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임종염불이 중요한가?
(정목스님)
사람이 죽음을 당하는 때에는 업식이 칼날처럼 솟아나 걷잡을 수 없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므로 평소에 정토에 태어나기를 발원하며 염불수행을 열심히 하였다 하더라도 마지막 숨을 거두는 순간에 진지하고 경건한 마음으로 왕생을 발원하며 염불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이러하니 일찍이 염불하지 않은 사람이야 두 말할 것이 있겠습니까? 우리들 스스로가 임종을 맞이하는 상황을 상상해 본다면 죽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일인지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한 생애가 후대에 어떻게 평가되던지 그 사람은 우리들로부터 현실에서는 다시 만날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떠나버립니다. 한동안 마음 한 곳에 자리잡고 그리움과 추모의 대상이 될지언정 사랑 미움 원망의 상대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의식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그를 위해 간절히 염불하며 정토에 왕생하길 기원해야 합니다. 비록 살아 있는 사람들 곁을 떠나지만 다시 부처님의 나라에 태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확신시켜 주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죽음의 공포로부터 벗어나 부처님의 광명을 염원하며 희망을 갖게 하고 자신에게 남은 마지막 에너지를 오직 염불하는 마음으로 바꾸어 새로운 생명을 꿈꾸며 편히 잠들게 해야 합니다. 임종시 염불하는 마음을 일으키면 얼굴 색이 밝고 편안하게 되어 보는 이들의 슬픔을 덜어주게 됩니다. 이것도 부처님의 가피력을 전하는 큰 힘이 아닐 수없습니다.
태어남과 죽음보다 큰 일은 없습니다. 그러나 생(生)과 사(死)는 그 순간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태어남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한 생애를 말하는 것입니다. 죽음은 예정된 기다림이 아니라 살아 있음과 동시에 공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어느 한 순간도 의미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더욱이 임종염불을 중요시 여기며 간절히 부탁하는 것은 죽음이란 영원한 생명의 한 과정으로서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전생의 업을 안고 탄생하듯 죽음 또한 반드시 금생의 업을 짊어지고 가야 하기 때문에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불법에 의지하고 염불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것이 바로 진정한 종교인이요 염불자의 자세일 것입니다. 우리가 진실로 한 생각 한 숨이 이어져 일생을 이룬다고 생각한다면 하루에도 만번 죽고 만번 태어나는 것이 인생이요, 생명의 실상입니다. 어느 순간도 방일하지 않고 죽음까지도 진지한 삶의 과정이 되도록 끊임없이 정진해야 합니다.
자신이 지은 자업(自業)은 모두 자신이 가져간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죽음에 임해서도 염불하는 자세와 그 편안한 모습은 분명히 공업(共업)으로 남아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이와 같이 임종염불은 개인의 극락왕생 뿐 아니라 가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할 때도 중요하므로 소홀히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부처님 향기 > 生死·호스피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열두 가지의 죽음 (0) | 2009.04.24 |
---|---|
어느 거사의 천도 (0) | 2009.04.22 |
가장 뛰어난 복 짓는 일 (0) | 2009.04.21 |
운명(殞命)할 때의 행사(行事) (0) | 2009.04.19 |
사후의 세계와 영가의 실체 (0) | 2009.04.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