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법화경을 독송하던 비구니가 관기로 환생하다
구양영숙歐陽永叔이 영주潁州 지방에서 벼슬을 하고 있을 때인데, 관기官妓 한 명이 말을 할 때마다 입에서 연꽃향이 나오는 것이었다. 전생을 잘 아는 스님 한 분이 계셔서 이 기생의 전생은 비구니스님이었고, 『법화경』을 삼십년 동안 독송하였지만, 한 생각 차이로 이 지경에 이른 것이라 말하였다.
기생에게 “『법화경』을 읽어본 적이 있는가?”라고 묻자 “여기서 정조를 잃은 몸이 어찌 독경할 겨를이 있겠는가!”라고 답하였다. 『법화경』을 건네주자 막힘없이 줄줄 독송하였으나, 다른 경전을 주자 읽지를 못하는 것이었다. 이로써 그 스님의 말을 믿을 수 있음을 알았다.
만약에 이 비구니가 서방법문을 알았더라면 상품상생도 가능했을 것이다. 이것을 몰라서 기생으로 타락하고 말았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
이로써 알 수 있듯이 서방법문으로 사람을 가르치는 자는, 구제의 공덕이 매우 클 것이니, 그 복보를 어찌 쉽게 헤아릴 수 있겠는가?
(왕일휴 『용수정토문』 권7 王日休《龍舒淨土文》卷七)
생각건대:
출가하여 비구니가 된다는 것도 이미 쉽지 않을 텐데,
삼십년의 고행은 더욱 쉽지 않다.
오로지 자력만 의지하고 타력의 가지加持가 없었기에,
번뇌를 조복하지 못하고서 다시 윤회하여 미혹한 것이다.
다른 법문에서 도를 배우는 것은 개미가 산을 오르는 것과 같지만,
염불하여 왕생하는 것은 순풍에 돛단배가 물결을 따르는 것과 같다.
극락에 왕생하지 않으면 여전히 사바에 있게 되지만,
일단 서방에 태어나면 영원히 윤회를 끊어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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