하는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
번역을 마무리하면서 묘법 노스님과 과경 거사에 대한 은혜를 조금이나마 갚게 되어 기쁘며, 번역이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으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기를 바란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에 보내주신 독자님들의 성원과 관심에 대하여 이 글을 통하여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이 책이 세상에 널리 알려질 수 있도록 출판해주신 불광출판사에 대하여 다시 한번 감사드리면서,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이 생사의 고해에서 벗어나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빈다.
정해(丁亥)년 화창한 봄날
재가불자 각산(覺山) 삼가 씀
◆ 원저자 묘법| 1916년에 태어나시어 수년 동안 오대산에서 폐관 수행을 통해 큰 깨달음을 이루셨다. 시절 인연이 도래하자 세상에 나오셔서 중생을 교화하셨다. 특히 생생한 인과법문을 통해 업장을 소멸함으로써 치유시키는 신이한 힘을 가지셨다. 말년에는 은둔 수행을 하시다가 2004년(87세) 입적하셨다. 중국에서 발간된 이 책의 원제목은 『현대인과실록 2』로서 원저자의 뜻에 의해 비매품으로 발간, 배포되었다.
◆ 엮은이 과경| 1946년 천진 시 출생으로 무신론자였다. 1990년 오대산에서 묘법 스님을 뵙고 새롭게 발심, 스님의 지도로 염불 수행하였다. 지금 연락이 되지 않는 곳에서 수행 중인 과경 거사는 자신에 대해서는 알려지길 원치 않고 오직 묘법 스님의 인과 이야기가 세상에 유포되어 모든 이가 인과의 법칙을 깨닫고 열심히 수행하여 복혜가 증장하고 불도를 이루기를 기원하고 있다.
◆ 옮긴이 각산 정원규| 1957년 경남 진주에서 출생하였으며, 1976년 진주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1983년 경북대학교 중어중문학과 졸업, 1987년부터 경남도청에서 근무하였으며, 2002년 9월부터 2004년 8월까지 중국 북경 소재 대외경제무역대학에서 연수(국제무역전공)하였다. 2005년 1월부터 현재 중국 청도(경상남도 산동 사무소장으로 재직 중)에서 불자들에게 불법을 전하면서 염불 수행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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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밭에서 꽃이 피다- 방탕한 청년의 개과천선
나의 이름은 여산걸이며, 하남성(河南省) H현 사람이다.
4.5년전 어느 날 우리 공장의 이령이라는 직원이 점심시간에 동료와
대화하는 내용을 우연히 듣게되었다.
오대산에서 묘법노스님을 참배한 일이며 인과응보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즐거운 대화 분위기에 영향을 줄까봐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약간 떨어져서 들었다. 왜냐하면 공장 사람들은 나만 보면 피하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으로 불법을 들은 감동을 억제할 수 없어, 그날 저녁식사후 용기를
내어 이령의 집으로 찾아갔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남편 단거사와 같이 집에
있었다.
그들은 나를 내치지 않을 뿐만아니라, 남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었다. 나는 그들(그들은 모두 묘법스님의 제자였다)집에서
두세시간 머물면서 불법의 감로비를 맞았으며, 이를 계기로하여 나의 온몸에
달라붙은 병의 원인을 알게되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통절히 과거의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무간지옥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우리 지역의 우는 아이에게 부모가 단지 "여산걸이 온다"고
말하면 울음을 뚝 그칠 정도다. 아이를 달랠 때 내 이름이 효과를 발휘하는데,
그것이 바로 내가 고향사람을 위하여 유일하게 '좋은 일'을 한 셈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내가 어떤 방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가를 알게될 것이다.
몇년 전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웃고 떠들면서 큰 길을 걸어가는데 뒤에서 자동차
의 경적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돌려보니 외지에서 온 큰 화물차이기에, 무시하고 길을 계속 갔다. 그러자,
그 차는 경음을 크게 울려 나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나는 큰소리로 운전기사에게 "너 죽고 싶어?"하며 욕을 퍼부어댔다.
이 때 차가 멈추면서 운전기사가 머리를 내밀고, "네가 죽고 싶은거 아니냐!"라며
맞받아쳤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차에 뛰어올라 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그런데, 기사 옆에 예쁜 아가씨가 앉아있었다. 나는 즉시 차문을 열고 들어가,
몸으로는 아가씨를 누르고 오른손으로 운전기사를 때렸다. 과거에 저지른 나쁜
짓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부끄러워 입에 담지도 못할 지경이며, 지금 생각하면
후회막급이다.
나는 이전의 잘못을 고치고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였다. 며칠 후 여러가지 말
들이 들려왔다.
"여산걸이 불법을 배울 수 있을까? 개똥밭에서 꽃이 피겠군!"
"불교가 아무리 좋아도 여산걸때문에 배우고 싶지않아!"
그 밖에도 더욱 듣기 거북한 말들이 들렸는데, 그 당시 나는 아무리 심한 말을 들어도
화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욱 내 자신에 대한 참회심이 솟아났다.
그 어느 누구도 나의 개과천선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이것도 인과응보야. 조금도 틀리지않아.'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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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온갖 질병으로 인해 전신이 무력하며 때때로 쇼크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단거사는 이것은 내가 육식을 위해 살생하고 사람을 때린 과보라고 하였다.
나는 불법을 듣고 인과응보의 무서움을 알았으니, 잘 배워 새사람이 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내가 어째서 착한 사람이
될 수 없겠는가? 불보살께서는 불법을 알지 못하여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하여금
어찌 불법을 배우게 하시지 않겠는가?
이미 결심한 이상 좋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했다.
동료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그때부터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면 불경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일체의 비린내 나는 것, 담배와 술조차도 모두 끊고 매일 불전에서
이전에 저지른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 등의 죄업을 참회하였다.
백 배, 이백 배, 삼백 배, 일천 배 절을 하면서, 내가 죽인 동물들과 때리고
욕하며 괴롭힌 사람들에게 모든 공덕을 회향하였다. 한 번 절을 할 때마다
간절히 참회를 하였으며, 눈물이 온 얼굴에 범벅이 되었다. 절하는 나 자신
조차도 내가 여산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마침내 어느 날부터 불교신도들이 나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이웃과 친척들도
나를 보면 인사하기 시작하였다. 귀신이 사람으로 변하여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단거사는 나를 데리고 묘법스님께 귀의하게 하였으며, 그 때부터 새 인생이
펼쳐졌다.
어느 날 꿈속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검은 개가 다가오자, 말할 수 없이 귀여워
하며 두 손으로 개를 쓰다듬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 다음날 잠에서 깨자 온몸이 가벼워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 때부터 내 몸의
병은 부지불식간에 점점 좋아졌다.
어느 날 검은 개에 대한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개는 수년 전 내가 끈으로
묶어 잡아먹은 개였다. 그 개에게 목숨의 빚이 너무나 많고 업이 커서, 죄업이
쌓여 병이 되었던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참회, 송경하고 회향하니 나에 대한 원한을 풀어주었다. 그 개는
다시는 나를 원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꿈속에서 나에게 다가왔으니, 이것은 그
개도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설명한다.
나는 그 후 매일 내가 죽이고 먹은 동물을 위하여 '지장경' 일편을 독송하기로
결심하고 줄곧 독송을 계속하면서, 그들이 조속히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나와
함께 불도를 이루기를 빌었다.
몇 년 후 나는 여전히 '유명인사'가 되었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보면 두려워하는
'귀신'이 아니라, 부모들이 나의 행적을 가지고 말을 잘 듣지않는 자녀를 훈계
하게 되었다.
"여산걸도 아주 착한 사람으로 변했는데, 어찌 네가 변할 수 없겠는가?"
나는 부모말씀을 잘 듣지않는 아이들이 본받을 모범이 되었으니, 여산걸도 인간세상
에 헛되이 온 것이 아니었다.
이 몸이 저지르는 모든 선악은 자신의 마음이 일으킨 것으로서, 마음이 변하면 일체
가 변하는 것이다. 내가 악인에서 착한 사람으로, 불제자로 변한 근본원인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이 변한 것이며, 번뇌와 보리(菩提:깨달음)는 모두가 마음이 짓는 것
임을 알 수 있다.
나는 예전의 나처럼 행실이 나쁜 모든 사람들과 같이 조속히 바른 길로 돌아가서
함께 불도를 증득하기를 원한다.
나는 시를 쓸 줄 모르며 사(詞)도 지을 줄 모르지만, 몇 마디 구로써 나의 심지를
표명하고자 하니 비웃지 말기를 바란다.
부처님의 거룩한 명호 염불소리 투철해지면
모든 부처가 마음 가운데 내려앉네.
아침의 종소리, 저녁의 북소리에
꿈속의 손님을 깨우니 급히 마음을 돌려
달리는 말 위로 채찍을 휘두르네.
나무아미타불! 나무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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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세의 정
언젠가 묘법 노스님과 함께 어느 큰 절에 갔는데, 주지스님이 노스님께 그 절에 상주하는 두 사미니에 관한 이야기를 하시면서 해결책을 부탁하였다.
그 두 사미니는 스물을 갓 넘긴 나이로 단아하게 생겼다. 출가하기 전에 같은 대학을 졸업하였으며, 모두 석사학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출가 후에 독경 예참과 염불, 몸가짐 등이 다 뛰어나며 『능엄경(楞嚴經)』을 완전히 외울 수 있다고 하였다. 그들은 비구니스님 가운데 출중한 인재가 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그런데 주지스님이 아무리 훈육해도 고치지 못하는 결점이 하나 있는데, 즉 ‘동성애(同性愛)’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편의상 구분하기 위하여 ‘갑’ 사미니와 ‘을’ 사미니로 호칭하고자 한다. 처음부터 그들은 떨어지려고 하지 않았으며, 잠을 잘 때도 같이 자려고 하고, 줄을 설 때도 함께 줄 서려고 하고, 아침저녁 예불할 때에도 앞뒤로 붙어 있으려고 하며, 선방에서 좌선할 때, 공양할 때도 매번 함께 앉으려고 하였다.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에도 두 사람은 같이 가려고 하였다고 한다. 처음에는 아무도 그에 대해 주시하지 않았으나, 시간이 흐르자 대중스님들 사이에서 의론이 일기 시작하고 주목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어느 날 주지스님이 둘 중 하나에게 외부의 일을 보게 하였는데, 다른 하나가 꼭 같이 가겠다고 하면서 못 가게 하니 기분이 상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문제가 발견된 것은 좋았으나 도량 내의 많은 스님들이 언짢게 생각하였으며, 스님들의 청정함에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비록 대중스님들은 말하지 않았으나 그 뒤로 언제나 그 두 사미니를 주시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정상에서 벗어난 행위는 발견하지 못하였다.
주지스님이 그 두 사미니를 불러 여러 차례 대화하고 심지어 나무라기까지 한 뒤에는 ‘을’ 사미니가 ‘갑’ 사미니를 멀리하기 시작하였다. 그러자 이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줄 누가 알았겠는가? ‘갑’ 사미니가 ‘을’ 사미니의 이러한 소원(疏遠)한 태도를 참지 못해, 마침내 의견충돌이 일어난 것이다. 비록 큰소리로 싸우지는 못하였지만 두 사람은 얼굴을 붉히는 일이 잦아졌다. 싸움은 싸움이고 ‘갑’은 여전히 ‘을’로 하여금 한 걸음도 떨어지지 못하게 하였다. 마치 어머니가 막 걸음마를 뗀 아이를 보살피는 것 같았다.
그들의 말에 의하면, 이러한 감정은 중학교 때 갓 사귀었을 적부터 시작되었으며, 첫 만남에서 정(情)이 통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었다고 하니 자기들도 좀 이상하다고 느꼈단다. 대학에 들어가 기숙사에 들어가서부터 위·아래 침대를 사용하였으며, 자주 한 침대에서 잠을 잤다고 한다.
‘갑’ 사미니가 주지스님께 말씀드리기를, “‘을’ 스님이 보이지 않으면 제 마음이 이상하게도 불안해지니, 저도 비정상이라고 느끼지만, 제 마음을 통제할 방법이 없습니다.”라고 하였다.
주지스님은 묘법 노스님께 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주시기를 청하였다. 노스님은 잠시 침묵하시더니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다.
“그녀 둘은 삼생(三生) 전에 모자(母子) 관계로서 어머니는 자애롭고 아들은 효성스러워 그 은애가 지극히 깊었으며, 그 다음 생은 부부가 되어 더욱 친밀하기가 마치 아교와 옻칠과 같이 평생을 서로 의지하며 지냈습니다.
그러나 음심(淫心)이 무거웠기 때문에 다음 생에는 한 쌍의 제비로 태어나 축생으로 떨어졌으며 조석으로 같이 지내게 되었습니다. 이 한 쌍의 제비는 어느 절 안의 큰 나무 위에 둥지를 틀고 살았는데, 매일 스님들의 경 읽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금생(今生)에 여자의 몸으로 태어날 수 있었으며, 아울러 총명하고 기억력이 좋으며 또 같이 출가하여 수행하러 온 것입니다.
수행을 잘 하면 금생에 생사(生死)를 벗어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약 다생(多生) 이래의 애정에 빠진 마음을 놓지 못하면, 내생에는 지옥에 떨어질 수 있으며, 다시 불법을 만나려고 해도 어려울 것입니다.”
노스님은 주지스님의 요청에 응하여 특별히 그 두 사미니스님을 불러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었다. 그들은 이러한 서로간의 인연을 이해한 후 바로 애정을 놓기로 발원하였으며, 불전(佛殿)에 참회하러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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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무도회
작년에 공 선생이라는 분이 불교를 믿고 있는 부인과 함께 묘법 노스님을 뵈러 왔다. 그는 대략 사십이 넘은 나이로서 짙은 눈썹에 큰 눈, 오른쪽 볼 아래가 매우 붉었으며, 두툼한 입술이 후덕한 인상을 주었다. 그러나 정신 상태는 그렇게 좋지 못하였다. 그의 부인이 말하였다.
“반년 전 어느 날 저녁 남편이 귀가하는 도중 어떤 사람에게 황산 세례를 받아 얼굴을 상하게 되었습니다. 어두워서 괴한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남편은 검찰기관에서 근무하는데 일처리가 성실하여 아마도 어떤 사람의 보복 행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시정부는 이 사건에 대하여 매우 중시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남편은 지금 마음이 매우 뒤틀려 있으며, 울화가 차있어 언젠가는 보복할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를 먹어도 잠깐 잠을 잘 수 있을 뿐입니다. 이러다가 남편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두려워, 특별히 스님께 가르침을 구합니다.”
