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법계(十法界)와 윤회(輪廻)
법화경에서는 삼라만상을 미혹과 깨달음의 정신적 경지에 따라 10단계의 다른 경계로 분류하였는데 이것을 십법계라 합니다. 이 십법계는 지옥(地獄), 아귀(餓鬼), 축생(畜生), 수라(修羅), 인(人), 천(天)의 미혹한 세계와 성문(聲聞), 연각(緣覺), 보살(菩薩), 불(佛)의 깨달음의 세계를 말합니다.
중생들은 자기가 지은 죄업에 따라 죽은 다음 그 과보로 지옥, 아귀, 축생, 수라, 인간, 하늘 등에 떨어진다고 합니다. 이를 육도윤회라 부릅니다. 특히 이 중에서 지옥, 아귀, 축생은 인간이 죄악을 많이 범한 과보로 태어나서 온갖 고통을 받는 세계로 삼악도(三惡途 三惡趣)라고 합니다. 불교의 경전에서는 이러한 지옥의 세계를 비교적 상세하게 설하고 있습니다.
지옥에는 뜨거운 불길로 인하여 고통을 받는 팔열지옥(八熱地獄)과 팔한지옥(八寒地獄) 등이 있습니다. 팔열지옥에도 다시 무간지옥(아비지옥이라고도 하며, 쉴새 없이 고통을 받는 지옥), 대초열지옥(뜨거운 고통이 더욱 심한 지옥), 초열지옥(뜨거운 불길이 몸을 둘러싸서 그 뜨거움을 견디기 어려운 지옥), 대규환지옥(지독한 고통에 못 견디어 통곡을 터뜨리게 되는 지옥), 규환지옥(온갖 고통이 못 견디게 해서 원망하는 슬픈 고함 소리를 지르게 되는 지옥), 중합지옥(여러 가지 고통을 주는 기구가 한꺼번에 닥쳐와서 몸을 핍박하여 해치는 지옥), 흑승지옥(뜨거운 쇠사슬로 몸과 팔다리를 묶어 놓고 큰 톱으로 끊는 지옥), 등활지옥(고통을 받아 죽었다가 찬바람이 불어와서 살아나면, 또 다시 뜨거운 고통을 받는 지옥)이 있습니다.
전생에 탐욕과 질투를 한 자가 받게 되는 아귀지옥은 육체적인 고통을 덜 받으나 마실 수도 먹을 수도 없어 심한 고통을 받게 되는 세계로, 이곳에 사는 중생들은 음식을 보면 불로 변하여 늘 굶주리고 항상 매를 맞는다고 합니다.
또한 축생지옥은 성질이 어리석어서 탐욕과 음욕만을 가지고 부모나 형제의 구별도 없이 사는 사람이 받게 되는 세계로, 서로 다른 동물을 자기 생존의 먹이로 하고 살아가는 고통스러운 세계를 말합니다.
수라의 세계는 노여움이 가득 찬 세상으로서 싸우기를 좋아하는 사람, 질투와 교만이 가득 찬 사람, 분명한 주관 없이 다른 사람의 말에 잘 끌려 다니는 사람이 받게 되는 세계로 아수라(阿修羅)라고도 합니다.
사람의 세계는 오계를 지키고, 중품의 십선을 닦아서 사람으로 태어나 고락을 받게 되는 세계입니다. 아수라보다는 더 높은 십선을 닦아야만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습니다. 사람으로 태어나기도 실은, 쉽지가 않습니다.
천법계는 하늘 나라 즉, 천상계를 말합니다. 상품의 십선을 닦고, 마음을 오로지 한 경계에 머물게 하는 정신통일의 참선으로 선정을 많이 닦아 천계에 나서 정묘하고, 고요한 안락을 얻는 경계입니다.
성문법계는 성인의 경계입니다. 부처님 법을 깨닫는 단계입니다. 해탈을 위하여 부처님의 말씀에 의한 가르침인 교법에 따라서 사제의 관법을 닦는 경계입니다. 우리가 해탈을 위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제법문 즉 인생고는 무엇인가, 인생고의 원인은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인생고는 고제이고, 인생고의 원인은 집제이며, 인생고를 다 없애버린 이상적인 경계가 멸제이고, 고를 멸해 버리는 것이 도제라는 사제법으로 닦는 것이 소위 성문입니다.
연각법계는 십이인연법을 닦는 경계입니다. 우리는 보통 현재의 나밖에는 모릅니다. 과거의 내가 무엇인가는 미래의 내가 무엇인가를 안다고 생각할 때는 현재의 몸뚱이에 집착할 수가 없게 됩니다.
보살법계는 무상보시를 위하고 위없는 진리를 위하여 육도만행을 닦는 경계입니다. 육도는 육바라밀로 역시 보살이 닦는 행동 범주인데 이것은 보시하고, 계를 지키고, 욕망을 참고, 정진하고, 마음을 고요히 하고, 참다운 지혜로 바르게 행동하는 것을 말합니다.
불법계는 가장 최상의 경계입니다. 부처는 스스로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해주는 것입니다. 성문이나 연각이나 이러한 도인들은 아직 자기밖에는 못 깨닫는 단계입니다. 보살은 자각도 하고 남도 깨닫게 하지만 아직 원만히 못 되는 것인데, 부처는 자기도 깨닫고 남도 깨닫게 하는 완전무결하게 원만하다는 말입니다. 이것이 부처입니다.
이러한 지옥세계와 인간, 천상의 세계는 인간이 현세에 지은 업에 따라 태어나게 되는 세계입니다. 그러나 이 윤회의 여섯 세상에는 절대적인 영원이란 없습니다. 수명이 다하고 업이 다하면 지옥에서 다시 인간으로, 천상에서 아귀로 몸을 바꾸어서 태어납니다. 이것이 불교의 윤회관입니다. 이 윤회는 철저하게 스스로 지은 대로 받는다는 자업자득에 기초를 두고 있습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모든 악을 짓지 말고 온갖 선을 받들어 행할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행복이 두루 갖추어진 천상의 세계라도 윤회한다고 하는 것은 결국 괴로움이므로 영원히 윤회에서 벗어나는 해탈과 열반의 경지를 불교는 추구하는 것입니다.
불기 2550년 12월호 조계사보 / 법천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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