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귀의처 극락정토
1. 황홀 찬란한 극락세계
《무량수경》 상권에서는 아미타불의 성불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면, 마지막으로 아미타불이 48원이라는 서원의 설계도로 건립한 서방정토의 모습을 상세히 설명한다.
♧보배 나무들의 행진
“그 국토에는 칠보로 된 갖가지의 나무가 온 세계에 꽉 차 있는데, 금으로 된 나무, 은으로 된 나무, 유리 나무, 파려 나무, 산호나무, 마노 나무, 자거 나무들이 있으며, 혹은 두 가지 보배, 혹은 세 가지 보배에서 일곱 가지 보배를 합하여 이루어졌느니라. 금 나무에는 은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열리고,
은 나무에는 금으로 된 잎과 꽃과 열매가 달리고, 혹은 유리 나무에 파려의 잎과 꽃과 열매, …… 혹은 어느 보배 나무는 자거를 뿌리로 하고 자금의 줄기와 백은의 가지와 유리의 줄기에 수정의 잎과 산호의 꽃과 마노의 열매로 되었나니, 이와 같이 칠보가 서로 번갈아 뿌리가 되고 줄기가 되고 가지와 잎과 꽃과 열매가 된 보배 나무들이 극락세계에 가득 하느니라.
이런 보배 나무들은 가지런히 줄지어 있는데, 줄기는 줄기끼리 마주보고, 가지는 가지끼리 , 잎과 잎, 열매와 열매가 서로 바라보고 따르고 하여 그 찬란한 광채는 눈이 부시어 바라볼 수 없으며, 맑은 바람이 보배 나무에 살랑거리면 다섯 가지 소리가 미묘하게 울리며 자연히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느니라.“
♧묘법을 설하는 보리수
“또한 무량수부처님이 계시는 극락세계의 도량수(道場樹;보리수)는 높이가 4백만리이고, 밑동의 둘레는 50유순이며, 가지와 잎은 사방으로 20만 리나 퍼졌는데 갖가지 보배로 이루어졌느니라. 더구나 이것들은 모든 보배의 으뜸인 월광마니와 지해륜보(持海輪寶)로 자연스럽게 꾸며져 있느니라.
이 도량수의 가지와 가지 사이에는 보배로 장식한 영락을 드리웠는데, 그 빛깔은 백천 가지로 변화하고 그 광염은 한없이 비추어 다함이 없고, 나무 위에는 그지없이 귀하고 묘한 보배로 된 그물이 덮였나니, 이와 같이 일체의 아름다운 장엄들이 바라는 대로 저절로 나타나느니라. 가벼운 산들바람이 보배 나무 가지에 살랑거리면 한량없는 묘법의 음악을 아뢰고, 그 소리가 울려 퍼져 모든 부처님 나라에 두루 하느니라.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듣거나, 향기를 맡거나, 맛을 보거나, 광명이 몸에 비추거나, 마음으로 그러한 장엄을 생각하는 중생들은 모두 생사를 깨닫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어 다시는 물러나지 않는 불퇴전의 자리에 머물며, 성불할 때까지 육근(六根)이 청정하여 아예 번뇌와 시름이 있을 수 없느니라.
아난아, 저 나라의 인간이나 천신들이 이 도량수를 보면 삼법인(三法忍)을 얻게 되는데, 첫째는 가르침을 듣고 깨달아 마음이 안온한 음향인(音響忍)이요, 둘째는 진리에 따라 법대로 행하여 깨닫는 유순인(柔順忍)이며, 셋째는 모든 법의 실상을 깨닫는 무생법인(無生法忍)이니라. 이러한 장엄과 공덕은 모두 무량수부처님의 위신력에 의한 것이고, 법장비구 때 세운 본원력 때문이며 또한 원만하고 분명하고 견고한 원력 때문이며, 끝까지 성취하고자 하는 구경의 서원력 때문이니라.“
♧맑고 미묘한 극락의 음악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였다.