노스님께서 공 선생에게 말씀하셨다.
“이 사건은 선생이 살생하고 고기를 많이 먹는 것과 관계가 있습니다. 검찰의 업무는 단지 조그만 인연에 불과하니, 이 사건을 저지른 사람에게 원한을 갖지 마십시오.
선생에게 일러드리고 싶은 것은 선생은 정신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얼굴의 상처가 회복되면 흉터가 남지 않을 것입니다. 마음가짐을 잘 하시고 이후로 다시 이런 일을 만나지 않으려면 하루 빨리 고기 먹는 것을 끊으시고 항상 ‘나무 관세음보살’ 명호를 염하셔야 합니다.”
그는 스님의 말씀을 받아들였으나, 보아하니 마음속은 여전히 압박을 받는 것 같았다. 스님은 그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요구하였다. 그들이 돌아간 후 스님은 나에게 일러주셨다. 그의 부인이 자리에 있어 못한 말이 있는데, 그것은 본인이 불교를 믿지 않으니 전생의 인과 이야기를 해 주어도 믿지 않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삼 일이 지나 시간을 내어 공 선생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사람들에게 식사대접을 받을 때 식당에 가서 주문하는 음식이 대부분 해산물의 구운 요리가 아닌지요?” 그는 업무관계로 사람들의 청을 받아 식당에서 먹고 마시는 경우가 많았다. 향응을 받는 자체가 업을 짓는 것인데, 하물며 고기를 먹고 살생을 하니 그 업이 더욱 중해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물었다. “다른 사람에 이끌려 가면무도회에 참가하여 춤을 춘 적은 없는지요?”
그런 장소에는 가지 말아야 하며, 이것이 바로 얼굴에 상처를 입은 원인이다.
그 밖에 공 선생의 전생은 부유한 사람으로서 자비심이 있어 가난한 사람을 불쌍히 여겨 항상 보시를 행하였다. 따라서 그는 금생에 먹고 마시는 것을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복이 있다. 그러나 선량한 사람도 일을 하는 데 있어 선과 악이 섞이기 마련이다. 그는 부유하기 때문에 자연히 일종의 존귀심리가 생겨, 아랫사람에게 자주 모욕을 주며 인격을 무시하는 일들이 발생하게 되었다.
전생의 어느 날, 공 선생은 책읽기에 몰두하고 있었다. 하녀가 일 때문에 곁에 와서 부르는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얼굴을 돌려보니 하녀인지라 바로 두 눈을 부릅뜨고 탁자에 있는 컵을 들어 하녀의 얼굴에 뿌렸다. 그의 갑작스러운 분노에 하녀는 어쩔 줄 몰라 울음을 터트렸다.
이것이 바로 공 선생이 금생에 괴한에게 황산 세례를 받게 된 원인이다. 그러나 전생의 인연을 살펴볼 때, 얼굴이 훼손될 지경까지는 이르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전생의 그 여자하인이 몸을 바꿔 태어나 황산을 뿌렸을 것이다.
스님의 법문을 들으며 사뭇 감개무량한 마음이 일어났다. 『지장경』에서 이르기를, 이 세계의 우리 중생들은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 업 아님이 없고 죄 아님이 없다고 하였다. 어떤 행위가 조금만 여법하지 않아도, 인연이 모일 때 과보가 현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록 백천 겁이 지나도 저지른 업은 없어지지 않으며, 인연이 모일 때 과보를 스스로 받아야 된다.”
모든 불제자는 여법하지 않은 자기의 언행을 바로잡아야 하며 악한 과보가 닥칠 때 후회하지 않으려면, 마음을 움직이고 일으키는 데 공을 들여야 한다. 종이를 절약하기 위하여 그 후의 이야기는 쓰지 않는다.
묘법 노스님은 아직까지 말씀하신 것이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으며, 공 선생이 이번 일을 계기로 하여 반드시 불법을 배우는 길에 들어설 것을 바란다.
문: 외삼보(外三寶: 佛法僧)와 내삼보(內三寶: 精氣神)의 관계에 대하여설명해 주십시오.
답: 신(神)은 부처님〔佛〕에, 기(氣)는 법(法)에, 정(精)은 승(僧)에 대비됩니다. 내삼보는 사람의 법신혜명(法身慧命)이며, 외삼보는 사람의 좋은 모범입니다. 따라서 외삼보를 보호하는 동시에 자기의 정·기·신을 잘 보호해야 합니다. 몸을 깨끗이 하기를 옥과 같이 해야 동시에 내삼보를 낭비하지 않게 됩니다. 결코 출가가 승이 아니며, 정과 기를 낭비하지 않을 수 있으면 승이라 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설령 재가인이라도 정과 기를 낭비하지 않으면 또한 승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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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에 화를 낸 과보
서안(西安)의 어느 염불당에서 50세 전후의 어느 여신도가 묘법 노스님께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하였다. 그녀는 남편과 일찍이 이혼하고 고생스럽게 키운 딸이 이미 북경 모 대학 석사인데, 어릴 적부터 자기의 마음과는 상반되게 행동하려고 한단다.
동(東)으로 가라고 하면 딸은 기어코 서(西)로 가려고 한다. 비유하면 딸은 볶음밥을 가장 좋아하여 자기가 만들어 주면 매우 맛있게 먹으면서도, 오히려 맛없는 듯 가장하면서 국수를 먹고 싶은데 엄마는 그것도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 다음날 국수를 만들어 주면 딸은 계란 볶은 것을 먹고 싶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그러나 밖에서는 철이 든 착한 아이라는 말을 들으며, 매년 학교의 모범생이 되곤 하였다.
비록 엄마의 영향으로 불교를 믿지만 엄마에 대한 태도는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염불이 좋다고 말하면 그녀는 기어코 참선을 하러 가겠다고 하고, 엄마가 좌선을 하고 있으면 딸은 염불을 한다고 한다.
“스님! 딸아이가 저의 죄업의 인연으로 빚을 받으러 온 것은 아닌지요?”
노스님께서 그녀에게 반문하였다.
“딸을 임신한 지 6개월째 되었을 무렵, 남편에게 두 번 연속 화를 낸 적이 없는지요?”
그녀는 조금 생각해보고 나서 답하였다.
“있습니다. 두 번 화를 낸 적이 있습니다.”
“보살님의 남편은 과거에 줄곧 당신을 사랑하고 아껴왔죠?”
“그렇습니다.”
“보살님은 남편에게 크게 성을 내고는 자신을 원망하였으며, 매번 마음으로는 잘못을 알면서도 고집을 부리곤 하였습니다. 마침내 당신은 남편의 사랑을 잃게 되었으며, 같이 사는 생활에 대한 믿음도 잃게 되어 결국 남편이 이혼을 제기하게 되었습니다.
보살님은 비록 마음속으로는 이혼하고 싶지 않았으나 입은 도리어 마음과 상반되게 말하기를, ‘이혼하자면 누가 이혼 못해. 이혼하지 뭐. 당신 나가요!’라고 말했습니다. 이혼 후 지금까지 재혼하지 않은 것도 회한(悔恨)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 때문이죠?”
그녀가 갑자기 실성한 듯 통곡하는데, 얼굴에 눈물이 폭포수처럼 흘러내렸다. 노스님은 이어서 말씀하셨다.
“뱃속의 태아는 보살님이 남편과 싸울 때 보살님에 대하여 화가 났으며, 보살님의 분노는 태아의 간장(肝臟)을 상하게 하였습니다. 이혼으로 말미암아 딸은 아버지의 사랑마저도 잃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보살님이 아버지를 공격하여 자신을 맡아 키우게 된 것에 대하여 마음속으로 원한이 남아 있습니다.
사실 보살님은 일찍부터 내심으로 남편에 대한 잘못을 참회하면서도 밖으로는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였습니다. 지금이라도 남편의 가정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로 하여금 보살님의 참회를 알게 하고, 아울러 딸에게도 참회하는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입니다.
보살님의 잘못으로 딸에게 아버지의 사랑을 잃게 하였으니 말입니다. 성심으로 집에서 ‘양황보참(梁皇寶懺: 양무제가 지은 자비도량참법)’ 세 번을 참회하면 부처님의 가피로 따님이 보살님에 대한 태도를 바꿀 것이며, 앞으로 효성스런 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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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피부병의 원인
예순을 갓 넘긴 분으로 뒤늦게 불교에 입문한 어느 여신도가 그녀의 남편과 함께 찾아와 스님께 가르침을 청하였다. 현재 마흔한 살이 된 아들이 몇 년 전부터 머리에 건선(마른버짐)이 생기기 시작하여 지금은 이마에까지 퍼지고, 두 손의 손톱에도 건선이 생겨 두껍게 변했는데 백방으로 치료를 해도 효과가 없다며, 스님의 자비법문을 청하였다.
노스님께서 물었다.
“아들을 낳기 한 달 보름 전 돈 때문에 화를 낸 적이 없습니까?”
“없습니다.”
스님이 말씀하셨다.
“임신 기간의 일이라 생각해 낼 수 있을 것이니 잘 생각해 보십시오.”
조금 지나 그들 부부는 같이 말하기를, “아! 그런 일이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아내가 말하였다.
“1960년의 일입니다. 그때 자연재해 때문에 각종 식품의 공급이 부족하여 짠지(소금에 절인 야채)를 사는 것도 수량이 정해져 있어 부식(副食)에 따라 공급하였습니다. 그때가 바로 아들을 임신한 지 7개월 정도 되었을 때입니다. 그 당시 짠지를 사지 못했는데 부식점 판매원은 오히려 저에게 이미 사간 적이 있다고 말하더군요. 기록 장부를 보니 확실히 ‘이미 샀다’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시어머니가 흑룡강(黑龍江) 주변에 사는 시누이에게 주려고 사간 것이라 짐작하고 집에 와서 물어보니 사실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시어머니와 심하게 다투었으며, 남편은 시어머니를 대신하여 변명하면서 저를 발로 차기까지 하였습니다.”
그녀는 비록 얼굴에 쓴 웃음을 띠었지만, 그 당시의 억울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어 눈물을 흘리면서 이야기하였다.
“이미 41년이 흐른데 다 사소한 일이었는지라 저 또한 이미 잊고 있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저와 처음 만나셨는데, 이 일을 거론하시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노스님은 자상하게 그녀에게 말씀하셨다.
“태아가 뱃속에 있을 때에는 엄마의 희로애락에 대하여 모두 감지할 수 있으며, 단지 외부와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뿐입니다. 당신이 시어머니에게 화를 낸 것은 도덕윤리를 위배했을 뿐 아니라, 자기도 상하게 하고 또 태아의 대뇌신경까지 상하게 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아들이 지금 피부병을 앓고 있는 원인입니다. 진심으로 참회하면 죄업을 소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병은 아들 스스로 살생하고 고기를 먹은 원인도 포함되어 있으니, 마땅히 고기 먹는 것을 금해야 할 것입니다. 『지장경』을 읽을 수 있습니까?”
“잘 읽지는 못하지만 읽을 수 있습니다.”
“매일 『지장경』 한 부를 독송할 것이며, 병이 완전히 나을 때까지 해야 할 것입니다.”
문: 삼재(三災: 화재, 수재, 풍재)는 어떻게 하여 오는 것입니까?
답: 사람이 탐심(貪心)이 있기 때문에 화재가 발생하며, 진심(嗔心)이 있기 때문에 수재가 발생하며, 치심(痴心)이 있기 때문에 풍재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삼재는 삼독심(三毒心)으로 일어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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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학대
남녀의 혼인을 보아하니
착하고 악한 인연이 모이지 않은 것이 없고
아들딸로 태어남은 빚을 받으러,
빚을 갚으러 오지 않음이 없구나.
1994년 여름 하북성(河北省) 어느 절에 오십여 세의 거사가 와서 스님께 자신의 고충을 토로하였다.
“본래 저희 부부는 사이가 좋았으나 아내가 첫째 아이를 낳은 후부터 성격이 비뚤어져 부부싸움이 잦아졌습니다. 싸울 때는 저를 때리고 할퀴고 꼬집어 제 몸과 얼굴에 항상 상처가 없어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저는 비록 마음속으로는 괴롭고 화가 나지만 아직 아내를 때려 본 적이 없으며, 그녀에 대하여 미움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 후에 아이가 하나 더 생겼는데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그야말로 집에 들어설 수 없을 정도로 집안이 엉망진창이 될 때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원인 때문에 일찍이 불문(佛門)에 귀의하였으며, 부득이하여 앞당겨 퇴직을 하였습니다. 퇴직 후에는 거처를 절로 옮겨 거주하고 있습니다. 퇴직 연금은 식비만 남겨두고 나머지는 전부 집으로 보내어 두 아이의 학비에 보태고 있습니다.
그러나 받는 연금이 얼마 되지 않아 아내의 성질은 더욱더 나쁘게 변했습니다. 지금 병이 들었지만 돈이 없어 병원에 갈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정말 이 세상이 너무도 괴롭습니다. 스님! 저에게 밝은 길을 일러 주십시오.”
“아미타불!”
줄곧 자세히 듣고 계시던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사님은 전생에 돼지새끼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였는데, 어미돼지를 교배시켜 새끼를 낳으면 팔아 돈을 장만하곤 하였습니다. 한 배 한 배 연이어 새끼를 낳으면 당신은 새끼돼지를 팔아버리니, 어미돼지는 낳는 고통뿐만 아니라 새끼를 잃는 슬픔을 동시에 느끼게 되었습니다.
동물도 사람과 같이 감정이 있는데, 그 당시의 어미돼지는 거사님에 대하여 원한이 가득하였지만 어쩔 수 없었지요. 어미돼지가 늙어 다시는 새끼를 낳지 못하게 되었을 때, 거사님은 어미돼지를 팔아 죽게 하였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십시오. 어미돼지의 모든 새끼를 팔아버렸으며 죽을 때도 비참하게 도살되었으니, 당신을 놓아줄 수 있겠습니까? 금생에 다시 만나 전생의 원한을 갚게 된 것입니다.”
거사는 흥분되어 물었다.
“어떻게 하면 이 원한을 풀 수 있습니까?
아예 출가하면 끝날 수 있을까요?”
“출가를 해요?
