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연화대를 타고 왕생하다
이는 삼사년 전에 발생한 일로, 내가 직접 겪은 진실한 감응이야기이다.
시어머니는 매년 설을 쇨 때마다 돼지를 잡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해도 예외는 아니었다. 대략 열흘정도만 지나면 설을 쇠야 하고 아이들도 전부 방학을 했기에 시어머니가 말했다. “식구들이 다 모였으니까 내일 아침에 돼지를 잡자” 그때는 아이가 아직 어렸고 나는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날 밤 나의 마음은 엄청 괴로웠다. 돼지가 곧 죽게 되는데 나는 그를 구할 방법이 없었다. 어쨌거나 돼지를 풀어줄 순 없지 않은가. 매일 돼지에게 먹이를 먹이면서 돼지가 커가는 것을 봐왔는데 너무나 안타까웠다. 날을 밝아오자 문득 돼지에게 염불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대략 5시쯤에 일어나 돼지우리로 가서 그에게 말했다. “돼지야, 조금 있으면 너를 죽이러 사람이 올 거야. 무서워말고 영혼부터 빨리 이사를 가거라. 내가 너를 위해 염불을 해주면 아프지 않을 거야” 그러고는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기 시작했다. 대략 10몇 분 정도 지나서 돼지가 웅얼웅얼 몇 번 소리를 지르고 귀를 앞뒤로 움직이는데 마치 말귀를 알아듣는 것 같았다. 나는 다시 방에 들어와 누었다. (겨울 날씨가 너무 춥고 겉옷을 안 입은데다가 시어머니가 기독교를 믿고 있어서 시어머니가 보게 되면 영험이 없을까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여섯 시쯤 돼서 돼지를 잡는 사람이 뾰족한 칼과 밧줄, 그리고 철대를 가지고 일찍이 왔으며, 젊고 건장한 청년 네다섯 명을 데리고 돼지를 잡으러 왔다. 밧줄을 동그랗게 땅위에 묶어놓고 돼지우리 문을 열었더니 돼지는 누가 쫓지 않아도 스스로 걸어 나왔다. 뒷다리가 마침 밧줄 가운데를 밟고 있어서 밧줄을 당기자 전혀 힘들이지 않고 잡을 수 있었다. 철대위에 들어서 올려놓고 칼로 찌르자 돼지는 “꽥”하고 길게 울면서 숨이 끊어졌고 발악도 하지 않았다. 그다음 큰 대야에 돼지 피를 받고 고기를 얇게 저미기 시작했다. 나는 묵묵히 계속 염불을 해주었다.
그 당시 마침 엄동설한이어서 날씨가 몹시 추었다. 보통 돼지가 죽으면 한 시간도 채 안 되어 완전히 싸늘해지는데 이 돼지는 정말로 이상했다. 돼지를 잡는 사람이 말했다. “두 시간이 지났는데도 고기가 아작 따뜻해서 열기가 올라오고 돼지의 피도 응고되지 않으니 참 이상하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야, 내가 십여 년 동안 돼지를 잡았지만 당신네 집 돼지는 참 이상해!”(그 당시 푸른 하늘에 흰색 구름, 서쪽은 온통 붉은 노을로 몹시 아름다웠다) 이때 물도 이미 다 끓었기에 나에게 말했다. “멍하니 서있지 말고, 어서 돼지 머리와 발을 손질하는 것을 도와야죠!” 나는 내심 내키지 않았으나 그래도 그들을 도와 손질해 주는 수밖에 없었다. 돼지의 발과 머리는 모두 부드러웠고, 귀도 부드러워서 살아있을 때와 다르지 않았다. 주둥이도 잡자마자 열렸으며 혓바닥도 부드러웠다.
그 날 점심에 손님들은 고기를 먹으면서 모두 맛있다고 말했다. 나는 바닥에 서서 쌀밥에다 짠지만 먹었다. 형님과 시어머니는 내가 정말 바보라며 남들은 다 고기를 먹는데 혼자만 짠지를 먹는다고 하였다.
하루가 지나고 또 하루가 지났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줄곧 그 돼지를 내려놓지 못했다. 삼일 째 되는 밤에 내가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 돼지가 하늘 높이 올라가는 게 보였고, 또 한 송이 커다란 연꽃도 보였다. 돼지는 연꽃위에 서있기도 전에 옛날 남자서생의 형상으로 변하였다. 흰색 옷차림에 잘생기고 멋진 남자였는데 배우들보다 더 잘 생겼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나를 향해 빙긋이 웃었고, 손에는 또 부채 하나를 들고 있었으며, 연꽃위에 서서 가버렸다. 그다음 나도 잠에서 깨어났다. 그 뒤로 염불을 하는데 신심이 크게 증장되어 다시는 의심하지 않았고 귀의까지 하여 불육佛育이란 법명도 받았다.
오늘 이 이야기를 글로 써서 다 같이 나누고자 한다. 불법은 끝이 없고 불력은 불가사의하다. 내가 돼지를 위해 수백 번 정도 염불을 해준 것밖에 없음에도 돼지는 성불을 하였다. 그런데 하물며 우리 사람들이겠는가?
2016년 7월 18일 불육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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