“극락세계에 있는 보배 나무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음악은 이 세상 제왕들의 백천 가지 음악보다, 혹은 전륜성왕의 음악보다, 더 나아가서 육욕천상의 모든 재주를 다한 음악보다 천억 만 배나 더 훌륭하느니라. 또한 보배 나무의 음악 외에도 자연히 울리는 천만 가지의 음악이 있는데, 그 음향은 모두가 진리를 설하는 소리로서, 한량없이 맑고 애절하며 미묘하여 아늑하고 시방세계의 모든 음악 가운데 가장 으뜸이니라.”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호수
“또한 강당과 절과 궁전과 누각들은 모두 칠보로 장엄되어 있는데, 그것들은 저절로 변화해서 이루어졌으며, 진주와 명월마니주로 엮은 보배 그물로 그 위를 덮었느니라. 그 안팎과 죄우 양편에는 여러 가지 목욕할 수 있는 맑은 호수가 있으며, 크기는 10유순에서 20유순 혹은 30유순, 나아가서는 백천 유순도 되느니라. 그 호수들은 각기 가로와 세로와 깊이가 다 같고 여덟 가지의 공덕이 있는 팔 공덕수가 충만한데, 청정하고 향기로운 맛은 마치 감로수와 같으니라.……
그 호수에 목욕을 하면 정신이 열리고 몸이 상쾌하여 마음의 때가 말끔히 씻겨지느니라. 또한 그 물은 너무나 맑고 투명하여 물이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서, 호수 바닥의 보배 모래가 환히 드러나 아무리 깊은 곳이라도 비치지 않는 데가 없으며, 잔잔한 물결은 빠르지도 더디지도 않고 그지없이 아늑하게 출렁거리고 있느니라.
이와 같이 청정하게 굽이치는 잔물결은 한량이 없으며, 미묘하고 은은한 파도소리는 자연히 울려 나와 진리를 아뢰나니, 그래서 듣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든 다 들을 수 있느니라. 혹은 부처님의 음성을 들을 수도 있고, 법문의 소리를 들을 수도 있으며, 스님네의 음성을 들을 수도 있고, 고요한 열반의 소리나 일체 만법이 본래 공(公)하여 내가 없다(無我)는 소리, 대자비의 소리 …… 보살이 수행을 마칠 때 부처님이 그 정수리에 감로수를 뿌리는 감로관정(甘露灌頂)의 소리 등 여러 가지 미묘한 진리의 소리가 원하는 대로 들려 와서 기쁘고 즐거운 마음도 한량이 없느니라.
이러한 소리를 듣는 이는 마음이 청정하여 모든 탐욕을 여의고, 생사를 초월한 참다운 진리를 따르며, 불, 법, 승 삼보와 네 가지 두려움 없는 사무소외(事務所畏)와 부처님만이 지니는 십팔불공법(十八不共法)을 따르고, 모든 신통지혜를 통달하여 보살과 성문들이 수행하는 진리의 대도(大道)를 따르느니라.
그 불국토에는 지옥과 아귀와 축생 등 삼악도의 이름마저도 들을 수 없으며, 오직 상쾌하고 즐거운 음악만이 저절로 들리나니, 그 나라의 이름을 안락(安樂, 극락)이라 부르느니라.“
♧수승한 극락세계 사람들
“아난아, 저 불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누구나 그와 같은 청정한 몸과 아름다운 미묘한 음성과 모든 신통력과 공덕을 갖추게 되며, 그들이 거처하는 궁전을 비롯하여 의복과 음식과 여러 가지의 묘한 꽃과 향이며 장식물들이 마치 제6천(타화자재천)에 자연히 갖추어 있는 것들과 같으니라. 만약 음식이 먹고 싶을 때에는 곧바로 금, 은, 유리, 자거, 마노, 산호, 호박 등 칠보나 명월주나 진주로 된 그릇들이 원하는 대로 나타나는데,
거기에는 갖가지 백미(百味) 음식이 자연히 가득 담겨 저절로 앞에 와서 놓이게 되느니라. 그러나 이와 같은 풍족한 음식이 있더라도 실지로 먹는 것이 아니며, 다만 그 색깔을 보고 향기만을 맡으면 먹었다는 생각이 들어 자연히 배부르게 되느니라. 그리고 몸도 마음도 부드럽고 상쾌하여 음식의 맛에 집착하지 않으며, 이러한 식사를 마치면 그릇과 음식은 자연히 사라지고, 원하는 때가 되면 다시 나타나느니라.