첫째, 거사님은 두 아들을 떠날 수 없습니다. 거사님은 그들을 매우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삼 일 보지 못하면 잠을 잘 수 없지 않습니까, 그렇죠?”
“그렇습니다. 스님!”
“그리고 두 아들은 오히려 엄마와의 관계가 더 좋습니다. 거사님은 설령 출가를 해도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며, 그때가 되면 거사님의 처지는 지금보다 더욱 비참해질 것입니다.”
“그러면 저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노스님은 웃으며 물었다.
“거사님은 정말로 원한을 풀 생각이 있습니까?”
“물론이지요. 스님!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러면 거사님은 이 모든 것을 유쾌한 마음으로 맞이하십시오. 집으로 돌아가서 아내가 때려도 되갚아 때리지 말고 욕을 해도 대꾸하지 말 것이며, 역경(逆境)을 순경(順境)으로 받아들여 기꺼이 아내와 두 아들을 위해 헌신하십시오. 진정으로 과거생의 죄업을 참회하면 하늘 가득한 큰 죄도 풀어질 수 있습니다.
그밖에 매일 아침, 저녁예불을 지속하면서 매일 『지장경』 1부를 독송하여 어미돼지와 새끼들에게 회향할 것이며, ‘양황보참’으로 항상 절하면서 참회하십시오. 이미 퇴직하였으니 가정 일을 돌보는 외에 마음을 독경(讀經)과 예불참회에 쏟으세요. 이렇게 하면 출가한 사람과 같습니다.
자신 있습니까?”
“있습니다.”
“그럼 좋습니다. 정성이 깊으면 금석(金石)도 쪼갤 수 있으니, 참회를 오래도록 지속하면 얼음같이 꽁꽁 언 원한도 풀리고 녹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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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반 조각의 보시공덕
사람마다 모두 돈을 많이 벌려고 한다. 어떤 사람은 기회를 잘 잡아 마음먹은 대로 성공하지만, 어떤 사람은 불운을 타서 열심히 노력해도 성공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비록 적지 않은 부를 축적하지만, 한 번의 실패로 모든 게 끝나버리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다. 십여 년 동안 묘법 스님께서 이 문제에 관하여 많은 사람들의 괴로운 삶을 들으면서 가르침을 내려주신 이야기 중에서 두 가지를 골라 소개하고자 한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전편(前編)에서 어떤 거사가 묻기를, “앞으로 절을 짓는 데 보시(布施)를 많이 하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모을 수 있습니까?”라고 하자, 스님께서 법문하시기를 “재물은 땔감과 같아서 많이 모아도 이익이 없으며, 한 번 태우면 자기의 몸이 타기 쉽습니다. 땔감은 방을 따뜻하게 할 수 있으며, 필요할 때 줍기만 하면 됩니다. 너무 많이 탐하면 안 됩니다. 너무 많으면 숨은 근심거리가 됩니다.”라고 하신 적이 있다.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그때 질문했던 그 분이다. 왜 그 분은 재물을 많이 모아 절을 지으려고 가르침을 청했는가? 왜냐하면 그 분은 이미 사업상 크게 성공한 분이며, 일가족(부부에게 아들 하나가 있다)이 모두 불법승 삼보(三寶)에 귀의하였으며, 오래되지 않아 계(戒)를 지키게 되었기 때문이다. 많은 돈이 있는데도 계를 엄중히 지키니 주위의 불자들이 감탄하였다. 보아하니 부귀하여 도(道)를 배우는 것도 어렵지 않으나, 관건은 숙세의 혜근(慧根)이 있어 부처님과 어떤 인연을 맺었느냐 하는 것이다.
갓 고등학교에 진학한 그의 아들 정위는 어느 날 방과 후 몇 명의 동급생과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 중 한 친구가 밀가루 빵 하나를 사서 조금 먹다가 남은 빵을 땅에 버렸다.
정위가 “왜 빵을 먹지 않고 버리니?”라고 물었다.
친구는 “맛이 없어서!”라며 빵을 발로 멀리 차버렸다.
정위는 급히 달려가 그 빵을 주워 친구에게 주면서 말했다. “버리면 너무 아깝잖아, 먹어! 음식을 낭비하면 죄가 된대!”
친구가 웃으며 말했다. “내가 산 빵을 버리고 싶어 버리는데 무슨 죄가 돼? 아까우면 너나 먹어!”
정위는 조금 머뭇거리다가 말했다. “그럼 내가 너 대신 먹을게!” 그리고는 빵에 묻은 흙을 입으로 불어내며 다 먹었다고 한다.
정위의 어머니는 노스님께 이 이야기를 하면서 눈가가 조금 붉어졌다. 아들이 이 일을 이야기할 때 그녀는 울었다고 한다. 노스님은 그 말을 듣고 묵묵히 앉아있는 아들을 칭찬하면서 말하였다.
“착한 아이구나! 열심히 공부하여라. 전도가 무궁하구나!”
정위의 아버지가 말했다.
“아들은 어릴 때부터 좌선(坐禪)을 좋아했습니다. 어떤 때는 집에서 놀던 아이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면, 옷장 속에서 눈을 감고 단정히 앉아 소리는 나지 않지만 입으로 무엇을 읊조리고 있었습니다. 아이를 안으면서 무엇을 하느냐고 물으면 ‘놀지’라고 하여, ‘입으로 무엇을 중얼거리느냐?’라고 다시 물으면 ‘나도 모르겠어’라고 하였습니다. 스님! 이 아이가 불연(佛緣)이 있는지 말씀해 주십시오. 얘는 일찍부터 자기는 커서 결혼하지 않을 것이며 결혼의 번거로움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노스님은 정위 어머니에게 말씀하셨다.
“이 애를 잘 키워서 지식 있는 불교신자가 되게 하면, 장래 불교의 포교를 위하여 큰 공헌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위 아버지가 말했다.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 하나 있는데, 몇 년 동안 마음속에 쌓여있어 스님께 가르침을 구합니다. 저는 단지 중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지만, 인연을 잘 만나서 하고 싶은 사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지금까지 사업이 매우 순조로워 비록 대기업은 아니지만 그런 대로 잘 되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떨 때엔 제 자신에 대하여 의혹이 생깁니다. 학벌도 높고 총명한 사람들이 저보다 사업에 일찍 뛰어들어 종사하고 있는데, 그다지 크게 발전하지도 않았고, 어떤 사람은 몇 년간은 흥하다가 갑자기 도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속적으로 사업이 순조롭게 발전되어 왔습니다. 또한 다행스럽게도 불법을 만나 염불송경하고 불경과 불상 등을 보시하면서 사업은 갈수록 좋아집니다. 저는 과거생에 무슨 인(因)을 심어 오늘날 이러한 복을 받게 되었는지 알려주십시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이러한 문제는 본래 자기가 참선하여 공부하면 알 수 있을 것이나, 거사님은 하루 종일 사업하는 것만 생각하여 좌선할 시간이 없으니, 내가 인과법을 이해시키기 위하여 이야기해 줄 것이니 잘 들으십시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어느 날 제자 천여 명이 강당에 모여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있었습니다. 맨 뒤편 문 입구에 스님 한 분이 앉아있었는데, 뱃속에서 갑자기 ‘꼬르륵’ 하는 소리가 들렸어요. 뒤에서 ‘히히’ 하고 웃는 소리가 들려 스님이 뒤돌아보니, 문 밖에 8, 9세 되는 사내아이가 웃으면서 무엇인가 씹어 먹고 있었습니다. 손에는 먹다 남은 과자를 가지고 있었는데, 나지막한 소리로 ‘스님, 배고파?’ 하고 물었습니다. 비구는 고개를 끄덕였으며, 그 아이는 손에 들고 있는 반 조각의 과자를 주고는 놀러 나갔습니다.
그 아이가 바로 거사님의 전생입니다. 거사님이 스님에게 과자 반 조각을 주어 배고픔을 면하게 하였습니다. 스님으로 하여금 편안하게 부처님의 법을 듣게 한 공덕은 매우 컸으며, 이것이 바로 금생에 당신이 부유하게 된 인연입니다.
『지장경』에서 이르기를 ‘미래세에 선남자 선여인이 불법 가운데 조그마한 선근을 심으면 받게 되는 복덕은 모래같이 많아 비유할 수가 없다. … 미래 세상에 선남자 선여인이 대승경전을 만나 한 게송이나 한 구절을 듣고 은중심(殷重心)을 내어 찬탄공경하고 보시공양하면 이 사람은 무량무변의 큰 과보를 얻게 되며, 만약 법계에 회향하면 그 복은 비유할 수가 없다.’라고 하였습니다.
그 아이는 호기심으로 강당의 문 입구에 가서 몇 마디 불법을 들었는데, 비록 그 뜻을 이해하지는 못했을지라도 여러 생을 거친 금생에서 인연이 성숙하여 불제자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크게 부유한 사람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또 그 애가 준 반 조각의 과자를 먹고 잠시 배고픔을 면한 스님은 편안하게 불법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에, 깨달음이 열려 과(果)를 증득하게 되었습니다. 거사님과의 인연 때문에 아마도 금생에 거사님을 만나 함께 불법을 널리 펴게 될 것입니다. 거사님이 계속 정진하고 참선하면 어느 날 명백하게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사업상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전생 혹은 금생에 보시하지 않았거나 다른 장애가 있는 까닭입니다. 운명을 바꾸려면 먼저 보시를 이해해야 하며, 나라와 백성을 이롭게 하는 자선사업을 많이 해야 할 것이며,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부유하게 된 다음에 재물을 잃게 되는 사람은 모두가 나쁜 업을 짓는 데 돈을 쓰기 때문입니다. 말하자면, 사음을 많이 하고 먹기 위하여 살생을 많이 하는 것입니다. 또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벌어서는 안 됩니다. 즉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을 이용하여 사업을 해서 큰돈을 벌더라도, 일단 인연이 성숙되면 즉시 악한 과보가 이르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사업을 하는 사람은 하루 빨리 업종을 바꾸고 죄업을 참회해야 미래의 나쁜 과보를 바꿀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사업상에서 성공하지 못하는 것은
모두가 전생 혹은 금생에 보시하지 않았거나
다른 장애가 있는 까닭입니다.
운명을 바꾸려면 먼저 보시를 이해해야 하며,
나라와 백성을 이롭게 하는 자선사업을 많이 해야 할 것이며,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을 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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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호의 두통과 전생 인연
엄(嚴) 대거사는 국내(중국)의 많은 절에서 인기가 있는 분이다. 사람들이 그를 ‘대거사’라고 부르는 것은 첫째 재산이 많아 전국의 주요 대도시에 그의 기업이 있기 때문이며, 둘째 절을 짓고 불상을 모시고 불경을 인쇄하여 보시하는 데 씀씀이가 크며, 셋째 성격이 대단하기 때문이다. 엄 거사의 명성은 나도 일찍부터 들어왔으나 만나지 못하다가, 그가 묘법 노스님을 뵈러 왔을 때 비로소 대면할 수 있었다.
육십을 갓 넘긴 엄 거사는 머리가 온통 백발이었다. 얼핏 봐서는 그에게 기업가의 풍모는 느낄 수 없었으며, 오히려 나이 지긋한 근로자처럼 보였다. 남색의 방한복과 구김살이 많은 짙은 남색의 바지를 입었으며, 신고 있는 여행신발 또한 깔끔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왜 외모를 주의 깊게 관찰하였는가 하면, 그 동안 들어온 그의 행적 중에는 금전 보기를 돌이나 흙과 같이 보며, 한마디로 말하여 ‘큰 손’이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그의 집에 봉안한 금으로 만든 불상(佛像)을 보고 손님이 찬탄하면, 두 손으로 받들어 주면서 모시고 가라고 하는데 그 청을 뿌리칠 수 없단다. 그리고 그가 본 불교서적이 마음에 들면 곧 최소한 10톤 컨테이너 두 대 분량을 인쇄하여 배포하며, 그가 가본 절에 무엇이 부족하거나 부서진 것이 있으면 즉시 금액에 관계없이 해결해 준다고 한다.
나중에 그가 어떤 사람에게 이야기하기를, 절에 돈을 주지 않고 필요한 물건을 사서 보내는 까닭은 예전에 어느 절에 돈을 보시하였는데, 돈을 받은 거사가 챙겨서 도망간 것을 알았기 때문이란다. “내가 그에게 지옥에 떨어질 조건을 제공했으니 나에게도 죄가 있다. 그 뒤부터는 물건은 사주되 직접 돈은 주지 않게 되었다.”라고 커다란 두 눈을 부릅뜨고 성이 난 듯 말하였다고 한다.
그가 어떤 절을 위하여 높이 22미터의 향목(香木)으로 된 관세음보살상을 조각하여 금박을 입히는 데 금 2㎏이나 들였으며, 중국돈 백만 원 이상의 돈을 들였다고 한다.
묘법 스님은 그를 청하여 옆에 앉히고 자상하게 물었다.
“거사님에 대하여 일찍부터 들었는데, 나를 찾아온 무슨 까닭이 있습니까? 지금은 회사를 관리하지 않습니까?”
엄 거사는 두 다리의 감각이 매우 무거워 걸음이 불편하다. 그리고 두통을 앓은 지는 이미 몇 십 년이 되었다. 국내외의 유명한 병원에는 다 가보았지만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으며, 티베트의 활불(活佛) 몇 분을 청하여 관정을 받기도 하였지만 두통을 고치지는 못하였다. 현재 그는 기업을 모두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절에 다니면서 염불을 통해 불보살의 가피를 구하여 두통을 고치려고 하고 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밥을 먹고 잠을 자는 것도 모두 귀찮으니 늘 성질을 부리게 된다고 하였다.
그는 진지하게 스님께 말씀드렸다.
“저는 진정으로 알고 있습니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자신의 업력(業力)을 뛰어 넘을 수는 없으며, 재물이 제가 필요한 것을 도와주진 못합니다. 따라서 저는 가능한 한 불교를 위하여 봉사하려고 하며, 죽을 때 고통 없이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합니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은 후 비로소 스님의 법호를 알게 되었으며, 여러 경로를 통하여 스님 계신 곳을 물색하고, 외람되게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스님께서는 염불수행을 하시면서 손님을 접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지만, 꼭 뵙고 싶어서 찾아왔으니 양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줄곧 알고 싶었습니다. 제가 불교의 큰 일, 작은 일에 어느 정도 봉사했으며 여러 해 동안 채식을 하였는데, 왜 두통은 계속되고 또 다리에 문제가 생겼는지 모르겠습니다.”
