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追想)
사월의 황토 고개 진달래 분분한데
인생사 그토록 여린 실존인지
이끼 낄 추억에 입맞춤한들
정회情懷의 가슴에 처연의 비 흐르리
하 그리 윤기난 삼계 윤회의 문빗장
어느 솟을대문 두드린들 동트면 고적한 나그넷길
업 주머니 요량해 내일은 뉘 집에 들리오
여명도 다시금 반갑지 않으리니
설익은 세상인정 겉치레에 멀미하며
청산의 순박함 막걸리에 가득 담아
열린 가슴 한가락 타령으로
순수의 비단 짜더니만
여린 거품으로 가꾼 인연
노모의 애끊음에 앞선 걸음 천근커늘
구슬치기 고사리손 당신의 빈몸위에
흙이불 드리우며 지상의 그림자 작별할 때
차마 외면한 시선, 허공의 흰 구름 핑그그르
빗줄기에 발돋움한 화암사 극락보전
침묵의 대화는 향에 실려 가사 장삼 배어오고
솔바람 감로법음 사바 갈증 씻기우면
이내 머물 안식처 구품연화대 이려니...
1992년 4월 혜련 作
- 고사리손의 어린 자녀와 노모를 남겨두고
젊은 연령에 타계한 대한불교청년회 도반을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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