또한 저 불국토는 청정하고 안온하며 미묘하고 상쾌하여 안온한 열반의 경계에 달했느니라. 그곳에 있는 성문과 보살과 인간과 천신들은 지혜가 한량없이 밝고 신통이 자재하여 모두 한결 같은 모양으로서 달리 생긴 형상이 없느니라. 다만 다른 세계의 인연에 의해서 인간과 천상의 이름이 있을 뿐이며, 그 얼굴과 모습은 단정하고 미묘하여 세상에서 뛰어난 천상과 인간에 비교할 수 없나니, 그들은 모두 허공과 같이 형상이 없는 몸이며 끝이 없는 불멸의 몸이느니라. ……
아무리 인간 중에서 가장 존귀하고 용모가 단정한 임금이라 하더라도, 이를 전륜성왕에 비한다면 그 천하고 볼품없음은 마치 저 빈궁한 거지를 임금 곁에 앉혀 놓은 것과 같고, 비록 전륜성왕의 위엄이 늠름하고 빼어나서 천하에 제일이라 하지만, 이를 도리천왕에 비교한다면 또한 천하고 추하기가 만억 배나 차이가 있으며, 도리천왕을 제6천의 타화자재천왕을 저 무량수불의 극락세계에 있는 보살이나 성문들에 견준다면, 그 빛나는 얼굴과 단정한 용모의 차이는 백천만 배나 되어 이루 헤아릴 수도 없느니라.
♧여섯 차례의 꽃바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극락세계의 모든 천신과 인간들의 의복과 음식과 꽃과 향과 영락과 비단일산과 깃대와 미묘한 음악과 거처하는 저택궁전누각에 이르기까지 그 모든 것은 천신과 인간들의 모양과 처지에 따라서 높고 낮고 크고 작음이 잘 어울리도록 되어 있는데, 그것들은 한 가지 보배로 되기도 하고 혹은 두 가지 보배, 혹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보배로 이루어져 그들이 바라는 대로 나타나느니라.
가지각색의 보배로 수놓은 아름다운 비단이 두루 땅에 깔려 있는데, 천신과 인간들이 사뿐히 밟고 거닐며, 한량없는 보배 그물은 널리 온 불국토를 덮었느니라. 그것은 금실과 진주와 백천 가지의 기묘하고 진귀한 보배로 장엄하게 꾸며졌으며, 사방에는 보배 방울이 드리워져 미묘하게 울리나니, 그 찬란하고 청정한 풍경은 이루 말할 수 없느니라.
덕스럽고 온화한 미풍이 저절로 이는데, 그 바람은 잘 조화되어 춥지도 덥지도 않고 서늘하고 따스하며 세지도 약하지도 않느니라. 부드러운 바람이 보배 그물과 보배 나무에 살랑거리면 한없이 미묘한 진리의 소리가 들리고, 만 가지의 온화한 덕의 향기가 그윽히 풍기느니라. 이 소리를 듣고 향기를 맡으면 저절로 모든 번뇌와 때묻은 버릇들이 일어나지 않으며, 그 바람이 몸에 닿으면 그지없이 상쾌함이 마치 수행자가 일체 번뇌와 모든 분별시비를 모조리 끊어버리는 멸진삼매(滅盡三昧)를 얻는 것과 같으니라.