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사님은 너무 겸손해 하지 마십시오. 내가 손님을 다시 만나지 않으려는 것은 기력이 못 따라가기 때문입니다. 책이 나오기 전에는 인연이 닿는 대로 인과를 이야기하여 세상 사람들을 일깨워줬으나, 이제는 책이 나와 많은 독자들이 그 책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인과의 도리는 이해하지 못하고 단지 밖으로만 구하려고 합니다. 나를 신의(神醫)로 여기면서 사방으로 나를 찾으러 다니는데, 이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만약 안으로 구하는 것(즉 인과를 이해하고 자기의 언행을 바로 잡는 것)을 실천하지 못하면, 관세음보살을 만나더라도 이익을 얻을 수 없습니다. 거사님의 일은 별도로 논하기로 하고, 우선 거사님이 학벌도 높지 않은데 사업이 왜 그렇게 크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알고 계십니까?”
엄 거사가 말씀드렸다.
“그것은 국가의 좋은 정책을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단지 외부의 인연입니다. 전국에 사업을 하는 사람은 매우 많아도 거사님처럼 그렇게 크게 성공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엄 거사가 여쭈었다.
“그것은 제가 전생에 심은 인연 때문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왜 거사님과 이것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그것은 거사님의 두통과 관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부인은 왜 함께 오지 않았습니까?”
엄 거사가 말씀드렸다.
“본래 집사람과 같이 오려고 했으나, 집에 독일종 애완용 개를 키우는데 만약 집사람이 외출하면 돌볼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스님! 어째서 제 아내를 거론하십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거사님이 가는 곳은 어디라도 부인이 따라가죠, 그렇지 않습니까?”
“맞습니다. 제가 어디를 가든 꼭 따라가려고 합니다. 저를 떠나서는 의지처가 없는 것 같다나요. 어떤 때는 조금은 귀찮습니다.”
스님께서 정중히 말씀하셨다.
“내가 거사님에게 전생에 얽힌 이야기를 해 주겠는데, 듣고 화를 내면 안 됩니다.”
엄 거사는 즉시 몸을 바로 하면서 말씀드렸다.
“어찌 그럴 수 있겠습니까?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고 나서 저도 저의 전생 이야기를 듣기 위하여 온 것입니다.”
그리고는 스님께 삼배하였다. 스님께서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말씀해주셨다.
백 년 전 열아홉 살의 의지할 데 없는 가난한 청년이 어느 산자락에 있는 절에 밥을 얻으러 왔다. 큰스님은 청년을 불쌍히 여겨 절 빈 방에 머물게 하고는 땔나무를 하고 잡일을 하게 하였다. 필요할 때는 산 아래로 내려 보내 기름, 소금, 양식 등을 짊어지고 오게 하였다.
그 후 청년은 어디에선가 누런 개 한 마리를 주워 데려와서는 하루 종일 그의 곁에 있게 하였다. 산을 내려갈 때는 몸을 지켜주는 호신용 개로 삼았으며, 밤에는 함께 한 침상에서 잠을 잤다. 몇 년 동안 줄곧 서로를 의지하여 살아갔다.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은 많은 신도들이 절에 오는데, 남녀노소가 함께 즐거이 예불하고 향을 피우는 것을 보고 그는 매우 부러워했다. 그는 개를 쓰다듬으며 “내가 장래 아내를 맞이할 때, 너와 같았으면 좋겠다. 매일 나를 따라오고 항상 좋은 동반자가 되어 주니….”
어느 날 절에 온 신도들이 모두 내려간 후, 그는 의혹이 생겨 향불이 휘감는 불전에 들어갔다. 불상 앞에 서서 절을 하며 장엄한 불상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부처님이시여! 정말로 부처님이 계신지 안 계신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약 진짜로 부처님이 계신다면 저도 가정을 가지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하였다.
그 때 갑자기 뒤에서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너도 돈을 벌고 싶으냐?”
그는 고개를 돌려 대답하였다.
“스님! 누군들 돈을 벌고 싶지 않겠습니까? 저한테 만약 돈이 있으면 가정을 꾸리고 사업을 이룰 수 있을 것이 아닙니까!”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래, 돈이 있으면 가정을 이루고 사업을 할 수가 있지. 그러나 아무리 돈이 많은들 모두 하루하루 늙어가며 또한 병이 들어 조만간 자녀들의 울음 속에서 죽어갈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그는 스님의 말씀을 듣고 한참 멍하게 있다가 물었다.
“스님의 말씀에 따르면, 돈이 있어도 단지 몇 년간 잘 지내다가 병이 들어 죽으면, 여전히 괴롭다는 말씀 아닙니까?”
“그렇지. 어떤 사람이라도 생로병사를 피할 수 없다. 죽을 때 우리 두 손은 아무 것도 갖지 못한 채 땅속에 묻혀서 썩어갈 것이며, 최후에는 흙으로 변하게 될 것이야. 그리고 신식(영혼)은 또 윤회하여 태에 들거나, 소가 되고 말이 되거나, 지옥에 들어가거나 하는 등 다시 윤회의 고통을 받는 것이 끝이 없을 것이다.”
“스님! 정말로 윤회하여 세상을 돌고 도는 것입니까?”
큰스님은 그의 곁에 있던 누런 개를 가리키며 말씀하셨다.
“저 개는 과거 생에 이곳 절의 사미스님이었다. 오른쪽 눈 꼬리 위에 조그만 점이 있을 것이다. 그 당시 그는 공양을 시작하기 전에 몰래 만두 하나를 훔쳐 먹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발견되었다. 그 때 그는 한마디로 부인하면서 아울러 맹세하며 말하기를, ‘만약 내가 훔쳐 먹었으면 내생에 개로 변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 후 그는 병이 들어 죽었는데, 정말로 개가 되어 이 절에 다시 왔구나. 네가 저 개를 데리고 절에 들어설 때, 나는 벌써 알아보았다. 지금 저 개의 털을 한번 들춰 보거라. 갈색의 조그만 점이 없는지?”
그는 스님의 말씀에 반신반의하면서 털을 들춰보고는 깜짝 놀랐다.
“스님, 정말로 조그만 점이 있습니다. 이 개와 몇 년간 함께 지냈어도 발견하지 못했는데, 스님은 어떻게 아십니까?”
큰스님은 계속하여 말씀하셨다.
“사람이 잘못을 저지르면 반드시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 잡아야 하며, 마음을 거슬러 자기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맹세하면 안 된다. 진실로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으면 그것으로 아무 일도 없을 것이나, 만약 거짓을 말하면 그 맹세한 말이 조만간 실현되기 때문이다. 이 개는 업보가 끝난 후 다음 생에는 사람이 될 것이며, 계속 이어서 수행을 하게 될 것이다.”
그는 “그러면 어떻게 해야 윤회의 고통에 다시는 빠지지 않을 수 있습니까?”라고 다시 물었다.
큰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언제 죽을지 모른다. 따라서 수행에 힘써야 하며, 출가하여 수행하면 생사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아내를 얻고 자식을 낳아도 수행은 할 수 있으나, 당연히 출가하여 수행하는 것보다는 장애가 많다.”
“그러면 저는 생사를 벗어나기 위하여 출가 수행코자 합니다. 스님께서 저를 받아주십시오.”
큰스님은 웃으면서 “내 일찍부터 네가 이 말 하기를 기다렸다.”
사미가 된 그 청년은 수행하여 삼계를 벗어나기로 결심하고 매우 열심히 노력하였다. 그러나 몇 년 후 그는 병을 얻어 일찍 이 세상을 떠나게 되었으며, 그의 원력은 실현되지 못하였다. 많은 세월이 흐른 후 금생에 다시 이 세상에 오게 되었다.
원래는 과거생의 원을 이루기 위하여 계속하여 출가해야 마땅하나, 과거생에서 출가하기 전에 결혼하고 싶다고 소망한 종자가 싹터 출가하지는 않게 되었다. 전생에 그 누런 개는 절을 보호한 공덕이 있었기 때문에 인간으로 태어나 아름답고 현명한 여자가 되었으며, 아울러 그 청년의 원에 응하여 금생에 정말로 그의 아내가 된 것이다.
노스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거사님은 내가 말하는 사람이 누군지 아십니까?”
엄 거사는 흥분되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하였다.
“압니다. 스님께서 말씀하신 그 청년은 저이며, 제 집사람은 지금도 우측 눈 꼬리 위에 갈색의 조그만 점이 있습니다.”
노스님은 또 말씀하셨다.
“거사님이 금생에 많은 돈을 벌게 된 것은 전생에 절에서 많은 공덕을 지은 결과이며, 거사님의 두통은 단지 거사님이 출가하기만 하면 좋아질 것입니다. 그리고 두 다리가 아픈 까닭은 모두 거사님이 사업할 때 수뢰하고 뇌물을 준 과보이며, 그렇게 무거운 죄업이 다리를 누르고 있으니 어떻게 다리를 움직여 걸을 수 있겠습니까?
진심으로 이런 죄업을 참회하면 없어질 것입니다. 내가 조금 피곤하니 과경 거사가 거사님에게 공양(식사)을 드릴 것입니다. 이야기해야 할 것은 모두 말했으니, 당신의 원을 이루십시오. 어떻게 하더라도 거사님 자신의 일입니다.”
엄 거사는 황급히 예를 올리고 감사를 표시하며 말하였다.
“법문 감사합니다. 출가는 제가 고려할 것입니다.”
현대인은 모두 돈을 버는 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이 이야기는 우리 모두에게 복을 받고 돈을 버는 도에 대하여 알려주는 것인데, 그것은 바로 법을 펴고 삼보에 공양하는 것이다.
당신이 얼마나 좋은 인연을 만나는가에 관계없이, 만약 자기가 좋은 원인을 심지 못했으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마치 당신이 종자를 준비하지 않으면 당신에게 아무리 좋은 땅을 주고 아무리 좋은 자연조건이 있다고 하더라도 당신은 아무런 수확을 거둘 수 없는 것과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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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엄신주
견명(甄明) 거사의 이층집이 낙성되었다. 경사를 알리는 폭죽소리 가운데 견명 거사 부부는 팔십 세의 부모를 부축하여 새집으로 이사하였다. 그날 오후 그들은 축하하러 온 이웃들에게 과일, 빵, 음료수 등을 대접하였다. 그들의 이층집은 그 마을에서 제일 처음 지어진 것이라 더욱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견명 거사 댁은 3년 전만 해도 그 마을에서 가장 가난했다. 찢어진 천막으로 둘러 부엌을 만들 정도였다. 위로는 부모님, 아래로는 네 자녀가 있었는데, 이들을 부양할 모든 막중한 짐을 견명 거사의 아내가 짊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 남편인 견명은 어디로 갔느냐? 사업을 하다가 빚을 져서 잠시 몸을 피해 숨어 있었던 것이다.
개혁개방이 막 시작된 1980년 초 견명 거사는 촌에서 다른 사람들과 같이 전답을 아내에게 맡기고 ‘유령회사’를 차려 사장이 되었다. 처음에는 그런 대로 돈을 벌었으나 좀더 크게 사업해보려고 은행에 20만 위안(중국화폐단위)을 대출받았다. 그는 20만 위안을 가지고 친구를 합작파트너로 삼아 동업하였다. 그러나 오래되지 않아서 친구에게 몽땅 사기를 당하여 친구도 돈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은행에서는 대출금을 상환하도록 요구하였으며, 법원의 전표가 날아들었다.
어떻게 할까? 어찌할 도리가 없어진 그는 할 수 없이 몸을 피하여 오랜 친구인 H현의 단량에게 의탁하였다. 마침 그 당시 단량은 T시에 와서 나를 찾아왔었다. 왜냐하면 그는 내 고향의 동생으로부터, 내가 어떤 고승(高僧)을 스승으로 모시고 다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도교(道敎)의 수행을 연구하던 단량은 자연히 이 좋은 인연을 놓치고 싶지 않아, 혼이 나간 견명을 데리고 와서 묘법 노스님을 만나게 된 것이다. 인연이란 정말 불가사의한가 보다. 견명은 친구에게 돈을 몽땅 사기 당한 인연 때문에 묘법 노스님의 제자가 된 것이다.
단량의 집으로 돌아온 견명은 그곳에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었다. 왜냐하면 법원에서 이미 사람을 파견하여 그의 행적을 뒤쫓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황폐한 땅에 저수지를 관찰하기 위하여 만든 낡고 허물어진 집을 매월 10위안에 세를 내었다. 친구인 단량이 매일 밥을 한 번씩 보내왔다. 촌사람들도 오지 않아 매우 조용하였다. 견명은 이곳에서 8개월을 거주하게 되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잠자는 시간 외에는 좌선하고 ‘능엄주(楞嚴呪)’를 외웠다. 마치 출가한 스님이 폐관(閉關)수행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채식하면서 염불하고 능엄주를 암송하는 일이 하루의 모든 일과였다. 저녁에는 전등불도 밝히지 않았으며 심지어 기름등조차도 켜지 않았다.
사십여 세가 된 그는 다리가 굳고 배가 나와 가부좌로 앉는 자세가 잘 되지 않아, 항상 걱정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저녁 좌선을 하고 있는데, 어디선가 뚱뚱한 스님 한 분이 나타나서 좌선하는 자세를 가르쳐주었다.
“너는 너무 뚱뚱하니 나처럼 이렇게 앉으면 돼.”
그래서 그 스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앉아, 두 손바닥을 아래로 향해 자연스럽게 양측 다리 위에 놓았다. 두 눈을 가볍게 감고 좌선하는데, 칠흑 같은 밤이 푸른 허공으로 변하면서 사방이 망망하며 공적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내가 어디에 있지. 어찌 내 몸이 보이지 않는 걸까? 그런데 설마 내가 죽은 것은 아니겠지.’
마음이 긴장되면서 두 눈을 떠보니 하늘은 밝아 있었으며, 자신은 분명히 앉아 있었고, 뚱뚱한 스님은 보이지 않았다.
‘내가 꿈을 꾼 것은 아닌가?’
견명은 머리를 숙여 자신의 앉은 자세가 뚱뚱한 스님이 가르쳐 준 모습임을 알았다.
