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과 아미타불/극락왕생 사례

선명스님과 각존스님 (일본)

慧蓮혜련 2009. 4. 14. 11:17

선명스님과 각존스님의 극락왕생


일본의 비예산에 선명(仙名) 스님이라는 덕망 높은 분이 계셨다.
그 근행은 이관(理觀-일반적,추상적으로 진리를 깨닫고
체득하는 것)을 주로 하면서 언제나 염불을 읊고 있었다.

언젠가 수호불을 모신 사당에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사념하자
하늘에서, "아아 덕스러운 일만을 살펴보시는구나."하는 소리가 났다.

스님이 이상하게 생각해서 "누가 그처럼 말씀하십니까?"라고 묻자
"나는 이 비예산의 삼성(三聖-석가, 아미타, 약사여래를 가리킴)이다"
라고 하였다.

게다가 이 스님은 아침과 저녁 식사는 하지 않고 단 한끼만을 먹는다.
심부름하고 있는 법사가 비예산의 각 승방을 한차례 돌아서 하루의
음식을 구걸해 부양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다른 사람의 보시를
받지 않았다.

그때 황후가 원을 세워 이 세상의 훌륭한 스님에게 공물을 바치려는
마음을 먹고 여기저기 찾아 나섰다. 이 스님이 덕스럽다는 것을 듣고
곧 자신이 가사를 만들어 드린다고 말하면 받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러 가지 책략을 세웠다.

그래서 소법사를 불러 "생각지도 않은 사람이 주셨습니다."라고
말하게 했다. 그런데 선명 스님은 이 가사를 손에 들고 곰곰히
보더니 "삼세(三世-전세, 현세, 내세)의 부처님은 거두어
주십시요."라고 하면서 계곡에 버렸다. 이 때문에 계획은 빗나가 버렸다.

대체로 선명스님은 남이 탐내는 물건을 하나도 아까워하지 않았다.
심지어 승방 마룻바닥의 판자를 원하는 사람이 있어서 승방의
나무 판자를 두세 장 떼어주기도 했다.

마침 그때 동탑(東塔-비예산의 중심부,서탑 횡천과 함께 삼탑의 하나)
의 겸창에 살고 있는 친한 친구인 각존(覺尊)스님이 밤늦게 찾아
왔는데 마룻바닥의 판자가 없는 것을 모르고 있다가 밑으로 떨어졌다.

그 때 스님이 "아 끝났어."라고 한 것을 선명스님이 듣고 "각존 스님
안됩니다. 만약에 떨어져서 그대로 죽어버린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요. '아아 끝났어.'라고 하는 임종 최후의 말이
뭡니까. '나무 아미타불'이라고 말하십시요."라고 말했다.

한번은 선명 스님이 각존 스님이 사는 겸창에 왔다. 그러나 각존
스님이 급한 용무가 있어 손님인 선명 스님을 혼자 두고서
서둘러서 나갔다.

선명 스님은 각존 스님이 나가기 전에 안쪽으로 들어와서 잠시 동안
물건 정리하던 것을 이상히 여겨 각존 스님이 외출한 후에 그 흔적을
살펴보니, 전체의 물건 하나하나에 봉인을 해 놓은 것이었다.

선명스님은 '아주 좋지 않은 습관이구나. 설마 외출할 때마다 이렇게
봉함하지는 않을 것이다. 나를 의심하면서 이처럼 했을 것이다. 빨리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이 일로 창피해질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때 각존 스님이 돌아왔다. 선명 스님은 각존 스님을 보자마자
이 사실을 말했다. 그러자 각존 스님은 "언제나 이렇게 하는 것은
아니고, 물건을 아까워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당신에 계시기 때문에 이렇게 정돈해 놓은 것입니다. 만약
이 물건 가운데 하나라도 없어진다면 평범한 사람이기 때문에 자연히
당신을 의심할 여지가 생길 것이고, 그것은 커다란 죄를 짓는
것이라고 생각되어 그렇게 한 것입니다.

제 자신의 이러한 마음가짐이 의심스럽게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제가 어찌 스님을 의심하고 이 물건들을 아까워해서 그렇게
했겠습니까."라고 말했다.

이후 겸창의 각존 스님이 먼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선명 스님은
"반드시 왕생을 했을 것이다. 물건에 봉인을 붙일 정도로 재치가 있는
사람이었으니까?"라고 말했다.

그후 선명 스님은 꿈속에서 각존 스님을 만났다. 우선 "어느
품계(극락왕생의 계층을 상품상생에서 하품하생의 아홉가지로
나누는것)에 다시 태어날 것입니까?"라고 묻자

각존스님은 "최하위의 하품하생(下品下生)입니다. 거기에 왕생하는
것도 대단한 것이나 당신 덕택으로 이룬 것입니다. 항상 그런 것처럼
다리를 건너기도 하고 길을 만들기도 하는 행동만으로는 왕생할 수
없었겠지요. 당신의 권유에 따라서 때때로 염불을 했기 때문에
왕생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선명스님이 "나는 왕생할 수 있습니까,어떻습니까?"라고 물었다.
각존 스님은 "왕생은 틀림이 없습니다. 이미 최상위의 상품상생
(上品上生)에 왕생한다고 결정되어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일본불교 발심집(發心集)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