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우리는 과학 시대에 살고 있다. 과학 혁명에서 시작하여 산업사회와 후기 산업사회를 거쳐 이제는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고, 기초 과학은 소립자의 극미의 세계에서 우주 저쪽의 극대의 세계에 이르기 까지 인간 지식의 지평을 넓혀놓았다.
철학이 자연과학을 포함하던 시기가 있었듯이, 철학이나 세계관과 자연 과학은 전혀 별개의 것이 아니며, 지속적으로 서로에게 영향을 주면서 역동적으로 발전하여 왔다. 그러나 과학 시대를 사는 오늘날의 우리에게 있어 삶은 물론이고 그 정신적 기반까지도 과학에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갈릴레이의 지동설과, 마젤란의 항해, 다아윈의 진화론 등에 나타난 자연관의 변화가 신학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목적론적 세계상에 젖어있던 서구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또한 뉴턴은 과학을 이용하여 신의 존재 혹은 신의 섭리를 증명하려고 하였고, 엥겔스는 ‘자연 변증론’에서 변증법적 유물론의 제법칙이 자연 과학과 같은 견고한 기반을 갖게 하려고 하였다.
이는 자연에 대한 이해가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쳐왔으며, 자연의 이해에 기반하여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노력이 계속되어 왔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제 우리는 뉴턴과 엥겔스 시대의 미숙한 자연상이 아닌 현대의 성숙한 자연 과학이라는 자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 훌륭한 자원이 서구 문명에 대해 반성적 기초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바로 이 점에서 과학의 세계에 사는 우리들에게 불교적 세계상이 의미있는 것으로 다가온다. 불교의 세계관은 과거의 철학이나 다른 모든 종교와는 달리 현대 과학의 제성과와 놀라운 정합성을 지니고 있으며, 불교는 서구 문명이 제공하지 못하는 근본적인 비판을 과학 문명에 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문화가 만나 융합되면 엄청난 문화적 잠재력이 표출된다는 것을 역사는 보여주고 있다. 하나에 하나를 더하는 것은 둘이 아니다. 따라서 동양의 위대한 정신적 문화 유산인 불교와 서양의 과학 문명을 융합시킨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가 해야할 가장 가치있는 일이 될 것이며, 이 작업은 불교적 가치관으로 서구 문명의 모순과 한계를 극복하게 하는 문명사적 전환점이 될 것이다. 과학으로 불교를 이해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는 일은 이러한 작업의 일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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