‘꿈을 꾼 것도 아닌데 어째서 날이 밝았을까? 나는 어제 저녁 날이 어두워지자 곧 좌선하였으며, 뚱뚱한 스님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은 잠깐 동안이었는데 벌써 날이 밝았으니…. 설마 밤새 앉아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 그러나 정신은 오히려 매우 맑은데!’
그날 오전 그는 망상이 분분하고 의혹이 일어나, 단량이 밥을 가지고 왔을 때 어제 저녁의 일을 이야기하였다.
단량은 이 지역에서 그렇게 뚱뚱한 스님은 본 적이 없다고 말하였다. 다음날 정오에 단량이 한 장의 불보살님 사진을 견명에게 보여주면서, 이 분의 모습과 닮지 않았는지를 물어보았다.
“맞아, 이렇게 생긴 스님이 나에게 이렇게 앉으라고 했어.”
단량은 견명에게 “이분은 미륵보살이며, 석가모니불 다음에 성불하실 미래의 부처님”이라고 일러주었다. 그리고는 “미륵보살께서 오셔서 너에게 가르쳐주셨으니, 너의 행운은 작지 않으며 장래에 너는 반드시 성취할 것”이라고 하였다.
견명은 미륵보살이 자신을 ‘항운(恒云)’이라고 부르던 것이 생각났다. 단량은 “그것은 법명(法名)이며, 법명은 부처님께 귀의한 제자가 가지는 이름이다. 아마도 너의 전생은 출가한 스님인가보다. 잘 수행해. 조만간 모든 것을 알게 될 날이 올 것이야.”라고 말해주었다. 그 후 몇 개월의 기간 중 견명은 좌선 중에 여러 가지의 경계가 나타났다고 한다.
홀로 지낸 지 8개월이 지난 어느 날 단량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다. 어느 운수회사의 사장이 장기간 석탄운송을 담당할 업무직원을 찾는다고 하는데, 월급은 1,000위안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견명은 그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었으며, 최소한 몇 백 위안은 집으로 보내줄 수가 있었다. 만약 묘법 노스님께서 그에게 모든 인연을 놓고 일심으로 능엄주를 염송하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을지 모를 일이었다.
견명의 업무는 화물트럭에 질 좋은 석탄을 실어 보내는 일이었다. 업무 이외의 시간은 ‘미륵좌(미륵보살, 즉 중국 포대화상의 모습과 같이 앉는 자세)’로 앉아서 능엄주를 매일 사오십 회는 염송하였으며, 저녁에 한번 좌선하면 몇 시간이 흘렀다.
그 후 3년이 지난 어느 날 사장이 견명을 불렀다. 석탄을 원하는 공장과 의견충돌이 발생하여 석탄을 공급하지 못하게 되었다며, 거래처 공장과 관계를 끝내야 하니 결산을 해오라고 시켰다. 그래서 공장에 갔는데 생각지도 않은 제안을 받았다. 공장 측에서 회사와 거래를 끊고 견명과 거래하기를 원하니, 책임지고 계속 석탄을 공급해 달라고 하는 게 아닌가. 견명은 자금이 없다고 거절하였으나, 공장 측은 단지 석탄의 품질만 보증한다면 매월 결산해 주겠다고 하였다.
견명은 마음에 자신이 있었고, 공장과의 관계도 좋아 제안을 받아들였다. 공장 측도 견명을 신임하였기 때문에 운송료를 매월 한 번에 결산하기로 합의하여, 돈 한 푼 수중에 없이도 장사를 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 당시 운수업계에 있어서 상식 밖의 파격적인 대우로서, 견명은 이 모든 것을 부처님의 가피와 능엄주의 영험으로 돌렸다.
『능엄경』에서 이르기를 “시방의 여래는 이 주(呪)의 마음에 의지하여 시방에서 여러 중생의 고통을 구제해 줄 수 있다. 지옥, 아귀, 축생, 각종 신체의 장애와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는 고통, 구하여도 얻지 못하는 고통, 오음이 치성하는 고통, 크고 작은 여러 횡화(橫禍) 등을 동시에 해탈시키며, 도적난, 병난, 왕난, 감옥난, 풍수해, 화재, 기갈, 빈궁을 당하여 (이 능엄주를) 염송하면 모두 없앨 수 있다.
시방의 여래는 이 주(呪)의 마음에 따라 시방에서 선지식을 섬기고 네 가지 위의 가운데서 뜻대로 공양할 수 있으며, 항하사와 같이 많은 여래의 회중에서 대법왕자가 되는 것이다.”
2년 후 견명은 20만 위안의 수표를 가지고 전에 돈을 빌린 은행 문에 들어서서, 온 뜻을 이야기하였다. 은행 관계자는 감동되어 말하였다. “당신이 대출한 돈은 벌써 결손으로 처리하였는데, 이렇게 갚으려고 오셨으니 정말로 감사합니다.”
견명이 말하였다. “오늘 가지고 온 돈은 원금밖에 안 됩니다. 이자는 나중에 갚겠습니다. 나는 국가에 손해를 끼칠 수 없으니 은행에서는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십시오.”
은행 책임자는 “좋습니다.”를 연거푸 말할 뿐이었다.
견명이 묘법 노스님께 귀의한 후 그의 아내와 자녀, 심지어 부모님까지도 그를 따라 육식을 끊고 염불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모친에게 각종 경전을 들려주자, 본래 사이가 좋지 않았던 고부간의 관계도 많이 좋아졌다.
견명의 아내가 나에게 말하였다.
“불교를 믿은 후 다시는 시어머니에게 화를 내지 않았으며 갈등도 없어졌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밭에 가면서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밭의 물결을 바라보면, 저의 마음속에서 올라오던 화도 어느새 없어집니다. 남편이 매번 산서(山西)에서 전화를 걸어와 열심히 염불하라고 하며, ‘염불하면 아무 것도 남는 게 없어진다’고 하였습니다. ‘아무 것도 남는 게 없는 것이 무슨 뜻인가?’ 하고 물으니 ‘염불이 지극하면 벽의 구멍에서 불꽃이 타오른다(일종의 염불의 경계)’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또 말하였다.
“염불을 배우고부터 자전거를 타고 밭에 갈 때에도 마음속으로 ‘나무 아미타불’을 염합니다. 밭에서 일을 할 때나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때도 염하는데, 염불을 하니 마음이 든든해지더군요. 주위에 사람이 없을 때 큰소리로 염불하면, 마음은 더욱 후련해집니다. 집에 돌아와 식사를 한 후에도 예전처럼 이웃집에 가서 놀지 않습니다. 시간이 나면 염불해야 하는데, 그들과 한담하며 보낼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여 부자가 되었는지 물으면, 저는 ‘염불한 공덕’이라고 말합니다.”
지금은 마을에서 그녀를 따라 고기를 먹지 않고 염불하는 사람이 날이 갈수록 많아진다고 한다.
반년 전의 일이었다. 마을의 어떤 사람이 귀신이 붙은 병에 걸려 횡설수설하곤 하였다. 그녀와 아들이 병자의 집에 가서 살펴보니 과연 크게 고함지르며 야단법석을 치던 중이었다.
그런데 병자가 그 모자를 보자마자, 곧 얌전해지면서 무얼 바라는 눈치였다고 한다. 누군가가 그에게 어째서 소동을 부리지 않고 얌전해졌느냐고 물으니, “우리 집에 온 몸에서 금빛이 나는 보살 두 분이 들어와서 감히 소동을 부리지 못한다”고 하였다.
견명의 아들이 말하기를 “그럼 너는 가거라!”라고 하자, 그가 말하기를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저는 감히 가지 못합니다.”라고 하였다. 그래서 견명의 아들이 “그럼 너도 ‘나무 아미타불’을 염하거라.” 하자, 병자는 단지 한 구의 ‘나무 아미타불’을 염하더니 “그럼 저는 태를 받으러 가야겠습니다.”라는 말을 마치고 곧 잠을 자게 되었다. 가족들이 침대에 눕히자 그 다음날까지 잠을 자더니, 그 후 아무 일도 없이 괜찮아졌다고 한다.
이 일이 온 마을에 널리 알려지자 사람들마다 귀신은 ‘육식을 끊고 염불하는 사람’을 두려워한다고 말하면서, 견명의 아내를 찾아와 염불을 배우기 시작하였다. 농사일이 한가한 시기에는 항상 견명의 집에서 사람들의 능엄주 외우는 소리가 들려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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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똥밭에서 꽃이 피다 - 방탕한 청년의 개과천선
나의 이름은 여산걸이며, 하남성(河南省) H현 사람이다. 4, 5년 전 어느 날 우리 공장의 이령이라는 직원이 점심시간에 동료와 대화하는 내용을 우연히 듣게 되었다. 오대산에서 묘법 노스님을 참배한 일이며 인과응보에 관한 기이한 이야기가 매우 재미있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의 즐거운 대화 분위기에 영향을 줄까봐 가까이 가지는 못하고 약간 떨어져서 들었다. 왜냐하면 공장 사람들은 나만 보면 피하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으로 불법을 들은 감동을 억제할 수 없어, 그날 저녁식사 후 용기를 내어 이령의 집으로 찾아갔다. 공교롭게도 그녀는 남편 단 거사와 같이 집에 있었다. 그들은 나를 내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환영받지 못하는 나 같은 사람을 따뜻하게 맞이하여 주었다. 나는 그들(그들은 모두 묘법 스님의 제자였다) 집에서 두세 시간 머물면서 불법의 감로비를 맞았으며, 이를 계기로 하여 나의 온몸에 달라붙은 병의 원인을 알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만약 내가 통절히 과거의 잘못을 고치지 않는다면, 무간지옥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우리 지역의 우는 아이에게 부모가 단지 “여산걸이 온다”고 말하면 울음을 뚝 그칠 정도다. 아이를 달랠 때 내 이름이 효과를 발휘하는데, 그것이 바로 내가 고향사람을 위하여 유일하게 ‘좋은 일’을 한 셈이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내가 어떤 방면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가를 알게 될 것이다. 몇 년 전 어느 날 친구와 함께 웃고 떠들면서 큰길을 걸어가는데 뒤에서 자동차의 경적소리가 들려왔다. 머리를 돌려 보니 외지에서 온 큰 화물차이기에, 무시하고 길을 계속 갔다. 그러자 그 차는 경음을 크게 울려 나를 깜짝 놀라게 하였다. 나는 큰소리로 운전기사에게 “너 죽고 싶어?”라며 욕을 퍼부어댔다.
이 때 차가 멈추면서 운전기사가 머리를 내밀고, “네가 죽고 싶은 거 아니냐!”라며 맞받아쳤다. 나는 그 말을 듣고 화가 나서 차에 뛰어 올라 기사의 멱살을 잡았다. 그런데 기사 옆에 예쁜 아가씨가 앉아 있었다. 나는 즉시 차문을 열고 들어가, 몸으로는 아가씨를 누르고 오른손으로 운전기사를 때렸다. 과거에 저지른 나쁜 짓은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부끄러워 입에 담지도 못할 지경이며, 지금 생각하면 후회막급이다. 나는 이전의 잘못을 고치고 새로운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였다.
며칠 후 여러 가지 말들이 들려왔다.
“여산걸이 불법을 배울 수 있을까? 개똥밭에서 꽃이 피겠군!”
“불교가 아무리 좋아도 여산걸 때문에 배우고 싶지 않아!”
그 밖에도 더욱 듣기 거북한 말들이 들렸는데, 그 당시 나는 아무리 심한 말을 들어도 화가 나지 않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욱 내 자신에 대한 참회심이 솟아났다. 그 어느 누구도 나의 개과천선을 믿는 사람이 없었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는 ‘이것도 인과응보야, 조금도 틀리지 않아’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나는 온갖 질병으로 인해 전신이 무력하며, 때때로 쇼크현상이 나타나기도 하였다. 단 거사는 이것은 내가 육식을 위해 살생하고 사람을 때린 과보라고 하였다. 나는 불법을 듣고 인과응보의 무서움을 알았으니, 잘 배워 새사람이 되기로 마음을 다잡았다. 부처님께서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수 있다고 하셨는데, 내가 어째서 착한 사람이 될 수 없겠는가? 불보살께서는 불법을 알지 못하여 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하여금 어찌 불법을 배우게 하시지 않겠는가?
이미 결심한 이상 좋은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어야 했다. 동료들이 어떻게 이야기하든, 그때부터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면 불경을 공부하기 시작하였다. 일체의 비린내 나는 것, 담배와 술조차도 모두 끊고 매일 불전에서 이전에 저지른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 등의 죄업을 참회하였다. 백 배, 이백 배, 삼백 배, 일천 배 절을 하면서, 내가 죽인 동물들과 때리고 욕하며 괴롭힌 사람들에게 모든 공덕을 회향하였다. 한번 절을 할 때마다 간절히 참회를 하였으며, 눈물이 온 얼굴에 범벅이 되었다. 절하는 나 자신조차도 내가 여산걸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였다.
마침내 어느 날부터 불교신도들이 나를 받아들이게 되었으며, 이웃과 친척들도 나를 보면 인사하기 시작하였다. 귀신이 사람으로 변하여 다시 인간세상으로 돌아온 것이다. 단 거사는 나를 데리고 묘법 스님께 귀의하게 하였으며, 그때부터 새 인생이 펼쳐졌다.
어느 날 꿈속에서 어디선가 본 듯한 검은 개가 다가오자, 말할 수 없이 귀여워하며 두 손으로 개를 쓰다듬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그 다음날 잠에서 깨자 온몸이 가벼워졌음을 느끼게 되었다. 그때부터 내 몸의 병은 부지불식간에 점점 좋아졌다.
어느 날 검은 개에 대한 생각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 개는 수년 전 내가 끈으로 묶어 잡아먹은 개였다. 그 개에게 진 목숨의 빚이 너무나 많고 업이 커서, 죄업이 쌓여 병이 되었던 것이다. 내가 진심으로 참회·송경하고 회향하니 나에 대한 원한을 풀어주었다. 그 개는 다시는 나를 원망하지 않을 뿐 아니라 꿈속에서 나에게 다가 왔으니, 이것은 그 개도 고통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설명한다.
나는 그 후 매일 내가 죽이고 먹은 동물을 위하여 『지장경』 일편을 독송하기로 결심하고 줄곧 독송을 계속하면서, 그들이 조속히 극락세계에 왕생하여 나와 함께 불도를 이루기를 빌었다.
