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하는 일과 사람이 하는 일
지금은 작고하여 계시지 않지만, 3대 독자였던 한 젊은이가 조계종으로 출가를 해서 몇 년 동안 수행정진을 했었다. 그러나 부모님의 성화를 견디다 못해서 한적한 곳에 암자 하나를 지어 놓고 다른 종파로 이적을 한 다음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도, 기도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하늘에서 신침(神針)을 받아 병원에서 도저히 가망이 없는 병자들을 50여 년 동안 치료를 해온 스님이 계셨습니다.
이 스님이 치료한 많은 병자들이 있었지만 40대 후반쯤 되어 보이는 한 아주머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이 아주머니는 시집갈 나이가 되어서 부모님과 사주를 보러갔는데, 사주 보는 분이 하는 말이 이 아주머니는 늦게 결혼을 해야 하지만, 그 결혼도 후처자리에 가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30살이 넘어서 후처자리로 가게 되었는데 집도 가난하지만 그 남편 되는 분에게는 이미 7명의 전처 소생의 아이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운명은 이미 그렇게 정해져 있는 것을...
그런데 결혼을 하고 얼마 되지 않았는데 임신을 하게 되었답니다. 태몽 꿈도 아주 좋은 꿈을 꾸었답니다. 하늘에서 아주 우아한 백학 한 마리가 내려와서 이 아주머니 품안에 안기더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착한 새댁은 혼자서 고민 고민 하다가 이 아이를 지우기로 했답니다. 그 이유는 지금 남편의 전처 소생의 자식도 키우기도 어려운데 자신의 아이까지 낳아 기른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봐서 어렵겠다는 판단을 한 것입니다. 그리고 만약에 자신이 아이를 낳으면 자신의 아이에게만 관심을 기울리게 되어 다른 아이들에게 무관심하게 될까봐서도 자신의 아이를 낳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남편에게 임신 사실을 알리지 않고 혼자서 낙태를 하고 말았답니다.
이 새댁이 낙태를 한 후에 피곤해서 집에 돌아서 자리를 펴고 누었는데 어디선가 귀전이 터질 정도의 큰 소리로 이렇게 들려왔답니다.
**하찮은 인간의 주제에 하늘에서 하는 일에 방해를 하다니, 앞으로 그 벌을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느냐!**
그 후로 몸이 조금 아파왔답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아픈 몸이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생긴 것이러니 하고 그러한 일을 까맣게 잊고 있었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또 태몽을 꾸게 되었는데 이번에도 전번처럼 똑같은 백학이 품안에 안기는 꿈을 꾸고 난 후로 임신을 하게 되었답니다. 그녀는 하늘의 일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우선 눈에 보이는 가정만 생각하고 또 낙태를 하였답니다.
낙태를 하고 돌아온 그날 밤에 처음과 같은 엄한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들려왔답니다.
**하찮은 인간 주제에 어디서 하늘에서 하는 일을 방해하다니 그 벌을 어떻게 감당 하려느냐!**
그런 일이 있은 후로 몸은 점점 더 이유 없이 아파왔지만 무시하고 오직 가정 일에만 충실하였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3번째 똑같은 태몽을 꾸자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겠다 싶어서 결혼을 그녀보다 먼저 했지만 애를 낳지 못하는 동생을 찾아가서 꿈 이야기를 했답니다. 그러자 동생은 그 꿈을 자신에 팔라고 해서 꿈을 팔았답니다.
임신을 해서 낙태하는 것보다는 동생에게라도 파는 것이 더 났다는 생각이었답니다.
그 후로 몇 달 후에 동생은 임신을 했고, 그와 반대로 그녀는 얼굴이 시꺼멓게 기미가 끼면서 배가 임신한 것처럼 불러오더니 온 몸이 시커멓게 멍이 들고 시간이 지나면서 배가 터질 듯이 아파서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답니다. 그래서 그 아픔을 견디지 못하고 여러 병원을 찾아다녔습니다. 유명하다는 병원에는 다 다녔지만 정확한 병명도 나오지도 않았고 치료는 더 더욱 되지가 않았습니다. 그렇게 고통을 받으면서 죽을 날만 기다리고 있다가 그 스님을 만나서 침으로 겨우 생명을 유지하고 있었답니다.
그 스님 말에 의하면 그녀의 부른 배에는 시커먼 죽은피가 가득하여 그 피를 빼어 내야만 하였습니다. 그 죽은 피를 빼내려고 배에 침을 찌르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바닥이 홍건히 젖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치료 방법 말고는 다른 방법이 없었답니다.
그런 후로 동생이 귀한 아들을 낳았는데 그 아들이 자라면 자랄수록 어찌나 그렇게 예쁘고 영리한지 동생에게 꿈을 팔았던 것이 후회스러웠답니다. 그 동생 아들을 볼 때마다 가슴 한 구석에서는 참을 수 없는 서러움과 질투심과 부러움이 밀려오곤 하였답니다.
그런데 그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그 동생 아들이 그녀를 볼 때마다 이모 엄마라고 하면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모 엄마를 행복하게 해주겠다면서 귀여움을 떠는데 미쳐버릴 지경이었답니다.
그렇게 해서 그녀는 가슴에 또 하나의 병이 생겼답니다.
황전이가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생각한 것은 인간에게는 종교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녀가 만약에 종교를 의지하고 종교인과 그러한 일들을 상의했다면 그러한 일들이 생겨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또 하나는 하늘에서 그녀가 참으로 착한 사람인지라 그녀의 노후가 걱정되어 복을 주려는 것인데 그녀는 그것을 알지 못하고 그녀 눈에 보이는 현실적인 것만 집착을 했던 것입니다.
만약에 그녀의 남편이 먼저 돌아가신다면,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누가 있어 그녀를 죽도록 보호하고 효도를 하겠습니까?
하늘에서는 착한 그녀에게 세상에서 믿고 의지할 만한 복덩이 아들을 보내주려는데 그녀는 그 아들을 거부한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자신에게 주어진 복을 거부하면 대단한 사람이라도 칭찬을 받습니다. 그러나 하늘에서는 복하고는 상관없이 하늘에서 하는 일을 거부하는 죄, 낙태를 하는 죄, 한 생명이 인연 처에 태어나게 되어 있는데 그 인연처를 거부함으로서 하늘에 질서를 어지럽히는 죄를 지금 그녀는, 그녀가 알든 모르든 그 죄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하는 일]**
인간으로 태어나서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거나
하늘을 감동시킬 때
하늘에서는 인간에게
그가 알던 모르던
그에 합당한 복을 내립니다.
그러나 그 복을 아는 이가
별로 없습니다.
그래서 수행을 하는 것입니다.
수행을 하면 지혜가 열리고
지혜가 열리면 그러한 도리를
스스로 알게 됩니다.
黃田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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