맑은 바람은 꽃잎을 불어와서 두루 불국토에 뿌리는데, 꽃잎은 가지각색으로 어우러져 찬란하게 빛나고 그윽한 향기를 사방에 풍기느니라. 꽃잎을 밟으면 네 치나 들어가고 발을 들면 다시 전과 같이 올라오며 꽃잎의 쓸모가 다하면 문득 땅이 갈라져 그 속으로 사라져 한송이의 흔적도 없으며, 때가 되면 바람은 다시 꽃잎을 불러오는데, 이와 같이 밤낮 여섯 차례 되풀이하느니라.“
♧연꽃과 부처님
“또한 여러 가지 보배로 된 아름다운 연꽃이 온 불국토에 가득 피었는데, 보배 꽃송이마다 백천 억의 꽃잎이 있고 꽃에서 발하는 광명은 한량없는 빛깔로 이루어졌느니라. 푸른 빛깔에는 푸른 광명, 흰 빛깔에는 흰 광명이 빛나는데, 이와 같이 검은빛□노란빛□붉은빛□자줏빛 등 각기 광명을 발하여 그 찬란함은 해와 달보다 한결 빛나고 밝느니라.
하나 하나의 꽃송이마다 36백천 억의 헤아릴 수 없는 광명을 발하고, 그 하나 하나의 광명 속에 또한 36백천 억의 부처님이 모습을 나투시는데, 몸은 자금색으로 빛나고 상호는 뛰어나게 훌륭하시니라. 이 부처님들은 각기 헤아릴 수 없는 백천의 광명을 비추시고, 두루 시방세계의 중생을 위해 미묘한 법문을 설하시니,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무량한 중생들을 부처님의 바른 도리에 안온히 머물게 하시느니라.“
한편《아미타경》에서는 극락세계를 다음과 같이 묘사한다.
그 때 부처님께서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기서 서쪽으로 10만 억의 불국토를 지난 곳에 세계가 있는데, 그 이름을 극락이라 하느니라. 거기에 부처님이 계시는데 그 명호를 아미타불이라 하며, 지금 현재도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사리불아, 그 나라 이름을 어찌하여 극락이라 부르는가 하면, 그 나라의 중생들은 아무런 괴로움이 없고 오직 갖가지 즐거움만 받기 때문에 극락이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또한 극락세계에는 일곱 겹의 난간이 있고, 일곱 겹의 그물이 드리워져 있으며, 일곱 겹의 가로수가 무성한데, 이러한 것들은 모두 금□은□유리□파려 등의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져, 두루 온 나라를 둘러싸고 있으므로 그 나라를 극락이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또 극락세계에는 칠보로 된 호수가 있는데,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춘 청정한 물이 그 속에 가득하고, 호수 밑바닥에는 순금 모래가 깔려 있으며, 못의 사방에는 층계가 있는데 금□은□유리□파려와 같은 보배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층계 위에는 누각이 있으며 금, 은, 유리, 파려, 자거, 진주, 마노와 같은 칠보로 장엄하게 꾸며져 있느니라.
연못 속에는 큰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피었으며, 푸른 꽃에서는 푸른 광채, 노란 꽃에서는 노란 광채, 붉은 꽃에서는 붉은 광채, 흰 꽃에서는 흰 광채가 나는데 미묘하고 향기로우니라. 사리불아, 극락세계는 이러한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사리불아, 또한 극락세계에는 항상 천상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황금으로 이루어진 땅 위에는 하루에 여섯 번 천상의 만다라 꽃이 비오듯 흩날리고 있느니라. 극락세계의 중생들은 언제나 새벽마다 갖가지 미묘한 꽃을 바구니에 담아서 다른 십만 억 불국토의 부처님들게 공양을 올리고, 식전에 극락세계로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산책을 즐기느니라. 사리불아, 극락세계는 이와 같은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그리고 또 사리불아, 극락세계에는 여러 빛깔의 기묘한 새들이 있는데, 백조, 공작, 앵무새, 사리새, 가릉빈가, 공명새 등이 하루에 여섯 번 평화롭고 청아한 노래를 부르느니라. 그 소리는 오근(五根). 칠보리분(七菩提分), 팔성도분(八聖道分)등의 가르침을 설하고 있느니라. 그래서 극락세계의 중생들은 이 소리를 듣고 부처님(佛)을 생각하고 불법(法)을 생각하고 불제자(僧)를 생각하는 마음이 더욱 깊어지느니라.