몇 년 후 나는 여전히 ‘유명인사’가 되었다. 예전처럼 사람들이 보면 두려워하는 ‘귀신’이 아니라, 부모들이 나의 행적을 가지고 말을 잘 듣지 않는 자녀를 훈계하게 되었다.
“여산걸도 아주 착한 사람으로 변했는데, 어찌 네가 변할 수 없겠는가?”
나는 부모 말씀을 잘 듣지 않는 아이들이 본받을 모범이 되었으니, 여산걸도 인간세상에 헛되이 온 것이 아니었다.
이 몸이 저지르는 모든 선악은 자신의 마음이 일으킨 것으로서, 마음이 변하면 일체가 변하는 것이다. 내가 악인에서 착한 사람으로, 불제자로 변한 근본 원인은 바로 나 자신의 마음이 변한 것이며, 번뇌와 보리(菩提: 깨달음)는 모두가 마음이 짓는 것임을 알 수 있다. 나는 예전의 나처럼 행실이 나쁜 모든 사람들과 같이 조속히 바른 길로 돌아가서 함께 불도를 증득하기를 원한다.
나는 시를 쓸 줄 모르며 사(詞)도 지을 줄 모르지만, 몇 마디 구로써 나의 심지를 표명하고자 하니 비웃지 말기를 바란다.
부처님의 거룩한 명호 염불소리 투철해지면
모든 부처가 마음 가운데 내려앉네.
아침의 종소리, 저녁의 북소리에
꿈속의 손님을 깨우니 급히 마음을 돌려
달리는 말 위로 채찍을 휘두르네.
나무 아미타불! 나무 관세음보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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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회로 당뇨병을 치료하다
나는 장입화라고 하며, 금년 65세로서 퇴직근로자이다. 나는 구(舊)사회에서 태어나 신(新)사회에서 자랐으니, 학교에서 배운 것은 모두 무신론(無神論)의 교육이었다. 반세기 동안의 이러한 환경 속에서 무신론자가 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청년시기에 학습과 업무 외의 시간에는 많은 소설을 읽었다. 그 중에는 인과(因果)와 관계 있는 책도 있었으나, 책 속의 내용이 모두 몇 백년 혹은 천년 이전의 이야기로서 비록 도리는 있으나 고증할 길이 없어 나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하였다.
금년에 나와 남편은 지금 살고 있는 이곳으로 와 거주하게 되었다. 이곳에 장 씨 성을 가진 할머니가 계시는데, 아파트 공원 그늘에서 휴식할 때 항상 인과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남편이 듣고 와서 나에게 들려주었지만 별로 주의하지 않았다.
금년 3월 우연히 나도 사람들의 무리에 끼어 장 할머니의 이야기를 듣게 되었는데, 모두가 지금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일어난 인과응보의 이야기였다. 장 할머니는 나의 병에 관해 듣고는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한 권을 주었으며, 이 책은 나로 하여금 몇 십년 동안의 미망(迷妄)에서 깨어 나오게 하였다.
묘법 노스님의 법문은 정말로 불가사의하였다. 스님께서 책 속의 주인공들에게 설파하신 모든 병의 원인이 살생하고 게걸스럽게 고기를 먹어서 초래된 인과응보 아닌 것이 없었다. 노스님의 말씀처럼 지지고 찌고 볶고 삶는 것은 입의 즐거움을 위하나, 동물의 원한은 알지 못하는 것이다. 그리고 조만간 그 과보를 받아야 한다.
내가 당뇨병을 앓은 지는 벌써 17년이나 되었다. 손발이 마비되고 시각막 병변 등의 증상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병원에서 검사해보니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오른쪽 눈은 실명이 되었으며, 왼쪽 눈의 시력은 0.1이 나왔다.
나는 두려움이 앞서 마음이 크게 괴로웠다. 만약 왼쪽 눈도 실명하면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이 되는 게 아닌가! 과거에 고기를 먹는 것은 사람의 신체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으로 여겼으나, 이러한 생각이 크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에서 가르침을 받고, 다시는 살생하지 않고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맹세하였다. 아울러 내가 이전에 먹었던 동물을 위하여 참회하고 ‘아미타불’의 명호를 염불하였다.
장 할머니를 만난 이후 금년 3월부터 6월까지 줄곧 참회를 해왔다. 그리고 기적이 나타났다. 병원에서 진찰해보니 오른쪽 눈 백내장 외에 왼쪽 눈의 시력이 돈 한 푼 안 들이고 정상으로 회복된 것이다. 만약 예전과 같이 지냈더라면 왼쪽 눈도 아마 눈이 멀게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육식을 끊고 아미타불을 염불하니,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부처님께서, 묘법 노스님께서 나에게 광명을 주신 것이다.
금년 6월경 아는 사람의 소개로 다행스럽게도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엮은 과경 거사를 만날 수 있었다. 아울러 책 속에 나오는 주인공 세 분과도 만나 같이 과경 거사의 법문도 듣게 되었다.
지금 나는 이미 육식을 끊고 오계를 지니고 있으며, 남편은 손자를 돌보느라 한 달에 나흘간만 고기를 먹고 있으나 조만간 끊게 될 것이라 믿는다. 나는 남편과 함께 불문에 귀의하여, 남은 생 동안 불법을 배우면서 염불하는 수행제자가 되었으니 실로 우리들의 복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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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가르친 죄’의 뒷 이야기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전편에서 언급한 ‘잘못 가르친 죄’의 주인공은 남편이 29세, 부인은 32세인 부부이다. 그들의 딸은 올해 4세로서 약간의 뇌성마비 때문에 몸은 온전하지 못하나, 얼굴이 예쁘고 지능지수는 같은 또래에 비하여 훨씬 높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마술을 부려 무슨 물건을 감추면, 아이는 당신이 자기를 속인다는 것을 알 뿐만 아니라 곧바로 그 물건을 찾아낸다.
그녀는 걸을 때 평형을 유지하지 못하여 어른이 손으로 부축해야 걸을 수 있으며, 지금은 걷기 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앉기조차도 힘들어했는데 많이 나아진 것이다. 그리고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등 간단한 말은 할 수 있으며, 배가 고프면 부모를 불러 배를 치고 입을 가리키면서 배고픔을 표시할 줄도 안다. 또한 대소변이 급할 때 동작을 표시할 줄 알아서, 밤중에 잠을 자다가도 부모를 깨워 의사를 표현하니 침대에 실례를 한 적이 없다. 만약 문 밖에서 좋아하는 사람의 말소리만 들려도, 손발을 움직여 기쁜 마음을 드러낸다.
며칠 전 내가 아이의 엄마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이는 전화기를 달라고 하면서 ‘할아버지!’라고 반갑게 소리치기도 하였다. 나도 그 아이가 나날이 좋아졌으며, 점차 호전되는 모습에 기쁘고 안심이 됐다. 묘법 노스님은 아이에게 잘 어울리는 ‘혜흔(慧欣)’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셨는데 과연 영험이 있었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혜흔이의 변화는 내가 예상한 것보다 빠르며, 머지 않아 스스로 자기 일을 처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히 정상으로 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스무 살 전에 지혜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그 말씀을 듣고 놀라워서 스님께 여쭤보았다.
“혜흔이는 돼지세계에서 몸을 바꿔 온 아이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지혜를 열 수가 있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혜흔이는 전생에 글 가르치는 훈장으로서, 불법을 배우려는 중생들을 잘못 인도하여 돼지세계에 떨어진 것이다. 훈장 이전의 전생은 당시 명망 있는 스님이었으나, 후에 음욕심(淫欲心)을 끊지 못해 죽은 후 다시 인간세상에 와서 글 가르치는 훈장이 되었다.
스님이었던 전생 당시의 두 제자도 정애(情愛)의 마음을 끊지 못해, 다음 세상에 그를 따라와서 다시 제자가 되었다. 훈장은 다른 사람의 불교수행을 잘못 인도하여 돼지 몸을 받았으나, 그의 두 제자는 죽은 후 다시 인간으로 태어나 부부가 되었다. 그들 부부는 전생에 돼지 머리고기를 좋아하였기 때문에, 금생에 혜흔이의 부모가 된 것이다.
정리해보면 혜흔이의 전생은 돼지였으며, 그 돼지의 전생은 글 가르치는 훈장 선생, 그리고 훈장의 전생은 어느 정도 도행은 있었지만 음욕심을 끊지 못한 스님이었다. 돼지 머리고기를 좋아하였던 젊은 부부는 뇌성마비를 가진 아이를 얻게 되었다. 뇌성마비는 바로 우치(愚痴)를 말하며, 우치의 원인은 훈장이 다른 사람이 불법을 배우는 것을 막았기 때문이다.
그 전전생(前前生)을 추적해 보면 우치한 마음은 음욕심을 끊지 못하였기 때문이며, 음욕심은 남녀 간의 사랑의 마음과 행위를 말한다.
결혼의 ‘혼(婚)’자에 ‘여(女)’ 변이 있는데, 옆에 여인이 있으면 정신이 어두워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하며, 이것이 바로 우치의 원인이다. 이것은 『능엄경』에서 말씀하신, ‘너희들이 삼매(三昧)를 닦아 삼계 고해(苦海)를 벗어나려고 하면서 음욕심을 제거하지 못하면 삼계를 벗어날 수 없느니라.’고 하신 것과 같다.
혜흔이의 부모는 불법을 이해한 후 일심으로 불법승 삼보에 귀의하였으며, 모든 비린내 나는 음식과 음욕을 끊었다. 스스로 송경·염불하며, 또한 혜흔이에게 예불·염불을 가르치고 있다. 이로 인해 내 눈 앞에 금빛 찬란한 사원이 나타났으며, 그들 세 사람 모두 이미 출가상(出家相)이 나타났다. 전생에 스님이 되어 수행한 지혜가 혜흔이의 몸에 다시 나타날 날이 있을 것이다.”
금년 여름 고향으로 돌아가 정착한 혜흔이와 그의 부모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그들은 사제 과배(果培) 거사의 지도하에 수행 정진하고 있는 수많은 묘법 스님의 제자들과도 인연을 맺었으며, 스님의 말씀이 마침내 검증되었다.
혜흔이의 부친 유 거사는 문약한 서생의 모습이었다. 그의 부인 이 여사는 직물공장의 근로자이지만 교사처럼 아름답고 우아하였으며, 남편보다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았다.
유 거사의 팔을 보니 대각선의 불에 덴 흔적이 선명하였다. 내가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니, 유 거사가 말하였다.
“저희 부부는 혜흔이의 병 때문에 불법을 이해하게 되었으며, 금생에 반드시 삼계를 벗어나 극락세계에 왕생할 것을 발원하였습니다. 사랑하고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으나, 이 때문에 갖가지 고통과 번뇌가 찾아온다는 것을 뼈저리게 알았습니다.
저희들은 『능엄경』의 가르침을 배우고,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반복하여 읽은 후 음욕을 끊기로 결심하고, 불전에서 함께 팔에 연비를 하면서 발원하였습니다. 저희 부부는 비록 여전히 한 침대에 자지만 반년 넘게 아무런 일이 없습니다. 그러나 반년 전 어느 날 갑자기 어디에서 온 지 모르는 마(魔)의 힘이 나를 부추겨 부부관계를 하도록 유혹하였습니다.
저는 억제할 수 없어서 급히 침대에서 뛰쳐나와 불전에 꿇어 앉아, 관세음보살님께 저에게 정력(定力)을 가질 수 있도록 가피를 구하였습니다. 아울러 두 개의 향을 양팔에 사르면서 마음속의 음마(淫魔)를 쫓아내기로 작심하고 부처님의 가피를 구했습니다.
저희 부부는 반드시 음욕심을 끊을 수 있을 것이며, 거사님은 묘법 노스님께 걱정하시지 마시라고 전해주십시오. 우리 둘은 혜흔이를 데리고 반드시 묘법 노스님의 좋은 제자가 될 것입니다.”
나는 유 거사의 말에 감동하였다.
“한창 젊은 나이에 그러한 대장부의 기백을 가졌으니, 우리같이 나이 많은 사람을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아 정말로 감탄할 뿐입니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 속편에 당신들의 이야기를 넣어도 되겠습니까?”
부인이 바로 말하였다.
“음욕을 끊은 부부가 여기에 이미 서너 쌍은 됩니다. 과배 거사는 항상 능엄법회를 엽니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능엄주’와 ‘사종청정명해’를 외울 줄 압니다. 위로는 60세의 아주머니, 아래로는 20세 전후의 젊은이들도 이를 외우지 못하면 부끄러워할 지경입니다. 무릇 발심하여 불법을 배우는 사람은 비린내 나는 음식을 끊었습니다. 홍빈 거사라는 분은 과배 거사를 만나고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어 본 후, 자신은 물론 그의 아내와 두 딸도 육식을 끊게 이끌었습니다.
최근 우리 부부가 음욕을 끊었다는 말을 듣고 홍빈 거사 부부도 여러 거사들 앞에서 불전에서 음욕 끊기를 발원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들도 모두 삼십대의 젊은이들입니다. 저희들은 단지 부처님의 말씀대로 행할 뿐, 스스로 대단하게 여기지는 않습니다.
저는 우리 혜흔이의 일을 인과 이야기 속편에 넣기를 원합니다. 혜흔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등과 복부에 어혈 같은 흔적이 있어 병원에 가서 진찰해보니, 이것은 ‘색소실금증’이며 가족에게 유전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혜흔이의 팔꿈치에는 횡으로 된 어혈이 있습니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어느 날 제가 좌선할 때 갑자기 돼지를 잡는 도살장에 들어갔는데, 한 마리의 돼지가 사지를 묶인 후 도살되었습니다. 그 후 뜨거운 물이 펄펄 끓는 큰 가마솥에 넣어 삶고는 건져서 털을 뽑았습니다. 칼로 돼지다리를 끊고는 막대기로 다리를 쿡쿡 찌르고 배와 등에도 구멍을 내었습니다. 그 다음 돼지 몸에 공기를 불어 넣으니 배가 마치 공처럼 부풀어 올랐으며, 가는 끈으로 돼지 다리를 입에 넣어 묶고는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이어서 쇠막대기로 돼지 몸을 두드리니 내부에서 피가 흘러 내렸으며(나중에 어느 노인에게 물어보고서, 이런 과정이 돼지고기의 내부 수분과 피육을 분리하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았다고 하였다), 맞은 곳에는 여전히 희미한 피의 흔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최후에 배를 가르고 살을 도려냈습니다.
