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향기/기도·실천생활

성스러운 기도

慧蓮혜련 2009. 5. 4. 21:16

 

성스러운 기도


병원에서 몇 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판정을 받았던 암환자가 마지막으로 전국에 있는 유명한 기도처나 돌아다니면서 원 없이 기도나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집을 떠나 사찰에서 생활을 해오다가 불보살님의 가피로 새 생명을 얻은 오십대 후반의 보살님이 있었다.  광주에 사는 그 보살님은 몸이 완쾌되어도 그 기도를 멈추지 않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자식들도 잘 되었지만 남편이 하는 사업도 번창 하였다. 


그녀는 관음재일이 다가오자 일주일 기도정진을 위해 남해 보리암을 찾았다.  남해 보리암에는 벌써 수십 명의 보살님들이 기도정진을 하고 있었다.  그녀도 그 보살님들과 한 방을 쓰면서 며칠 째 기도에만 온 정성을 다하고 있는데, 칠십대 후반으로 보이는 노 보살 두 분에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 것이었다. 


그녀가 보기에 노 보살님들은 가벼운 화장기에 남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옷차림을 하고 있었는데 하는 행동마다 차분하고 자비심이 넘치는 얼굴 표정에 어딘지 모르게 귀품이 있어보였다.

그녀는 그 노 보살님들이 얼마나 곱게 늙었는지 자신도 그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으로 두 분을 조심스럽게 관찰을 하였다.


두 노 보살님은 항상 웃는 얼굴로 함께 다니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궂은 일만 찾아다니면서 하는 것이었다.  새벽 예불을 알리는 목탁소리가 들려오면 한 방에서 생활하는 보살님들은 이불도 정리하지 않고 몸만 쏙 빠져나가면 이 노 보살님들이 남아서 그 많은 이불들은 깔끔하게 정리를 하고 예불을 참석하곤 하였다.


그리고 공양시간에는 공양을 담당했고 공양이 끝나고 설거지를 하는 도중에 밥알이 설거지통에 남아 있으면 그 밥알을 씻어서 다시 끓여서 먹곤 하였다.  그리고 수세식 변소가 아닌, 유난히도 냄새나는 화장실을 매일 아침저녁으로 청소를 손수 하였다.  그러다가 화장실이 넘치는 날이면 두 노 보살님이 그 대변을 퍼 다가 채소밭에 주는 일도 하였다.


그녀는 기도가 일주일이 다 되어 가던 날 오후에 시간을 내어 노 보살님들을 찾아 갔다. 그녀는  두 분의 행동에 너무나 감동한 나머지 그 분들을 부모님처럼 모시고 살면서 집안일이나 조금 거들도록 하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으로...


그녀가 두 분을 찾으려 가는 도중에 갑자기 보리암에 난리가 난듯했다.  보디가드로 보이는 십여 명의 청년들과 함께 텔레비전에서 많이 보아온, 이름만 대면 누구나 다 아는 00정치인과 어느 모 재벌회사 사장님이 뛰다시피 하며 두 노 보살님에게 다가가 어머님! 하고 넙죽 절을 하는 것이었다. 


과연 큰 인물 뒤에는 그 어떠한  수고로움도 아끼지 않는 훌륭한 어머님이 계셨다.


순간, 그녀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눈물이 핑 돌았다.  그동안 자신이 얼마나 기도를 잘못하고 있었는지를 알았다. 그녀는 그런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관세음보살님 앞에 나아가 무릎을 꿇고 울고 또 울면서 참회를 하였다.


그녀는 기도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자신도 노 보살님들처럼 남편과 자식을 위해서 하늘이 감동한 그런 기도를 할 수 있을까?


**[기도란 무엇인가?]**


기도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여자가 하는 기도요

또 하나는 어머님이 하는 기도다.


여자는 누구를 위한 기도를

시작하지만 결국 자신에게

모든 기도를 회양 한다.


그러나 어머님은 누구를 위한

기도를 시작하면 끝이 없다.

그 누가 존재하는 한...


기도란 모든 종교를 초월한

어머님의 성스러운 사랑이다.

-황전스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