사리불아, 그대는 이 새들이 이 세상의 새들처럼 실제로 죄업의 과보로써 생겼다고 생각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극락세계에는 지옥, 아귀, 축생 등의 삼악도가 없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그 불국토에는 삼악도라는 이름조차 없는데 어찌하여 축생인 새가 실제로 있을 수 있겠느냐? 이러한 여러 새들은 모두 아미타불께서 법문을 널리 베풀고자 하시는 자비로운 위신력이 변화해서 이루어진 것이니라.
사리불아, 극락세계에는 미풍이 불어와 보배 나무와 보배 그물을 흔들면 마치 백천 가지 음악이 일시에 울리는 것과 같으니라. 이 소리를 듣는 사람은 누구나 다 부처님을 생각하고 불법을 생각하고 불제자를 생각하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느니라. 사리불아, 극락세계는 참으로 이러한 헤아릴 수 없는 공덕과 장엄으로 이루어져 있느니라.“
2. 극락세계의 장엄
(1). 극락세계는 땅이 칠보[七寶]로 되어 광채가 빛나고 기묘하며 청정하기가 시방세계에 뛰어나고 국토의 넓기가 한량없으며 땅이 평탄하여 산과 구렁과 골짜기가 없고 바다와 강이 없으며(원하면 나타나보임) 대, 중, 소의 보배 연못이 있고 육도[六道]중 지옥, 아귀[餓鬼], 축생, 아수라와 용[龍]이 없다.
(2). 극락세계에는 비와 눈이 없고 해와 달이 없으나 항상 밝고 어둡지 아니하여 밤과 낮이 없거니와 꽃이 피고 새가 우는 것으로 낮을 삼고 꽃이 지고 새가 쉬는 것으로 밤을 삼으며, 극락세계의 일주야는 사바세계의 일겁[一劫]이요 또한 기후도 차고 더운 것이 없어 항상 봄과 같이 온화하고 밝으며 상쾌한 것은 말 할 것도 없다.
(3). 극락세계는 땅위에서 허공에 이르기까지 한량이 없는 여러 가지 보배와 백 천 종류의 향[香]으로 되었으며, 장엄한 것이 기묘하고 절승하며 광채가 휘황한 것은 다 말 할 수 없다. 또 누각[樓閣]이 마음대로 높고 커서 공중에 떠 있는 것도 있고 마음대로 높거나 크지 못하여 땅위에 있는 것도 있나니 이것은 전생에 도를 닦을 때에 덕이 후하고 박함에 말미암은 것이다.
(4). 극락세계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된 보망[寶網]이 그 나라를 덮었을 뿐 아니라 여러 가지 보배나무도 위에는 보망이 덮이었고 그 주위에는 보배 난간[欄杆]이 둘렸으나 교묘하게 꾸미고 광채가 산란한 것은 형언 할 수 없고, 또 바람이 약간 불면 보배나무와 보배그물에서 미묘한 법음[法音]이 나며 꽃다운 향기가 퍼지고 나무에서 나는 소리가 백 천 종류의 음악소리와 같으며, 또 극락세계에는 각종 음악이 있어서 끊기지 아니하는데 그 소리가 시방세계의 음악 중에서 제일이며 또 모든 하늘에서 백 천 가지의 향화[香華]와 백 천 가지 음악을 가지고 내려와서 불[佛] 보살[菩薩]께 공양[供養]한다.
(5). 극락세계에는 바람이 불면 꽃이 흩어져서 전국에 가득차고 하늘에서도 꽃비가 오는데 제각기 그 빛을 따라 쌓이고 섞기지 아니하며 부드럽고 고우며 찬란한 광채와 꽃다운 향기가 나고 꽃이 네 치나 쌓이며 발로 밟으면 네 치를 들어갔다가 발을 들면 도로 올라오며 꽃이 시들면 바람에 날려 없어진다.
(6). 극락세계에는 칠보로 된 팔공덕수[八功德水]가 가득 찼는데 목욕할 때에는 물이 덥고 찬 것과 늘고 주는 것이 마음대로 되어서 더워라 하면 더워지고 차라 하면 차지고 무릎까지 올라오라하면 무릎까지 올라오고 허리까지 올라오라하면 허리까지 올라오고 목까지 올라오라하면 목까지 올라오고 또 다시 내려가라면 내려간다.