이때 저는 갑자기 깨달았습니다. 혜흔이의 몸에 나타난 어혈 같은 흔적의 원인이 위와 같이 돼지가 도살될 때 남는 흔적임을 알았습니다. 이것은 묘법 노스님의 말씀이 정확하다는 것을 검증합니다.
사람이 윤회를 하는 것은 진실이며, 인과응보는 사실입니다. 저희들은 저희 집에서 일어난 일을 널리 알려, 계를 지키지 않는 많은 불제자들을 일깨우기를 희망합니다. 단지 계를 지키고 참회하면 죄업을 없앨 수 있으며, 계를 지키고 염불하면 극락정토에 왕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혜흔이 어머니의 말에 크게 감동하였다. 그녀는 본래 혜흔이의 사진을 책에 싣기를 요청했지만 거절했다. 왜냐하면 혜흔이가 지금은 비록 어리지만 나중에 커서는 결코 그녀에게 좋은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글재주가 없어 이야기를 쓰는 수준이 높지 않지만, 독자들이 글 속의 뜻은 명백히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나는 결코 함부로 이야기를 꾸며 사람을 속이지는 않는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나도 인과를 거스르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그들이 있는 이곳에 와서 보니 말법시대가 말법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곳에는 진정으로 수행하는 많은 불제자들이 있었다. 불가(佛家)에 이런 말이 있다. “작은 보살은 깊은 산에 숨고, 큰 보살은 번잡한 도시에 숨어있다.”
다투지 않고〔不爭〕, 탐하지 않고〔不貪〕, 구하지 않고〔不求〕, 사사롭지 않고〔不自私〕, 이기적이지 않고〔不自利〕, 거짓말하지 않는〔不妄語〕 것은 모든 수행인이 지켜야 할 종지(宗旨)이며, 재가에서 수행해도 반드시 도업(道業)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간혹 여법하지 못한 현상이나, 삿된 스승이 법을 설하는 것도 우리들에 대한 시험이 아니던가? 삿됨이 없으면 어떻게 올바름을 드러낼 수 있으며, 마(魔)가 없으면 어찌 부처가 있을 수 있겠는가? 부처님도 시험하는 수많은 마로 인하여 성불하게 된 것이다.
고승대덕들께서는 우리들을 바른 길로 인도하시며, 마구니는 우리를 수도하도록 분발시킨다. 우리들이 마구니를 반면교사로 생각한다면 그게 바로 수행을 이루게 하는 동력이 되지 않겠는가?
규율을 지키지 않는 그들에 대하여 거들떠보지 않으면 될 것이다. 마구니들이 설하는 삿된 법은 우리들이 법을 가려낼 수 있는 눈을 가졌는지 시험하는 것이니, 그들에게 화를 내면 속임을 당하는 것이다.
묘법 스님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말세에 법을 설하는 사람 중에는
그름도 있고 바름도 있네.
버려야 할 것은 버리고, 취할 것은 취해야 하네.
인연 따라 교화하니 화를 내면 바름을 잃게 되네.
마지막으로 몇 마디 말로써 끝을 맺고자 한다.
여여부동(如如不動)하면 남들의 질투를 어찌 두려워할 것이며
일심불란(一心不亂)하면 남들이 다투는 것에 관여할 바 없네.
큰 파도가 모래를 이니 더럽고 혼탁한 물을 깨끗이 하네.
법륜(法輪)이 상전(常轉)하니 온 법계에 광명이 가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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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은 어디에서 오는가
질문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를 읽고 인과응보의 도리를 이해한 것 외에 묘법 노스님의 신통(神通)에 대하여 관심이 많아졌니다. 신통은 수련을 통하여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수행하여 나타나는 것인지요?
만약 수련하여 나타나는 것이라면 많은 사람들이 한평생 수련한다 해도 신통이 나타나지 않으며, 만약 수행으로 나타난다고 한다면 대다수의 수행인은 그런 신통이 없습니다. 하지만 묘법 노스님처럼 신통을 가진 사람은 분명히 있으니, 의문이 듭니다. 이에 관하여 말씀해주십시오.
답변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에서 말한 적이 있다. 신통은 수행으로 얻어지는 것이며, 구한다고 구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면 왜 많은 사람들은 평생을 수행해도 신통이 오지 않는가?
“전생의 인(因)을 알고자 하면 금생에 받는 것이 그것이며, 미래의 과(果)를 알고 싶으면 금생에 짓는 것이 그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금생에 어떤 사람에게 신통이 나타나는 것은 전생 혹은 여러 생 전부터 수행하여 얻은 것이며, 우리 자성(自性) 속에 이미 갖추어져 있는 것으로서 금생에 일단 기연(機緣)이 성숙하면 자연히 현현(顯現)하는 것이다.
좌선이나 기공수련 시 나타나기도 하며, 혹은 정좌 시 나타나며, 혹은 모종의 외적인 힘의 영향으로 계발되어 나타나기도 하는 등 한 가지로 논할 수는 없다. 당연히 금생에 수행하여 얻는 경우도 있으며, 전생에서는 오안육통의 능력이 없다가도 현생에서 ‘돈오(頓悟)’할 수 있는 까닭도 전생에서 ‘점수(漸修)’해 왔기 때문에 이생에서 증득(證得)할 수 있는 것이다.
『능엄경』에서 이르기를, “너희들이 삼매를 닦아 삼계를 벗어나고자 해도 음심(淫心)을 제거하지 못하면 벗어날 수 없다. 비록 지혜가 많고 선정(禪定)이 현전해도 음욕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마도(魔道)에 떨어진다. … 비록 지혜가 많고 선정이 현전해도 살생(殺生)을 끊지 못하면 반드시 귀신세계에 떨어진다. … 비록 지혜가 많고 선정이 현전해도 훔치는 마음을 끊지 못하면 삿된 도에 떨어진다. … 비록 몸과 마음에 살생, 도둑질, 음욕이 없이 세 가지 행이 원만해도 큰 거짓말을 하면 삼마지에 청정(淸淨)을 얻을 수 없어 애견(愛見)의 마를 이루게 되며, 여래(如來)의 종자를 잃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수행하여 이미 많은 지혜와 선정이 현전하는 수행자라도 계율을 엄격히 지키지 못하면 바른 과를 이루지 못하고 마도, 귀신도, 사도에 빠지게 된다. 그들이 그 생을 지난 후 다시 인간 세상에 와서 계속 수행을 하고 기연을 만나게 되면 전생에 닦았던 지혜가 다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만약 이생에서 자기를 파악하고 여법하게 수행하여 살생, 도둑질, 음욕, 거짓말을 끊으면 금생에서 도과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재물과 색, 명예, 이익을 탐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을 속이면 그들의 선정공부는 없어지게 될 것이다.
만약 수행의 달콤한 맛을 본 후 신통이 없으면서도 있는 체 꾸며, 사람들을 속여 재물을 취하면 조만간 법의 제재를 받게 될 것이다. 이것은 사회의 많은 사기꾼 ‘대사’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었는가를 보면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계를 지키고 덕을 함양하는 것이 수행인의 근본이다. 약간의 선정공부가 있다고 반드시 경을 강의하고 법을 설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당신이 경법을 설할 능력이 있는가, 그러한 사명이 있는가를 보아야 한다. 묘법 노스님과 같이 지혜가 높고 깊은 분들이 시중(市中)과 떨어진 깊은 산중에 숨어 신분을 드러내지 않으니, 보통의 백성과 구별할 수 없다. 그분들이 산을 나오지 않으면 그들의 실체를 전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시기가 도래하면 그분들은 비로소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산에서 내려오며, 그들의 사명을 완수한 후에는 입적하시든지 혹은 다시 은거한다.
만약 마왕(魔王)이 보낸 제자라면, 약간의 신통으로써 중생을 해롭게 할 것이다. 마(魔)의 제자는 마왕의 도움을 받으면 그 힘이 매우 강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마는 투쟁심이 있으며, 부처님은 자비심이 있다. 마와 부처는 단지 누진통(漏盡通)의 차이가 있다. 마는 중생을 미혹할 수 있다. 그들이 인간 세상에 와서 간혹 ‘큰 귀를 늘어뜨리며 신체가 건강하고 대장부다운’ 복상(福相)을 가지고 출현하는데, 그들이 전생에 수행할 때 복을 지은 적이 있으나 단지 욕망을 다 끊지 못하였기 때문에 마도(魔道)에 떨어진 것이다.
선화 상인께서 말씀하셨다. “(그들에게) 지혜가 나타나면 큰 거짓이 있게 된다.” 신통이 있는 사람이 부처님의 정법(正法) 제자인지 마왕이 보낸 제자인지 구별하는 간단한 표준은 그가 재물을 탐하는지 안 하는지에 달려 있다. 재물을 탐하면 그는 가짜이다.
마왕의 제자는 과거생의 수행이 원만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불법을 설하는 것도 원융무애하지 못하며, 간혹 허점이 드러나고 모순이 나타나 자기의 학설을 둘러맞출 수가 없게 된다. 아울러 자화자찬하기를 좋아하며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얻었다고 스스로 표방한다. 만약 그가 출가의 모습으로 나타나면 그가 계를 지키는지 안 지키는지, 행주좌와에 위의(威儀)가 있는지 없는지를 보면 된다. 만약 재가인으로 나타나면 허영(虛榮)을 탐하고 술, 담배, 고기를 끊지 못한다. 재물, 색, 먹는 것, 명예, 잠을 탐하면 진정한 불제자가 아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지적해 줄 때, 그것을 듣고 즉시 고치는 자는 제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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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공장장의 갑작스런 신통
1993년 어떤 분과 함께 묘법 노스님과 대화할 때, 갑자기 신통이 나타난 어느 공장의 손(孫) 씨라는 공장장을 보았다. 당시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은 나와 손 공장장, 그리고 전혀 알지 못했던 한 사람뿐이었다. 그 분도 노스님께 어떤 문제 때문에 가르침을 청하러 왔었다. 아마 노스님께서는 동시에 이 두 사람을 교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었으리라. 미소를 띠면서 손 공장장에게 물었다.
“공장장님은 저 사람의 집에 몇 개의 방이 있는지 아시죠?”
공장장이 답하였다.
“저는 이 분을 잘 모릅니다. 스님!”
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잘 생각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요? 저는 신통이 없습니다.
어!”
공장장은 약간 놀라워하며 그 사람에게 물었다.
“당신 집은 연립주택이며, 모두 여섯 칸의 방이 있군요. 그렇습니까?”
그 사람이 놀라면서 답하였다. “맞습니다. 정말 그래요.”
이 말을 들은 공장장은 약간 흥분되는 듯이 보였다.
노스님은 그 사람에게 말했다.
“나는 거사님에게 도리를 이해시키려고 하는 것이며, 남들이 알지 못하게 하려면 자기가 하지 않는 것밖에는 없습니다. 보아하니 거사님은 크게 믿지 않습니다. 손 공장장은 거사님을 알지 못하는데도, 거사님에 대하여 어떤 일도 말할 수 있습니다. 궁금하시면 무엇이든지 물어보십시오.”
그 사람은 웃으면서 말했다.
“약간은 오묘하군요. 그러면 제 책상서랍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맞춰 보십시오. 그 안에 있는 물건은 저만 알고 있습니다.”
공장장은 마치 두 눈으로 눈앞의 공간을 살피는가 싶더니 입을 열었다. “책상서랍 가운데는 열쇠가 딸린 서랍이며, 좌측 네 개의 서랍은 열쇠가 딸리지 않은 서랍이군요. 우측 위쪽의 한 개는 열쇠가 없고, 아래는 잠겨 있으며, 책상은 나무색입니다. 어떤 서랍을 볼까요?”
그 사람은 놀라는 기색이 역력하였다.
“중간의 서랍을 보십시오.”
손 공장장은 바로 말하였다.
“서랍을 열면 몇 개의 공책이 있고, 기록해 놓은 것은 회계장부입니다. 공책 위에 계산기가 놓여 있는데, 일본 제품이군요. 안에 4개의 은행통장이 있으며, 3개는 당신 이름이 쓰여 있고, 하나는 당신 아들 이름이 쓰여 있군요.”
여기까지 이르자, 그 사람은 얼굴이 붉어지면서 눈을 크게 뜨고 큰소리로 말하였다.
“정말 신기합니다. 당신들은 신선(神仙)이십니까?”
노스님은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아무도 신선이 아닙니다. 우리 모두 보통사람입니다. 그러나 보통사람 중에도 어느 정도의 지혜를 구비한 사람은 많이 있습니다. 사람은 양심을 속이는 일을 저지르면 안 됩니다. 아무도 몰래 나쁜 짓을 하더라도, 반드시 그것을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악을 저지른 사람은 조만간 악한 과보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능력 있는 사람은 우리들 개개인의 행동과 생각 모두를 알 수 있는데, 하물며 불보살과 귀신은 어떻겠습니까? 거사님이 만약 흥미가 있으면, 나는 손 공장장으로 하여금 거사님에게 더욱 깊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공장장이 서랍 안 통장 속의 돈이 얼마이며 어디서 나온 돈인가를 상세하게 이야기해주자, 그 사람은 불가사의한 일이라며 입을 벌리고 말을 잇지 못하였다.
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거사님 서랍 속을 뒤지러 갈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이것은 무슨 신기한 일도 아닙니다. 돌아가시거든 육식을 끊고 오계(五戒)를 지니며, 십선(十善)을 열심히 행하십시오. 그리고 저녁에 잠자기 전 한 시간 정도 앉아서 ‘나무 아미타불’을 염불하십시오. 생각이 밖으로 달아나지 않게 하고, 생각이 도망가면 다시 마음을 염불로 당겨 오십시오. 낮에 한가할 때는 언제든지 묵념으로 염불할 것이며, 그렇게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는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내 말을 기억하시고 행한다면 거사님은 ‘거사님의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 사람은 “알겠습니다. 스님! 곧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며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였다. 노스님은 그를 보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것은 거사님 본래의 ‘자성(自性)의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 것입니다.”
손 공장장의 신통은 묘법 노스님의 가지(加持)하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다. 만약 술과 고기를 끊지 못하면 잠시 나타났던 신통은 이내 사라져버린다. 그 후 공장장은 노스님의 간곡한 당부를 듣지 않고 결국 수행보다는 술과 고기 등 세속의 욕망을 선택하였다.
