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화주(華州) 혜일사(慧日寺) 법상(法尙)스님의
실화이다.
스님이 출가하기는 37세 때인데 그때까지는 사냥하는
것을 줄기며 지내왔다.
하루는 여니 때와 같이 사냥길에 나서 산을 누비고
다니자니 한 숲속에서 간간이
어떤 광명같은 것이 있는 것을 보았다.
이상한 생각이
들어 그곳을 가보니 있는 것이란
아무 것도 없고 오직 썩은 나무토막 하나 밖에
보이지 않았다.
길이는 겨우 한자 남짓한데 어쩐지 기이한 생각이 들어
그 나무토막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 뒤에도 사냥하러 갔다가 또 그 썩은 나무 있던 곳에서
이상한 광명이 나는 것 같은 것을 느끼고
그곳에 가보니 역시 아무 것도 없고 다만 먼저 줏어갔던
썩은 나무 속심이 떨어져 있을 뿐이었다.
그는 그것을 줏어 나무가지 위에 얹어놓고 아무 일
없었다는듯 집으로 돌아 오다가 도중에 호랑이를 만났다.
법상은 말을 타고 있었지만 호랑이의 속력을
이겨낼 수 없었다 비록 활도 가지고 있었지만
활시울이 늘어져 대항할 수없게 되었는데 호랑이는
어느덧 법상의 앞에 성큼 버띠고 있었다.
순간 법상은 겁이 나고 당황하는 중에 말에서 그만
떨어졌다. 그는 정신이 아찔하면서 의식을 잃고 말았다.
그사이 그의 꿈같은 의식 속에는 홀연히 한 스님이
나타나 자기를 가리고 호랑이에 맞서
싸우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호랑이에게 호령을 하니 호랑이는 어디론지 사라졌다.
그 광경을 보고 있던 법상은 꿈속에서도 큰 숨을 내려쉬고
스님을 쳐다보았다 얼굴은 추하고 모양은 말할 수 없이
초최했다 법상은 물었다.
"당신은 누구시오?
나를 이렇게 구해 주시니..."
그 스님이 대답했다.
"나는 지장보살인데 네가 줏어둔 숲속의 썩은 나무가
곧 나의 몸이니라 옛날에 너의 증조부가 이곳에 절을 짓고
부처님을 조성하여 모셨는데 세월이 흐르는 동안에 절은
퇴락하고 다 없어졌으며
그 당시의 나의 모양도 썩어 오직 나무 속만 남아
있었더니 네가 그 후손으로 인연이 있어
나의 광명을 보게 되었으므로 그 인연으로 내가 너를
구해주는 것이다."
이 말씀을 듣고 법상은 깨어났다.
그의 곁에는 그가 타던 말이 울고 서 있었으며
호랑이는 온데 간데 없었다.
그리고 다시 살펴보니 그곳은 바로 자기가 썩은 나무를
줏었던 바로 그곳이었다.
호랑이에 쫓기어 피하여 돌아다니는 동안에 자기도
모르게 그 썩은 나무 곁에 와 있엇던 것이다.
꿈에서 깨어난듯 법상에게는 새로운 생각이 들고 있엇다.
이제까지 사냥을 업으로 삼던 과거를 뉘우쳤으며 절을 짓고
부처님을 모셨던 증조부님의 후손이라는
것도 생각하였다 그리고 오늘 호랑이 난에서 살아날 수
있었던 기특한 인연을 깊이 생각하였다.
그 후 얼마를 지나 법상은 큰 결단을 하였다 방광하던
곳에 절을 지었으며 자기가 줏은 썩은 나무에
향으로 이긴 진흙을 발라 지장보살 존상을 조성하여 모셨다.
그리고 절 이름을 혜일정사(慧日精舍)라 하고 증조부의
정신을 이어받아 부처님 법을 닦고 잇게 되었다.
물론 법상은 출가하여 여법한 수도를 게으르지 않았다.
법상의 수행은 한결같았다 78세가 되는 2월 24일에
입적하였는데 그 때 곁에 있던 도반들에게
이런 말을 남겼다.
"좀전에 지장보살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
'너는 장차 미륵불의 3회 설법중에 제2회에 도를 깨칠 사람이다.
이제 네가 죽게 되면 곧 도리천에 나게 될 것이다'" 라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내가 말하기를 "천상에 나면 5욕락의
줄거움이 비할 데 없다고 하오나 천상에서 쾌락을 받다가는
보리도를 잊기 쉽다고 하옵니다 그렇게 되면 부처님 뵈 올 날이
멀지 않겠읍니까?" 하였더니
지장보살께서 말씀하시기를 "그렀다면 너의 소원대로 하려므나.
네가 만약 극락정토에 가서 나고자 하거든
마땅히 아미타불을 전심전력 생각하라
그러면 극락세계에 날 수 있느니라" 고 말씀 하였습니다.
이 말씀을 듣고 곧 아미타불을 전심전력으로 생각하여
극락세계에 왕생하기를 원하였더니
이제 그 원을 이루어 영원히 육도윤회를 뛰어넘은
극락정토 그 세계로 떠납니다" 라고
말을 한 다음 서쪽을 향하여 합장하고 앉아서 가벼운 미소를
머금은 채 조용히 왕생하였다.
출처 - 지장보살 영헝기 (송나라 상근스님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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