(7). 극락세계에는 각색연화가 전국에 차 있으며 칠보로 된 연못에는 크기가 수레바퀴 같은 각색 연화가 미묘하고 향기롭고 정결하며 또 물이 연꽃사이로 흘러서 아래위로 돌면서 여러 가지 소리를 내는데 제각기 소원대로 듣게 된다. 가령 설법소리를 듣고자 하면 설법소리를 듣게 되고 음악소리를 듣고자하면 음악소리를 듣게 된다.
(8). 극락세계에는 부처님과 보살이 설법하시거니와 아미타불이 변화하여 만든 여러 가지 기묘한 새들이 온화하고 청아[淸雅]한 소리로 주야육시[晝夜六時]에 설법한다.
(9). 극락세계에 태어날 때에는 칠보로 된 연못 속의 연화에 화생[化生]하여 젖으로 기르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자라고 수명이 무수겁[無數劫]이요, 온몸이 금빛으로 광명이 있으며, 용모가 잘 나고 못난 것이 없이 한결같고 형상[形象]이 단정하며 정결하고 수승하기가 세간[世間]사람이나 하늘사람으로는 비교할 수 없다.
인간의 걸인을 인간 임금에 비하면 그 추악하기가 비유할 수 없어 임금이 百千萬배나 수승하고 인간 임금이 사람 중에는 존귀하지만 전륜성왕[轉輪聖王]에 비하면 그 추악하기가 걸인을 임금에게 비한 것과 같고 전륜성왕이 천하에서는 제일이나 도리천왕[忉利天王]에게 비하면 도리천왕이 百千萬배나 수승하고 도리천왕을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에 비하면 他化自在天王이 百千萬배나 수승하고 타화자재천왕을 극락세계의 聖人에게 비하면 극락세계의 성인들이 百千萬배나 수승하다고 한다.
(10). 극락세계의 사람은 육신통[六神通] 즉 천안통[天眼通], 천이통[天耳通], 타심통[他心通], 숙명통[宿命通], 신경통[神境通], 누진통[漏盡通]을 구족[具足]한다.
(11). 극락세계는 음식을 먹을 때에는 각색 보배 그릇이 마음대로 앞에 오는데 그 가운데에 백미[白米]가 구존[具存]한 음식이 담겨 있고 먹은 뒤에는 자연히 녹아 흘러서 남는 찌꺼기가 없고 혹은 빛만 보고 냄새만 맡아도 저절로 포만[飽滿]하여 몸과 마음이 부드럽고 식사를 마친 뒤에는 자연히 화[化]하여 가며 다시 먹고자 하면 또 앞에 나타난다. 의복도 입고자하면 마음대로 앞에 와서 놓이는데 바느질하거나 빨래하거나 물들이거나 다듬이 하는 일이 없다.
(12). 극락세계에는 사람들이 모두 지혜가 있고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이 도덕[道德] 아닌 것이 없으며 입으로 말하는 것이 바른 일 아닌 것이 없고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며 미워하거나 시기하는 일이 없으며 제각기 질서를 지키고 어긋나는 일이 없어서 움직이는 것이 예의[禮儀]에 맞고 화목하기가 형제 같으며 말이 진실하고 서로 가르쳐 주면 기쁘게 받아 어김이 없으며 신기[神氣]가 고르고 고요하며 체질[體質]이 가볍고 맑다.
(13). 극락세계에는 낙[樂]만 있고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苦]가 없나니 태생[胎生] 하는 데는 고가 있으나 화생[化生]하는 데는 연화에 화생하므로 생고[生苦]가 없으며 춘하추동이 없고 절기가 바뀌지 아니하며 기후가 항상 온화하므로 노고[老苦]가 없으며 화생한 몸이 미묘하여 향기롭고 정결하므로 병고[病苦]가 없으며 수명이 한량이 없으므로 사고[死苦]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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