노스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몇 생전에 수도인(修道人)으로서 선정(禪定) 공부의 힘이 있었으나, 여전히 욕심을 끊지 못하고 있다. 만약 금생에 다시 수행을 하지 않으면 내생에는 축생도(畜生道)에 떨어져 빚을 갚으러 가야 할 것이니, 실로 애석한 일이로구나.”
나는 말하고자 한다. 당신이 만약 초인(超人)의 신통지혜를 얻고자 한다면, 먼저 범부의 욕망〔財·色·食·名·睡〕을 놓아야 할 것이다. 만약 그러한 욕망을 놓아버리고 수행을 지속할 수 있으면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범부를 뛰어넘어 성인(聖人)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선화 상인께서 법문하시기를, “도를 닦으려면 거꾸로 가야 한다. 무슨 뜻인가? 좋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쁜 일은 자기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소아(小我)를 버리면 대아(大我)를 완성하게 된다.”
선화 상인께서 또 이르시기를, “수도(修道)의 주요 목적은 생사(生死)를 벗어나기 위해서이며, 어떤 감응(感應)을 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라고 하였다.
착실하게 수행을 해나가면서 다른 사람이 신통이 있든지 없든지 관여하지 말 것이며, 당신이 얻게 될 것은 어느 날 구하지 않아도 저절로 얻게 될 것이다. 만약 당신에게 그러한 사명이 없으면 구한다고 해도 얻지 못할 것이다. 신통은 삼계를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줄 수 없으며, 더욱 당신이 성불(成佛)하는 것을 도와줄 수 없다. 수행하여 아라한과 보살의 바른 과를 얻게 되면 자연히 신통자재하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르시기를, 멸도 후에 모든 보살과 아라한을 말법 세상에 내보내신다고 하였다. 큰 신통을 가진 수행인이 살생, 도둑질, 사음, 거짓말을 끊고 재물을 탐하지 않으면, 그 분은 보살 또는 아라한이 환생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우리들 범부의 육안으로는 대면해도 알아보지 못한다.
묘법 노스님께서 일찍이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다. “신통이 있으면 중생을 교화하는 데 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을 뿐이다. 신통이 없어도 지혜가 있으면 마찬가지로 중생을 교화할 수 있다.”
지계(持戒)하며 염불(念佛)하고 송경(誦經)하는 데 마음을 가다듬는 것은 계(戒)이며, ‘사무사(思無邪: 생각에 삿됨이 없다)’는 바로 선정(禪定)에 있다. 선정이 오래 지속되면 자연히 지혜가 생길 뿐만 아니라 원융무애한 변재(辯才)가 생긴다. 그러면 당신의 한 마디 한 마디 말 모두가 듣는 사람의 근기에 맞아, 공경을 받고 이익을 얻게 된다. 이것은 당신이 바른 지견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부처님의 가피가 있기 때문이다. 당신이 진정으로 수행하면 반드시 불보살의 가피를 받게 된다. 그러면 어떠한 장소에서도 말하는 것이 원만하게 되며, 발원(發願)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어떻게 지혜를 닦는가?
부처님은 『불유교경(佛遺敎經)』에서 다음과 같이 가르치셨다.
“너희들 비구는 만약 지혜가 있으면 탐착이 없게 되며, 항상 자신을 성찰하면 잃는 것이 없게 된다. 그러면 내 법 가운데서 해탈을 얻을 수 있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수도하는 사람이 아니며, 또한 비구가 아니다. 진실로 지혜가 있는 자는 생로병사의 바다를 건너는 견고한 배이며, 또한 무명의 암흑을 밝히는 큰 등불이며, 모든 병자를 치료하는 양약이며, 번뇌의 나무를 베는 날카로운 도끼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듣고 생각하고 지혜를 닦음으로써 스스로 이익이 증장하게 된다. 만약 사람이 지혜의 비춤이 있으면 비록 천안(天眼)이 없더라도 밝은 견해를 가진 사람이며, 이를 ‘지혜(智慧)로운 사람’이라고 이름 한다.”
소위 ‘밝은 견해를 가진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바로 견지(見地)가 정확한 사람을 가리킨다. 지혜가 있는 사람은 어떤 사람과 사물을 볼 때, 모두 투철하게 막힘없이 분석하여 인과와 해탈의 방법을 명백하게 알 수 있다. 따라서 부처님께서 이러한 수행인을 ‘견고한 배’, ‘큰 등불’, ‘모든 병을 고치는 양약’, ‘번뇌의 나무를 자르는 날카로운 도끼’라고 비유하신 것이다. 따라서 신통을 탐하지 않고 지혜를 닦는 것이 불제자의 본분이다.
만물은 도(道)로 인하여 생기며
도를 얻는 자 저절로 신령함이 통하네.
본체(本體)를 철저히 깨치면
하나를 통달하여 모든 것에 통달하네. - 선화 상인(宣化上人)의 게(偈) 중에서
도를 닦으려면 거꾸로 가야 한다.
무슨 뜻인가?
좋은 일은 다른 사람에게 주고,
나쁜 일은 자기가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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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의 골절상
동물을 보호하거나 상해를 입혀 과보를 받은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났다. 그 때는 내가 묘법 노스님을 스승으로 모신 지 2년째 되는 겨울이었으며, 당시 스님께서 우리 집에 머무르실 때였다.
어느 날 고모가 서안(西安)에서 전화를 걸어왔다.
고모는 그 무렵 보름 전에 공장의 뜰을 걷다가 빙판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오른쪽 무릎이 땅에 먼저 닿아서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였다. 수술을 하고 병실에 와 보니, 일곱 명 중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무릎이 깨진 환자들이었다. 당시 의료기술이 좋지 않아 수술 후 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의사가 알려주었다.
고모는 그 때문에 매우 고민하였으며, 3일 후 퇴원하여 집에서 요양하였다. 당시 사십여 세였던 고모는 만약 장애인이 된다면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일이었다. 고모는 내가 불법을 배우는 사실을 몰랐고 스님은 더욱 알지 못했으니, 단지 나에게 자기의 고뇌를 이야기할 뿐이었다. 전화로 통화할 때 마침 스님께서 옆에 계셨으므로 스님도 고모의 골절 상황을 아시게 되었다.
고모에게 나와 스님과의 인연에 대하여 간단하게 말해주었다. 그 당시 서안에는 기공수련의 열기가 대단했던 터라 고모도 기공수련에 적극 참여하고 있었다. 내가 불교적인 관점에서 말하니 선뜻 믿으면서 스님께 부탁을 하였다. 그래서 전화기를 스님께 건네주었다. 스님께서 고모에게 물었다. “4년 전 골절상을 입은 비둘기를 치료해준 적이 있습니까?” 고모는 흥분하여, 옆에 있는 내게 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대답했다.
“예, 스님! 그런 일이 있습니다. 4년 전 어느 날 동료의 집에 갔는데, 정원에 여러 마리의 비둘기들이 한 마리의 비둘기를 둘러싸며 ‘구구구’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호기심에 가까이 가서 보니 비둘기 한 마리가 골절상을 입었더군요. 그래서 상처 입은 비둘기를 집안으로 데려와서 약을 바르고 나무판을 매어주었습니다. 나중에 그 비둘기의 다리는 정상으로 회복되었습니다. 4년 전의 일을 다 아시니, 대단하십니다. 그 일이 저의 다리 골절과 무슨 관계가 있는지요?”
스님께서 다시 물었다. “보살님은 닭튀김을 좋아하지요? 구운 닭다리를 비틀어 떼어내서 뜯어먹기를 좋아하는군요.”
“네! 스님! 저는 닭다리를 아주 좋아합니다.”
스님은 이어서 말씀하셨다. “보살님은 이미 죽은 닭을 시장에서 사와 주방에서 배를 가르고, 닭의 두 다리를 비틀어 꺾으며, 다시 칼로 끊어 기름에 튀깁니다. 이러한 원인으로 그와 같은 골절상을 입었으니, 이것을 일러 악에는 악한 과보가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살님이 이전에 비둘기를 치료해준 적이 있기 때문에, 당신의 다리는 장애가 될 정도의 후유증을 남기지는 않을 것입니다. 깁스를 떼어낸 후 단련하면 서서히 회복될 것입니다.”
고모는 기뻐하면서도 근심에 찬 목소리로 여쭈었다.
“제가 닭의 다리를 끊어 이와 같은 골절의 과보가 있었다면, 닭의 가슴과 배를 가른 것은 장래 어떤 병으로 올 수 있습니까?”
스님은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보살님은 깨우침이 매우 빠릅니다. 보살님 조카에게 불교에 관한 몇 권의 책을 부쳐달라고 하여 공부해 보세요.”
위 내용은 우리 고모에게 일어난 이야기이다. 고모의 다리는 그 후 묘법 노스님 말씀처럼 완전히 회복되었다. 그 뒤 고모는 경건한 불제자가 되었다. 이 이야기를 빌려 『오대산 노스님의 인과 이야기』의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온다.’는 경구를 다시 적어본다.
병은 입으로부터 들어온다.
삶은 고기, 구운 물고기로 식욕을 채우나
죽은 동물의 마음에 원한이 가득함을 모르네.
주방은 도살장으로 변하여
배를 가르고 머리를 잘라 칼산에 오르네.
지지고 볶고 튀기고 삶는 모든 형벌로
통째로 삼키고 산 채로 씹어 먹는 것을
맛있는 요리라고 하네.
신식(神識)이 그대 몸에 깃들면
조만간 그대는 목숨으로 되갚아야 하네.
선악(善惡)이 때가 되면
마침내 과보(果報)가 있으니
병은 입으로 들어옴을 등한시 말아야 하네.
시일이 오래지 않아 악이 가득 차면
질병이 몸에 달라붙어 병원신세 져야 하네.
수술 칼 아래 배를 째고 머리를 가르는 것이
모두 주방 모습의 재현이구나.
금일 지옥에 떨어질 것을 미리 알았더라면
처음부터 게걸스럽게 먹지 말았어야 하는 것인데.
문: 집안의 불상을 개광(開光, 점안)하지 않고 예불해도 됩니까?
답: 불상을 개광하고, 개광하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당신 마음에 집착이 있는지 없는지를 봐야 합니다. 당신 마음속에 집착이 없으면 불상은 언제든지 개광을 한 것이며, 만약 마음속에 집착이 있으면 불상은 개광을 해도 하지 않은 것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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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계속 우는 원인
어느 해 설날, 예전의 이웃인 설(薛) 씨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와 도움을 구하였다. 그는 세배를 하기 위해 천진시 탕구(塘沽) 개발구의 사장 댁에 있었는데 사장 부부의 큰 걱정거리에 대해 말해 주었다. 사장 댁의 아기가 이틀 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아 아무리 달래도 듣지 않고,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 봐도 아기가 우는 원인을 알 수가 없어, 나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전화기 속에서도 아기의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전화기를 스님에게 넘기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수밖에 없었다.
스님께서 사장에게 물었다. “당신 집에서는 항상 바다의 생선이며 새우, 게 등을 먹지요?”
사장은 그렇다고 대답하면서, 이곳의 해산물은 대만과 마찬가지로 먹기가 편리하다고 하였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지금 당신이 그런 생선, 새우, 게 등을 먹지 않고 아울러 당신이 먹었던 고기들을 위하여 천도염불을 해줄 수 있다면, 당신의 아기는 곧 울음을 그칠 것입니다.”
사장은 이해가 되지 않는 듯이 물었다. “저희들이 고기를 먹는 것이 아기가 우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습니까?”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대만에서는 불교가 매우 흥왕하고 있는데, 당신은 불교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시는군요.”
그는 대만의 일관도(一貫道)를 신봉하고 있으며, 여기에서는 해산물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은 없다고 대답하였다.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당신이 먹었던 무수한 고기들의 신식(영혼)이 당신에게 보복할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복의 과보가 다하지 않았고 나이가 젊고 양기가 왕성하기 때문에 당신 아기에게 수작을 거는 것입니다. 그들은 각종 무섭고 독한 모습을 지어 아기를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아기를 계속 울게 하여 당신 부부를 걱정되게 하며, 설을 잘 쇠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보복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3살 이내의 애들은 보통 육안통(肉眼通: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경계를 볼 수 있으며, 3세 뒤에는 세간의 욕망이 증가함에 따라 점점 물욕에 의하여 가리게 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들의 행동을 멈추게 하려면, 당신과 부인은 지금 당장 고기를 먹지 않겠다고 맹세해야 합니다. 단지 몇 마디 말만 하면 됩니다. 그런 연후에 이전에 먹었던 고기, 새우, 게들을 위하여 ‘나무 아미타불’을 염불해 주면, 아기는 곧바로 울음을 멈추게 될 것입니다. 나는 당신들이 내 말을 믿지 않는다는 것을 압니다. 그러나 아기를 위하여 한번 시험해볼 생각은 있겠지요?”
사장은 약간 머뭇거리다가 마지못하여 말하였다.
“우리 부부는 이후 다시는 해산물을 먹지 않겠습니다.”
스님은 그들에게 ‘나무 아미타불’ 염불을 가르쳐주면서 단지 두 번 되풀이하게 하였는데, 아기의 울음소리는 점점 줄어들다가 이내 그치게 되었다. 이것은 대만의 사장에게 뜻밖의 감동을 주었으며, 큰소리로 스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의 부인도 전화기에 대고 울먹이는 소리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하였다.
스님께서 사장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아기가 울지 않는다고 안심해서는 안 됩니다. 오늘부터 매일 당신들이 먹었던 무수한 생명을 위하여 염불하며 천도해 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방생을 많이 하면 죄업이 소멸될 것입니다. 시간을 내어 대비선원에 가서 불교서적을 사서 읽어보십시오.”
사장은 반드시 읽겠다고 말하였다. 이틀 후 설 씨가 사장과 함께 묘법 노스님께 감사를 표시하기 위하여 찾아왔으나, 스님은 이미 전날 떠나고 안 계셨다. 나는 그들에게 가지고 온 선물을 대비선원에 보내 공양하게 하였다.
~~~ 이상은 오대산 노스님의 그 다음 이야기의 일부 글입니다
전문은 아래에 소개된 출판사에서 간행된 도서를 구입하여 보시기를 ~~
[오대산 노스님의 그 다음 이야기]에서
저자 과경.각산/ 번역 정원규 / 불광출판사 간행
구입처 불광출판사☎ (02-420-3200)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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