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한 여자아이
광동 육봉 갑자진의 어느 빈곤가정에 불운한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이름은 아패이고 올해 15세이다. 그녀가 5살이 되던 해, 한번은 화약을 가지고 장난을 치다가 불행히도 화상을 입게 되었는데, 오른팔 전체와 오른쪽 상반신 전부가 심하게 화상을 입고 아래턱이 짓물러서 흉부와 붙어버렸으며, 얼굴이 심하게 변형되어 사람이 사람 같지 않고 귀신이 귀신같지 않아 모습이 대단히 끔찍했다. 집안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그 당시 치료도 간단히 처리하고 끝내버렸다.
올해 6월, 아패의 병이 재발하였다. 본래 화상을 입었던 상처전체가 거의 짓물렀고, 피고름이 끊임없이 배어나왔으며,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 그리고 끊임없이 이상한 냄새를 풍기면서 악취가 심하여 감히 그녀에게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게다가 집안 형편이 처량하고 부모가 이혼하여 집안에 그녀와 어머니, 그리고 아직 철들지 않은 어린 동생들만 있었고, 집이 없어서 온 식구가 시장 안에 어둡고 좁은 낡은 집에 임대 거주하고 있었다. 매일 어머니가 돼지고기를 팔아서 번 돈으로 겨우 입에 풀칠할 정도였기에 다시 치료 받을 엄두조차 내지 못하였고 보살펴주는 사람도 없었다.
아패는 몸에 쇠약현상이 뚜렷이 보이면서 숨이 곧 끊어질 듯하였다. 매일 침대위에 누워서 신음하는데 혼신이 에이는 듯 아팠으며 살래야 살 수 없고 죽을래야 죽을 수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아폐는 또 여러 가지 환각증상을 겪었다. 눈만 감으면 수많은 악귀들이 칼을 가지고 그녀의 상처를 배거나 그녀의 목을 졸라서 밥을 못 먹게 하고, 그녀의 손발을 잡아서 움직이지 못하게 하는 것을 느끼고는 대단히 무서웠다. 밤낮으로 이와 같아서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아패의 심신은 고통과 공포·고독·원망과 슬픔으로 가득 찼다. 온 세계의 모든 고통이 전부 다 자신의 몸에 모인 것 같았다. 가히 안과 밖으로 고통에 시달리는 인간지옥과 끝없는 고통의 바다라고 말할 수 있었다.
7월 초, 지역 내에 연우 몇 명이 아패를 보러 가서 그녀에게 많은 관심을 보였다. 아패도 대단히 감격스러워하며 오로지 연우들이 자신을 도와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해주기를 바라면서 병원에 데려가 달라고 졸라댔다. 연우들이 의사를 모셔 와서 검사를 받게 하였더니, 의사는 광주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야만이 처리할 수 있다면서 비용이 수십만 원이 들 수 있으며 게다가 반드시 이삼일 내에 제때에 치료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빠른 시일 내에 패혈증을 초래하여 마지막에는 장기쇠약으로 사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과 비용 등의 각종 어려움을 감안했을 때, 연우들은 치료에 대해 도움을 줄 수가 없어 오직 정성을 다해 불력에 의지하여 자비하신 불보살님들께 가피를 달라고 비는 수밖에 없었다.
연우들은 매일 아패에게 여러 모로 위로와 가르침을 주면서 그녀더러 분개하고 증오하는 마음을 없애고, 책임을 다하지 않은 아버지와 평소에 본인을 무시했던 모든 사람들에 대해 원망하는 마음을 가지지 말라고 타일렀으며, 아울러 아패에게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불러서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하라고 권하였다. 또한 연우들은 아패에게 염불하면 모든 심신의 고통이 사라지고 죄업을 소멸하고 복을 증장시킬 수 있으며, 부처님의 영접을 감응하여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는 등등의 이익과 극락세계 환경의 미묘하고 장엄함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고, 게다가 인과응보의 이치와 현세에서 이처럼 심한 고통을 받는 이유는 여러 생에 걸쳐 지은 중생들을 해치는 등의 악업으로 인한 것이며, 화상을 입고 사람들에게 업신여김을 받고 가난에 허덕이고 악귀가 해치려한다거나 목숨을 앗아가려한다고 느끼는 이 모든 것들이 전부 다 인과응보이고 과보가 나타난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참회하는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고 설명해주었다. 마지막으로 연우들은 아패에게 참회문 독송을 가르쳐주면서 교묘하게 보리심을 발하고 세간에 대한 모든 집착을 내려놓고 자비심을 일으켜서 간절하게 염불함으로써 부처님께서 모든 원친채주, 내지는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을 구제해주시기를 빌고, 아울러 다 같이 아미타부처님의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발원하도록 인도해주었다.
연우들은 또 아패를 위해 불단을 설치해주었고, 아패가 침대에 누워서 몸을 돌릴 수 없었기에 다시 그녀 앞에 따로 아미타부처님 불상 하나를 안치하여 수시로 부처님의 존안을 볼 수 있게 하였다. 연우들은 또 그녀의 어머니에게 요 며칠 동안 외출하지 말고 오로지 그녀와 함께 염불만하라고 일러주었다. 연우들은 또 돈을 조금 걷어서 그녀가정이 이 기간 동안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게 하였다.
불법은 정말로 불가사의하다. 이삼일 간의 염불을 통하여 아패의 심경에는 뚜렷한 변화가 일어났다. 그녀의 마음에는 본래 원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녀는 자신을 버린 아버지를 원망하고 자신을 싫어한 친척과 친구들을 원망하였으며, 자신을 경시한 사람들을 원망하였고 자신이 맞이한 잔혹한 운명도 원망하다…… 그러나 지금 아패의 마음이 바뀌었다. 갑자기 그녀는 자비롭고 선량하고 진실 되고 명랑하면서 힘이 넘치게 변하였다. 몸에 있는 상처에 심한 통증도 많이 완화되었고, 본래 그녀의 상처를 배고 목을 조르던 악귀들도 완전히 사라졌으며, 잠도 푹 잘 수 있었다. 아패는 더 이상 어느 누구도 원망하지 않았고 본인의 몸에 대해서도 그다지 집착하지 않았으며, 일심으로 아미타불을 칭념하며 부처님의 영접을 받아서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만을 빌었다.
“나무아미타불……” 아패는 매일 잠을 자는 시간 외에는 시시각각 염불만 하였다. 그 기간에 그녀는 꿈속에서 아미타부처님과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적이 있었다. 아패는 불보살님께 빨리 오셔서 자신을 극락세계로 데려가 달라고 빌었다. 관세음보살은 또 직접 그녀에게 “전심으로 염불하다보면, 때가 되면 극락세계에 왕생할 수 있다”고 일러주셨다.
아패는 또 여러 차례 불상 가운데 연꽃에서 방광하고 손바닥에서 방광하는 것을 보았다.
아패는 연우들에 대해 감격해마지 않았다. 그래서 나중에 아미타부처님을 따라 연우들과 마음씨가 착한 모든 사람들을 극락세계로 영접하러 오겠다고 여러 번 말했다.
이 기간 동안에 연우들은 거의 매일같이 그녀를 위해 조념을 해주러 왔고, 그녀의 어머니와 동생들도 늘 아패를 위해 조념을 해주었다.
7월 22일 새벽 1시쯤, 아패는 문득 어머니에게 자신을 영접하기 위해 아미타부처님께서 방광하는 손을 내밀고 계신 것을 봤다면서 목욕을 시켜달라고 요구했다. 목욕을 마친 후, 아패는 이제 가야한다면서 어머니와 세 명의 어린 동생들에게 자신을 위해 조념해줄 것을 요구하며 내일 아침이 되면 많은 이모들이 조념해주러 올 거라고 말했다.
당부를 마친 아패는 아무런 고통 없이 기쁨으로 가득한 분위기 속에서 편안히 왕생하였다.
아패의 어머니와 세 명의 어린 동생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계속 조념을 해주었고, 연우들이 온 다음에도 계속해서 염불을 해주었으며, 저녁 무렵이 돼서야 그녀를 위해 옷을 갈아입혔다. 열 몇 시간이 지났지만 아패의 몸은 여전히 아주 유연하였고 표정도 특별히 편안해 보였다.
아패는 염불을 시작해서 왕생하기 까지 전후로 20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동몽 정리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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